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ing Woman in the Forest 1875, Oil on canvas, 87 x 116 cm, Hungarian National Gallery, Budapest
홍콩은 어제 공산당창건기념일로 쉬었다
홍콩이 중국이라는 생각을 안하고 살다가 공산당어쩌구 하면 갑자기 이상하다
하긴 시내에 나가면 인민해방군본부가 있는데 시대에 뒤떨어진 듯한 그 표현을 볼때마다 슬그머니 웃음이 난다
그래도 과장된 반공교육을 받고 공산당은 뿔달린 귀신으로 생각하던 내 어린 시절을 생각하면 공산당을 기념해 쉰다는 건 얼마나 멋진 일인지..
아침온도가 여전히 27를 넘긴 하지만 습기가 많이 빠져버린 공기속에서 이곳도 계절이 변해감을 느낀다
칼럼에 들어오니 '독서의 계절, 가을이 왔다'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처음 듣는 말이 아닌데도 난 늘 왜 가을이 책읽기에 좋은 계절인지 궁금하다
책은 너무 더운 여름이나 너무 추운 겨울에 더 열심히 읽어야하는 거 아닌가
가을은 책이나 앉아 읽기엔 너무 아름답다
특히 한국처럼 황금빛 들판, 감나무,말리는 고추, 갈대밭, 단풍...
책속에 머리 파묻고 그 색의 향연을 놓치기엔 너무 억울하다는 생각이다..^^
쉬는 날이 많아 휴강도 많았던 대학땐 무작정 기차를 타고 떠나 한참을 걷다 돌아오곤 했었는데..
여기야 정말 그런 멋진 가을과 상관없으니까 난 그냥 죽치고 앉아 책을 읽는다.
읽을려고 꺼내놓은 책들이 거의 서른 권..
올해가 가기전에 다 읽을 수 없음이 분명한데도 편한 마음이지 못하고 자꾸 강박관념에 시달리는 내가 낯설다
이렇게 읽어 제끼는 것만이 능사가 아닌 걸 알고 있는데도 왜이렇게 조급한걸까
자유롭고 싶다.
2003.10.02. 香港에서...사야
Gyula Benczur (1844-1920)는 독일 뮌헨에서 공부한 헝가리 화가입니다. 그 시대조류에 영향을 받았다기 보다 역사그림이나 장식을 많이 사용한 스타일의 그림들을 그렸죠.
저 여자처럼 저렇게 숲속에 누워 책을 읽고 싶은 날입니다..^^
드보르작-슬라브무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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