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한나라시대의 고대도시였다는 지아오흐어꾸청(교하고성)에 갔다.
이렇게 강을 둘러 자리를 잡고 있는 곳.
천몇 백년 전의 세월이 금방 느껴지는 건 아니지만 남아있는 흔적들을 따라 살을 파고 들듯한 태양아래를 걸어다니는 그 기분이라니..
저 멀리는 포도룰 말리는 창고들이 보이고..강가를 제외하곤 산이건 성안이건 풀한포기 자라지 않는 곳에서 그들은 어떤 생활을 했던 걸까.
꼭 햇살때문이 아니라도 수백마리의 말이 나를 향해 달려오는 듯한 이 어지러움..자꾸 생각이 많아진다
역사란 무엇인가 아니 나는 누구인가.
저 양꼬치만 먹으면 두 시간뒤에 화장실로 뛰어야할 정도로 몸에 맞는 건 아니었는데도 맛있다며 꼭 양꼬치를 시켜달라고 조르는 이 남자. 저 포도주는 투르판에서 가장 맛있는 포도주라는데 누구 맘대로..ㅎㅎ
주렁주렁 매달린 포도사이를 돌아다니며
올해는 덜 더워서(42도..ㅎㅎ) 포도가 그리 단게 아니라는 아저씨 말에 웃고.
기원전부터 원말 명초 불에 타기전까지 중심지였다는 까오창왕국의 수도 고창고성으로.. 저 말은 갑자기 어찌나 말을 안듣던지 청년의 채찍세례를 받아야했고..ㅜㅜ
마차를 타고 가는 길
화염산을 배경으로 사막 한가운데 서 있는 이 광활한 고대도시속에서 난 또 길을 잃은 느낌
계단에 털썩 주저앉아 담배 한 대 피우며 문명이 무엇인지 내가 아는 것은 무엇인지 복잡한 머리를 어쩌지 못하고 심호흡 한 번.
이 곳에 와볼 수 있어서, 이 도시를 온 몸으로 느껴볼 수 있어서 참 다행이란 생각도
고창고성옆에 있는 위그르족 마을에 내려 조금 걷는다
닭도 개도 보이지 않아 조금 낯선 농촌 마을이긴 해도
그래도 사람사는 모습이 뭐 크게 다르겠는가. 쳐다보는 분들께 가벼운 목례를 하니 역시 부드럽게 웃어주시고..
그렇게 가슴벅찬 투르판에서의 일정을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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