먼지 묻은 삶

우리부부의 희망..ㅎㅎ

史野 2007. 4. 15. 18:43

 

 

 

애가 없는 우리부부의 노후를 책임져 줄 인물은 커녕 끊임없이 우리 돈이 나가야 할 애지만 ..ㅎㅎ 늙으면 어느 정도 외로움을 달래줄 지도 모를 아이. 그래서 잘 보일 필요가 있는 아이, 울 신랑의 첫번 째  대자 토비야스다..^^

 

 

 

 

밖에서 담배피우는 나를 유리문에 매달려 구경하는 게 귀여워 찍었더니  요렇게 장난도 치고..^^

 

물론 시누이 아들도 있고 그 놈도 엄청 귀엽지만 시누이 아들은 벌써 한 승질하는 걸 보니 속 좀 썩이겠고..ㅎㅎ 또 가까이 살 것도 아니지만 이 놈은 우리랑 가장 친한 친구부부의 아들이니 자주 만날 건데다 가까운 곳에 살 확율도 무지 크다.

 

여러번 언급했지만 이 부모는 사람들이 정말 너무나 좋은데 유전자를 어쩌지 못한다고 이 놈도 너무 착하고 귀엽다.  울 시누이 자기아들이랑 누가 더 귀엽냐고 묻던데 그런 건 묻는 게 아니라고 대답 안했지롱..ㅎㅎ 

 

여섯 명이나 되는 내 조카들을 보면서도 그런 생각을 많이 했지만 사람의 유전자는 어찌할 수가 없다. 시누이아들과 비교해보면 이 둘은 달라도 너.무.나. 다르다.

 

 

 

솔직히 말하면 시누이 아들은 이 놈보다 한살 반이나 어린데도 불구하고 너무 똑똑하고 말도 너무 잘하고 비교하자면 미안하게도 이 놈을 좀 멍청하게 만드는데 그래서 아이같은게 더 귀엽다..ㅎㅎ

 

우리부부는 가끔 이 두 놈들의 이야기를 할 때가 있는데 거의 이 두 놈들의 인생을 예언하는 수준..-_-

 

우리 홍콩시절 태어났으니까 4월 21일에 만으로 네 살이 된다. 예전 글을 안 읽으신 분들을 위해 다시 쓰자면 내가 처음으로 참석한 세례식이었던데다 신랑이 엄숙하게 선서를 하는데 눈물이 났더랬다.

 

거기다 신부님이 흑인이셨는데 이 친구가 나는 동양인이고 자기 아들 세례식이 세계 화합의 상징인거 같아 그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고 해 감동먹었다.

 

어쨌든 대부야 신랑이지만 선물을 사고 보내고 하는 잡일(!)은 다 내 몫. 이 겁없는 남자는 선물 아직 안 샀다면 도끼눈을 하고 쳐다볼 정도..ㅜㅜ

 

 

크리스마스야 시누이랑 시어머니가 신경을 곤두세우고 조카랑 비교 질투를 하는 관계로 생일선물을 좀 좋을 걸로 보내주고 싶은데 그게 참 쉽지가 않다.

 

참 이 놈 세례식에는 거액을 들여 금화를 선물했는데 시누이 아들은 대충 아무거나 했다. 다른 대모가 돈이 없는 사람이라고 비싼 선물을 할거면 눈치보이니 몰래하라나? 그 이야기를 들은 울 신랑 우리가 무슨 죄 짓냐고 몰래 할 선물이라면 안한다고..흐흐

 

어쨌든 보내는 가격도 가격이지만 이 황당한 일본이라는 나라는 좀 마음에 드는 장난감을 고르면 made in Germany 인 것. 내가 정말 made in USA만 되도 사겠다만 차마 일본에서 독일에 보내는 선물을 우편비까지 내가며 독일제를 살 수는 없지 않은가. 사실 유럽제품은 전부 아깝다. 

