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미친 사랑의 노래라는 무지 야한 한국영화가 있었다. 그렇다고 뭐 어우동 그런 분위기는 아니고 영화는 괜찮았는데 당시는 내가 아직 순진했던지라 말하자면 뭐 내 인생 최초의 야한영화였다..ㅎㅎ
어쨋든 그 제목 패러디 한 번 해봤다..^^
의견란에 몇 번 언급했지만 올해 우리부부는 근 십년만에 사주라는 어마어마한 휴가를 내고는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아시아에 와서는 이주이상 내본 적이 없고 요즘 내 남자가 눈코뜰새 없이 바쁘기에 반신반의하고 있었다.
물론 일이 생기면 그 여행비도 물어줄테니 나오랄 회사이기도 하고 남편의 그 불필요한 책임감에 그게 과연 가능한 일일까 의문은 들지만 그래도 휴가는 결정되었다.
문제는 그냥 조용한 휴가가 아닌 사주안에 비행기를 타고 세계를 한 바퀴돌려는게 우리 계획이라는 거다.
스타에얼라인그룹이 제공하는 프로그램인데 한 장소의 표를 사고 세계를 한바퀴도는 조건으로 전체가격을 훨씬 저렴하게 해주는 뭐 그런 거다
누가 그런 정신나간 일을 하겠냐고 생각하겠지만 우리같은 사람들이 있긴 있다..ㅎㅎ
물론 몇 년간을 시댁에 가서 정원에서 뒹굴지 않으면 인도네시아, 필리핀 친구네 번갈아가며 바닷가만 다닌지라 좀 빡센 여행도 괜찮겠다싶었고 또 혹 내가 안한다고 하면 남편이 그냥 휴가를 이주로 짤라버리지 않을까 걱정도 되었고 말이다.
거기다 그때 얘기했듯이 독일을 두 번가면 이코노미 한 번 가면 비지니스티켓인데 올해는 독일을 한 번만 갈려고 큰 맘먹고 있기에 비지니스표를 구입할 수 있고 그럼 전체 여행이 비지니스클래스로 진행이된다니 아무리 비행기 타기 싫어하는 나라도 견디기가 좀 나을거 같고 말이다
그래 원래 계획은 시댁에 들렀다 베를린으로 가서 구경도 좀 하고 시누이아기 세례식에 참석한 후 뉴욕찍고 샌프란시스코찍도 타이티 찍고 오클랜드찍고 동경으로 돌아오는 거였다.
문제는 지난 주에 발생했는데 내가 미국비자를 받을 수 없게 된거다.
남편표현에 의하자면 어떻게 그렇게 미국비자를 우습게 봤냐는데 난 정말 미국비자 받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을 줄 몰랐다.
아니 일본인들은 비자도 필요없는데 도대체 누가 인터뷰를 그렇게 줄줄히 한다는건지 아님 이 웃기는 놈들이 하루에 한명만 인터뷰를 하는지..ㅜㅜ
안그래도 생일 준비다 뭐다 바빠서 대충 서류만 준비해놓고 시간이 충분하니 인터뷰날짜 받아 가면 된다고 생각했다
이제 비자를 받아야겠다 싶어 날짜예약을 하려고 봤더니 내가 떠난 후에야 겨우 날짜가 나니 신청할 기회조차없다
그게 남편이 싱가폴로 출장가 있을때였는데 여행날짜는 다가오고 눈앞이 다 캄캄하더라..
지난 목요일 일하다가 오후비행기를 타고 싱가폴에 가 금요일 일보고 다시 그 밤중에 비행기를 타고 토요일 아침 얼굴이 반쪽이 되어 나타난 남편.
일단 좀 자라고 하고 점심을 차려준 후 얘기를 했더니 너무 열받아 하는거다.
그러게 진작에 좀 알아보라고 자기가 몇 번을 말했냐고
미안하다며 근데 꼭 미국을 가야하냐고 남아메리카 가면되잖냐는 내게 니가 다 알아서 하라고 자기 방으로 들어가버렸다.ㅜㅜ
아니 누군 실수 하고 싶어서 하냐?
