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 묻은 삶

보낼 수 없는 편지 2

史野 2007. 4. 13. 15:37

 

 

 

 

 

 

나는

 

버지니아 울프처럼

 

주머니에 돌을 가득넣고 물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짓은 하지 않아

  

 

 

그냥

 

당신에게

 

너무 미안하다.

 

 

 

내가 그렇게 화를 냈는데

 

당신은 왜 또 바보같이

 

전화를 하는 거냐구.

 

당신에게 화가 난 게 아니었어

 

난 내게 화가 난거였다구

 

 

 

미안해

 

당신이 얼마나 마음아파하는 지 알고 있는데

 

나도 나를 어쩔 수가 없어

 

 

 

이렇게 늙어 죽어야 한다면

 

너무 슬프니까

 

이제 그만

 

당신을 놓아주고 싶은데

 

그건 또 당신이 원하는 게 아니니까

 

 

 

당신 마음을 아프게 하고 싶지 않은데

 

나도 좀 잘 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

 

이젠 더이상

 

당신앞에서 울고 싶지 않은데

 

 

 

그런데

 

가끔은

 

너무 힘이 들어

 

그리고

 

자꾸

 

당신에게 미안해

 

자꾸

 

자신이 없어진다구

 

 

 

나도 간절히

 

보통사람처럼 살 수 있으면 좋겠다.

 

아니

 

그걸 당신이 누구보다 잘 아니까

 

그렇게 참고 견디는 거겠지..

 

 

 

 

 

2007.04.13. Tokyo에서..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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