 

지구본같은 거 선물해주면 좋은데 당연히 일본글씨가 써있고 이틀을 돌아다녔는데도 적당한 걸 못찾아 애를 태우다가 색연필이나 크레용같은 걸 보내주기로 결정하고 쁘렝땅 백화점에서 마음에 드는 걸 찾았더니 역시나 체코제품인데 독일어가 써있다..ㅜㅜ

 

그래 너희는 일본제품이 없냐니까 직원아가씨가 친절하게도 여긴 다 수입품이지만 '이토'라는 가게에 가면 일본물건이 많다고 지도까지 가져다준다.

 

그런데 무슨 말씀! 거기서도 마음에 드는 걸 찾았더니 독일제고 거의 수입품들이다. 역시 직원에게 도움을 청하니 '사쿠라'라는 제품을 보여주는 데 싸구려티가 나더라는 것.

 

예전에 우리 선생님은 일제물감쓰시고 내 어렸을 때도 일본연필이 좋았던 것 같은데 어쩌다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건지 모르겠다.

 

미츠코시백화점에 가면 걸리는 게 독일제다. 퐁듀그릇을 사려니 독일제며 엄청 비싸길래 뭐 사들고 다니는 거 싫어하는 나같은 애도 독일갔을 때 낑낑대고 사왔다..^^;;

 

아직 여러 가게를 돌아다닌 건 아니지만 어쩌다 마음에 드는 소파를 봤는데 그것도 유럽제. 유럽에 가면 똑같은 물건을 훨씬 싸게 살텐데 눈튀어나오게 비싸서 침만 흘리고 왔다. 유럽에 안 돌아갈거라면 모르지만 여기서 유럽제품을 비싸게 사는 거 눈물난다.

 

각설하고 다행히 색연필세트 괜찮은 걸 일본제품으로 적당한 가격에 구했지만 여기서 선물 사는 것 너무 힘들다. 

 

저 이토라는 가게는 문방구같은 전문점이라고 해서 그러려니 했는데 일층부터 삼층까지 갔다가 없길래 크레용같은 거 어디서 파냐니까 세상에나 7층으로 가란다. 알고보니 9층까지 있는 거대한 가게. 서점은 아니지만 꼭 예전의 종로서적같아서 다리는 아팠어도 정답더라. 

 

보내는 가격까지 하면 독일에서 선물할 경우보다 배는 더 들지만 그래도 장기적으로 보고 투자(!)를 해야한다.

 

귀여운 토비야스야. 아줌마가 앞으로 네게 팍팍 쓸테니까 나중에 아저씨에게 좀 잘하렴...ㅎㅎ

 

물론 울 신랑 대모 한 분도 자식이 없었기에 울 신랑에게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는데 울 신랑 편지도 안하고 그랬다니 믿을 건 못된다만 그래도 하는데까지 해봐야지..^^

 

 

 

  

 

아 글고

 

요즘 여기저기서 도다리쑥국이 난리인데 나는 한번도 먹어본 적이 없는 음식이다. 호기심을 참을 수 없는 나. 회사러간 길에 사다가 드디어 국을 끓였다

 

왕 황당함이라면 사와놓고 보니 쑥이 아니더라는 것. 얘 쑥 사촌아 넌 도대체 누구니?

 

어쩌겠는가 이미 끓고 있는데 넣어서 마무리를 하고 국물을 떠 먹어보는데 오 이런 예술적인 맛이..^^;;

 

어제 먹은 술 확실하게 해장했다..ㅎㅎㅎ

 

신랑이는 선물을 아주 마음에 들어하며 이쁘게 카드를 써놓고 떠났고 나는 아침에 소포 봉투에 들어가지도 않길래 고생을 해서 포장을 했놨다.

 

나는 이 선물을 보내기 전엔 아무 곳도 못간다..-_-;;

 

 

 

 

2007.04.15 .Tokyo에서..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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