처음엔 진짜 너무 미안했는데 나중에 나도 어찌나 부아가 나던지
내 남자는 내 실수에도 엄청 열받아하고 자기 실수에는 더 열받아한다.
나는 실수를 하면 본인이 얼마나 속상한지 알기에 남의 실수에는 화를 내는 법이 없는데 그러니 내가 실수 해도 욕먹고 신랑이 실수해도 그 기분 맞춰주느라 눈치를 봐야하고 진짜 억울하다.
이성을 되찾은 후 내가 불평을 하면 자긴 화를 안내는 내가 이해가 안간다는데 복수를 할려고 아무리 이를 갈아도 막상 닥치면 화가 안나니 어디 하소연할 데도 없다.
각설하고 시간은 없으니 얼르고 협박하고 해서 둘이 머리맞대고 앉아 한 두 곳도 아니고 그 정신나간 여행계획을 다시 짜느라 머리 깼다.
미국은 경유비자도 필요하니 미국에서는 갈아탈 수도 없는 일이라 비행기연결하기가 어찌나 어렵던지.
이번 계획은 그래서 먼저 뭄바이찍고 독일찍고 마드리드 찍고 리오데자네이로 찍고 토론토 찍고 다시 돌아오는것.
물론 그 많은 비행여정이 자리가 있어야겠지만 그래도 난 지난 계획보다 더 마음에 들어 인생지사 새옹지마 라고 차마 남편에겐 말 못하고 속으로 혼자 좋아했다..^^;;
그런데 이번엔 두 곳이나 비자가 필요하다..ㅜㅜ
인도는 둘 다 비자가 필요하고 다른 곳은 비자 필요한 곳이 없는 줄 알았는데 나는 또 브라질 비자가 필요한 거다.
어제 서둘러 서류를 준비해서 오늘 인도대사관에 가서 비자 신청을 하곤 난 브라질 비자를 동시에 받아야하고 남편은 또 내일 시드니로 출장인지라 여권을 찾아왔더니 오후에 뭐 하나가 덜 복사되었다고 팩스를 보내라고 전화가 왔다..-_-;;
내일은 브라질영사관에 가서 2주나!! 걸린다는 비자를 신청하고 또 여권을 받아와야하는데 여권들고 이리 갔다 저리 갔다 두 비자를 과연 떠나기전에 다 받을 수 있을지.
도시들이 완전히 바뀌어버리니 호텔 알아보는 것도 다 새로 시작해야하고 이래저래 지난 금요일부터 넘 정신이 없다.
읽고 싶은 책은 산더미고, 하고 싶은 일도 많고 떠나기전에 꼭 봐야하는 전시회도 몇 개 있는데 이렇게 허둥지둥 칠 팔월을 보내버린다니 속이 터진다.
빨리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힘을 모아 우리도 강해지자
뭐 한두번 겪는 일이 아닌데도 정말 미국비자도 필요없고 브라질 비자도 필요없는 남편과 이럴때마다 거리감 느껴진다.
우리도 비자없이 세상을 떠돌 날을 위하여 건배!!
나 요즘 왜이렇게 어리버리한지 모르겠다.
아침에 일어나 서류를 챙겨놓고 뭔가 이상한거 같아 다시 한 번 확인해보니 브라질 비자 필요없다..ㅜㅜ
그래도 영사관갔다가 그 말을 들은것보단 그나마 다행이다
어쨋든 그리하여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저 여행을 하게될 거 같다.
한 나라의 도시 한 곳 정도만 볼 생각이긴해도 저렇게 세계지도로 보니 엄청나다..-_-;;
원래는 베를린에 미리 갈 생각이었으나 뭄바이를 들리는 바람에 세례식 바로 전에나 가게되겠다고 전화를 했더니 시누이가 우리를 위해 깜짝공연을 예약해놓았다고 너무나 속상해하고 있단다.
그래서 울 시어머님 인도에서 베를린으로 직접가면 안되냐고..
아 정말 다 내 탓이다..
다 잘 해결이 되어야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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