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 봐야 예쁘다는 시구절도 있지만 사야네 마당은 대충 봐야 예쁘다 ㅎㅎ
웬일로 비가 계속 안 내려 며칠 마당에서 일했다


사람들이 뭔가를 마당에서 키우지 않는 데는 이유가 있다는 걸 해가 갈수록 절감하고 있다
억새는 멀리서 이삭만 보면 예쁜데 아래 달리는 잎들은 말라서 엄청 지저분해 보인다는 단점이 있다
꼬박 삼일을 손으로 일일이 떼어냈더니 좋다

모닝라이트는 올해 이삭 없이 지나가네
넌 왜 이삭을 안 내니 물어볼 수도 없고 답답
아니 물어볼 수는 있는데 대답을 못 듣겠구나 ㅎㅎ

갈대발을 걷어내고 처음 맞는 가을
무성했던 여름이 지나니 조금씩 휑해진다
아직은 그래도 괜찮은데 잎이 다 떨어지면 어떨지

그새 줄무늬사철이 꽤 자라서 지지대위까지 갔더라

꽃은 많이 못 본 거 같은데 맥문동열매는 꽤 많이 달렸다
잎끝들이 다 저래서 저것도 멀리서 봐야 예쁘다

꽃이 많이 안 피었으니 당연하지만 산수유 열매가 얼마 안 달려 아쉽다
산수유 단풍도 참 이쁜데 아직 기미가 안 보인다

의도한 건 아닌데 어쩌다 보니 저긴 저리 동그란 원이 생겼다
단풍 들면 예쁘겠는데 내일모레 추위가 예고되어 있어 기대는 안 할란다

이모작 중인 봉숭아
가을꽃 드물어진 마당에 고마움이다
이맘때부터 피기시작하는 흰용담도 올해는 다 죽어버린거 같더라

이 년간 꽃이 안 핀 꽃무릇은 그래도 저리 잎을 낸다
잎이 안 반가운 건 아니지만 꽃도 좀 보여주면 안 되겠니

조금씩 가을가을해지는 마당
여기도 사사를 좀 잘라냈더니 보기가 좀 더 낫다
여기저기 산국천지인데 저 산국에 얼마나 많은 벌들이 날아오는지 사야도 인류에 기여하는 게 있구나 좀 뿌듯해졌다 ㅎㅎ
이제는 자르고 치우고 줍고 태우고 조금씩 비워가야하는 날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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