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이역에서의 단상

고구려 고분벽화전을 보고.

史野 2005. 8. 19. 18:32

 

 

정말 유월하순부터 바빠도 너무 바쁘고 정신없는 날들을 보냈다. 그때부터 이것 저것 들춰본거빼고는 제대로 권을 읽지 못했으니..ㅜㅜ

 

몇일은   여행준비가 아닌 여행다녀오면 끝나버릴 전시회를 다니느라 발바닥에서 불이난다.

 

그제 어제랑은 사진기까지 들고다니며 진을 뺀지라 오늘은 그냥 우아하게(?) 가방만들고 긴치마입고 나갔는데 안그랬으면 그대로 통돼지 바베큐가 되어버렸을 그런 날이었다.

 

원래는 오늘 다른 전시회를 보려고 했었는데 어제 우에노에 갔다가 역에서 보고 싶은 전시회광고를 두개나 발견한거다.

 

오늘 가려던 전시회는 다녀왔지만 다시 보기 힘들 그림들이라 생각이었는데 하루에 개를 수는 없고 아무래도 다녀온 전시회니 눈물을 머금고 포기했다.

 

하나는 유럽과 일본의 여인들의 매력전 이런 기부금전시회같은 거였는데 안그래도 요즘 관심이 가는 우키요에 그림들도 나온다길래 아침부터 부랴부랴 갔다.

 

정말 당시 고흐를 비롯한 인상주의자들이 일본채색목판화에 미쳐있었는지 절절히 이해가 되더라 (이건 언제 다시 얘기하기로 하고)

 

중요한 다음 전시회인 고구려고분벽화전이었다. (일본어로는 고구려 벽화 고분전..ㅎㅎ)

 

정말 감동을 어떻게 표현해야하는지..

 

원래는 치마도 입었겠다 어디 바람 통하는 이태리 노천식당같은 곳에서 폼잡고 점심식사를 하고 싶었지만 마음을 바꿔 냉면을 먹으러가 복잡한 머리를 다독였다.

 

물론 고구려인들이 냉면을 먹었다는 물증은 없지만 왠지 그래야할 같아서..ㅎㅎ

 

얼마전부터 중국의 동북공정이니 어쩌고 한국인들이 엄청 흥분을 할때 생각은 그랬다.

 

아니 당시 고구려인들이 한국어 쓰는 누가 들어본 적이 있냐고.

 

일단 우리가 고구려가 우리의 역사라고 배웠으면 뭔가 자료에 근거하여 그럴텐데 그럼 자료로 제시하면 되지 그렇게 흥분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실제로 만주족에게 나라를 뺐기기전까지는 중국이야 만리장성 위쪽이 자기네나라가 아니었으니 고구려역사를 자기네 나라역사라고 하는 어불성설일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 고구려 유적을 북한과 나누며 실점유하고 있으니 역사를 주장하고 싶은 마음이 이해가 안가는 아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우리나라 ( 남한) 대단하신 기득권층이 통일에 부정적이고 북한을 뭐보듯하면서 고구려역사에 대해 열만내는 것도 웃긴 일이 아닐 없다.

 

아직도 김일성이 만들어진 인물이라는 왜곡된 역사를 믿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가.

 

과연 왜곡되고 왜곡되지 않은 역사의 선이라는 뭔지 일본에 살게 이후 생각이 많은데 이것도 언제 따로 얘기하기로 하고..^^;;

 

그려진 그림들을 보자니 물론 한자도 했겠지만 내가 아무것도 모르고 벽화를 본다면 중국이다라고 생각할만큼 중국그림들과 유사성도 많아 보였다. (이럴땐 남편을 끌고 갔더라면 객관적 얘기를 들을 있었을텐데.)

 

어쨋든 오늘 나를 흥분시킨건 벽화자체다.

뎃생실력도 너무좋고 내용상 문명이 철철 넘쳐 정도의 문화를 가졌으면 구구절절 남았을 자료도 많을텐데 이다지도 고구려에 대해 무지했던가하는 의문.

 

정말 날아다니는 선녀를 그린 건같은 경우 당시 사람들이 정말 날아다닌게 아닐까의문이 들만큼 . 화가는 어떻게 저렇게 정확하게 사람나는 모습을 그릴 있는지 경이롭기 그지 없었다.

 

거기다 부엌에서 고기를 훈제하는 장면이며 말을타고 가다 뒤를 돌아 활을 쏘는 장면등 입이 다물어 지지 않았다.

 

이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지만 엄청난 수준의 미술이 여태 세계미술사책에서도 언급되지 않은 미개척분야..

 

아니 벌써 천오백년이나 흘렀는데 그동안 그거 하나 제대로 연구해 알리지 못하고 중국이건 우리건 뭘했단 말인가.

 

지금은 니네 역사니 우리 역사니 싸울때가 아니라 각자 실점유하고 있는 땅에 대한 역사니 임지현교수말대로 변방의 역사로 함께 연구하는게 시급한 문제가 아닐까

 

서양과 싸우자는 아니지만 이러니 저러니해도 그들이 오랫동안 세계를 주도하며 지들의 역사를 세계의 역사인양 퍼트린 죄를 생각해도 (하긴 유대인의 역사가 우리의 역사인양 달달외는 현실이니 말은 없지만..ㅜㅜ) 아시아의 문화와 역사를 서양인들의 손으로가 아닌 우리아시아인들이 협력해서 발전시키고 서양과의 상관관계등을 밝히는 그런 연구가 이루어져야한다.

 

그래야 우리가 사는 지구가 공평해지지 않을까.

 

그럼 미국같은 나라가 자기네 딴에는 세계에 문명을 심어준다고 남의 나라에 가서 민주주의와 자유라는 이름으로 마구 살생을 하는 일이 어려워질 누가 알겠는가.

 

그림얘기를 하다가도 정치적으로 얘기를 끌고나가는데..ㅜㅜ 그게 핵심이 아니고 내가 과문해서 아직 모르는 거라면 다행이고 중국과 북한과 남한의 학자들이 모두 모여서 제대로 고구려역사와 문화에 대해 심도깊은 연구결과를 내어놓는 그런 날을 나는 간절히 바란다.

 

통일이 빠른 시간안에 되던 안되던 북한에 가서 벽화들을 직접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고 당시 윤이상씨가 고구려벽화를 보기위해 북한에 갔다는 얘기도 이해가 갔다.

 

전시회를 둘러보는데  여행다녀오면 쪽에 대해 뭔가 읽고 싶은 욕구에 이래서 죽도 밥도 아닌거라고 제발 중구난방 나대지말라고 끓는 피를 시원한 맥주로 식히고 있는 중이다..^^;;

 

 

 

 

 

2005.08.19 東京에서 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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