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이 안되니까 찍은 사진들 올릴 생각도 못하다가 에라 모르겠다 이러고 작은 카메라 사진을 남편컴에 저장해버렸다..ㅎㅎ
아 정말 누가 나 좀 살려줬으면 좋겠다. 말했듯이 윈도우는 독일어고 그 바이러스프로그램은 한국어다보니 이걸 어디로 들고가야하는건지 뭘 어떻게 해야하는건지 모르겠으니 말이다..ㅜㅜ
어쨋든 그 사진기속에 그때 온 친구들과 나도 찍은 사진이 있었네. 밥먹고 술도 엄청 마시고 (그 날 서빙하는 아가씨가 날더러 괜찮냐고 물었다..ㅎㅎ) 전시회까지 보고 그 아래서 동경야경을 즐기는 중이다.
이건 야구보러갔던 날
야구는 정말 너무 재미없어서 태어나서 야구 처음 보는 파트릭에게 괜히 내가 미안했던데다 크리스토프가 도쿄쟈이언츠를 응원하는데 우리가 구한 건 요코하마석. 이 왠수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니폼까지 입고와서는 도쿄 잘할때마다 일어나서 소리까지 지르고.
괜히 맘약한 내가 요코하마 방망이까지 하나 사서 죽어라 응원했다..ㅎㅎ
또 그 야구 레스토랑에서 밥을 먹는데 어디선가 나타난 이 마술사. 아무리 마술이 속임수라는 걸 알고 있다고해도 정말 내가 피던 담배를 손바닥에 지지니까 새 담배가 되는데 기절하는 줄 알았다..
저 위에서 신나게 춤을 추는 이 레스토랑 웨이터들..^^
일본에서 유명하다는 도기마을 마시꼬를 가던 날의 불독커플.
그 전 날 또 몇 명이 모여서 밥을 먹으러 나갔는데 우리는 잘 안만나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애가 레스토랑을 예약했다는거다.
이건 우리가 유럽에 살고 있는건지 동경에 살고 있는건지 자신감에 가득찬 서양매니저에 (악센트로는 내가 어느 나라앤지 감을 잡을 수 없었기에..) 온 음식을 줄줄히 설명하는 프랑스애라니.
아페리티프부터 애피타이저 와인에 메인요리 디저트까지 갑자기 온갖 폼은 다 잡아야 했던 레스토랑. 동네 어디가는 줄 알고 청바지입고 줄레 줄레 따라갔던 내가 다 민망하더라 (그렇다고 뭐 내가 설마 진짜 민망했겠냐마는..ㅎㅎ)
그 애는 우리 나머지보러 너희는 도대체 어딜 돌아다니길래 이런 곳도 모르냐고 구박하고..나 참 너나 잘 먹고 잘 살아라 할래다 참았다.
웃기는건 아니 서글픈건데 여섯 명중 사실 독일사람이 세 사람밖에 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크리스토프나 나나 다 집에서 독일어를 쓰고 사니까 다섯 명이나 독일어가 일상용어인데 그 애때문에 영어로 대화를 해야한다는 사실. 그나마 얘는 독일어를 말은 못해도 조금 알아듣는다고 해서 가끔 섞어 쓰기는 했지만 말이다.
아 그렇다고 그 애가 뭐 재수없는 그런 애는 아니다 일년 전인가 어느 파티에서 만나서 나랑도 엄청 수다를 떨었는데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사는 백인으로서 나름대로 문제의식도 가지고 있고 뭐 그렇다.
다시 소풍(?)얘기로..ㅎㅎ
엄청 일찍 일어나야한다기에 우리는 안가겠다고 했다가 아니라고 마음이 바뀌었다고 가겠다고 했더니 울 신랑 She가 Our 마음을 바꾼다고..하하하
어쨋든 11시도 넘어 왔는데 아침 일곱시반에 내려오라고 해서 안그래도 걱정이 되는데 또 그 불독커플이 자기네 집에 가서 한 잔을 해야한다는거다. 이유는 저 사진속의 오른 쪽 병때문인데 우리가 브라질에서 걔네 선물로 사온거다.그러니 우리가 시범을 보여야한다나..
우리는 사실 여행다니며 선물 이런거 안사오는 애들인데 쟤네는 독일갈때마다 뭐 필요한거 없냐고 친정 이멜 주소까지 가르쳐주며 난리이고 지난 번에는 울 신랑이 좋아하는 젤리를 작은 봉지로 한봉다리 사와서는 그걸 매일 두 개씩 우리 휴가갈때까지 우체통에 넣어주고 출근했다..ㅎㅎ 나같으면 귀찮아서라도 그냥 한꺼번에 줬을거다.
자비네는 회식이 있다고 하고 크리스토프가 루이뷔통 패션설명회 그런 표가 있으니 나랑 가자고 해서 다녀왔었다. 목적은 전적으로 공짜 샴페인을 마시는데 있었는데 생각보다 빨리 끝나기도 해서 둘이 노천에서 맥주를 마시며 이런 저런 얘기를 했다.
포도주를 프랑스에서 주문하는데 원하면 우리 것도 주문을 해주겠다는 거다. 당근 좋다고 했는데 그게 자기네 프랑스부모님댁으로 배달이 되는거구(안그러면 비싸다나) 그걸 차로 우리 시댁에 가져다 주겠단다..허걱 도대체 저런 정성은 어디서 나오는건지..
각설하고 간신히 한 잔만 먹고는 내려왔더니 한시가 다 되어 가는 시간
아침에 눈을뜨니 미치겠는데 마침 비가 오는거다. 얏호!! 문제는 샤워까지 마친 신랑이 억울해서라도 가야한다나...ㅎㅎ 혹시 쟤네한테 취소하자고 전화 안오나 밍기적 대다가 난 결국 샤워도 못하고 밥도 못 먹고 간신히 커피만 마시고 내려갔더니 크리스토프도 우리에게 전화할까말까 망설였다고 하더라..^^
물론 굳이 이런 얘기를 하는건 내 저 추레한 모습에 대한 변명이다..ㅎㅎ 저 위 보다시피 자비네는 화장까지 하고 나타났구만..
난 비가 와서 큰 카메라는 안들고 갔는데 그래도 몇 장 사진을 찍어야겠기에 저 구석으로 달렸더니 애들이 다 궁금해했다나 그래서 울 신랑 내 마누라가 벼를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서 그렇다고..나참 그걸 농담이라고 하는 남자나 또 그게 웃기다고 웃는 애들이나..ㅎㅎ
워낙 알뜰한 애들이다보니 싸구려 기차로 어찌나 갈아타게 계획을 짰는지 매주 하자고 하면 못하겠다고 농담을 하긴 했어도 그래도 도쿄를 약간 벗어나 하루를 보내는 기분도 괜찮았다.
재밌었던 건 도자기가게가 엄청 많았는데 그렇게 돌다가 나중에 다시 들린 저 가게에서 그 불독커플이랑 우리랑 같은 차셋트를 샀다는 거다. 계산하면서 알았다..ㅎㅎ
그리고 이렇게 레스토랑의 맥주 잔 마저도 도기고..^^ 솔직히 말하면 저 이쑤시개 통을 자비네가 샀기에 우리가 같은 차셋트를 사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ㅎㅎ
나머지 마시코사진은 따로 올리기로 하고 오늘 남편은 홍콩으로 떠났다. 홍콩사무실이전 문제때문이긴 하지만 남편의 인사권을 쥐고 있는 높으신 분도 오신단다. 지금 상황으로 유럽이나 아메리카담당들이 울 신랑보다 훨씬 경험이 많고 나이도 많은 사람들이라 울 신랑이 그 자리를 얻을 가능성은 없어보인다.
내게 가장 안좋은 상황이라면 우리가 독일로 돌아가지 못하고 그냥 남편이 동경담당만 하게되거나 프포젝트매니저 뭐 이런걸로 남게되는거다..ㅜㅜ
물론 이 곳에서야 독일에서보다 수입이 더 많으니 전반적으로 나쁜건 아니지만 그래도 난 이만 사람답게 살고 싶다..ㅎㅎ
더이상 질질 끌지 말고 출장에서 돌아올때 쯤이면 모든게 확정이 되었으면 더 바랄게 없겠다.
나도 이 기회에 가을찾아 떠날려고 했더니 비가 너무 많이 내린다..
안그래도 마음 심란한 일도 있는데 이 비 좀 안 그치려나...
2005.10.18 Tokyo에서 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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