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감 묻은 이야기

메디치가문

史野 2025. 5. 11. 08:13

교황 레오 14세가 선출되었는데 레오교황이 뭔가 낯익어 생각해 보니 이 그림 때문이다

라파엘로(1483-1520)의 작품

(라파엘로는 우리에게 이 초콜렛 광고인가에 나왔던 이 부분 천사그림으로 유명한 화가)

레오 십세, 조반니 메디치 (1475-1521)
이탈리아 유명한 가문 피렌체의 메디치 출신이다
왼쪽의 추기경  역시 나중에 클레멘트 7세가 되는 사촌동생 줄리아노 메디치 오른쪽 추기경도 고종사촌으로 엄마가 메디치다

레오 십 세는 루터의 종교개혁을 불러온 면죄부판매의 당사자이지만 그의 아버지가 서양 르네상스미술사에서 빠질 수 없는, 위대한 메디치로 불리는 로젠조 디 메디치(1449-1492)다
그의 할아버지 코지모(1389-1464)와 함께 르네상스 미술을 공부하다 보면 무수히 접하는 이름 메디치

옷감무역을 하다 은행업으로 세력을 키워 피렌체의 강력한 가문으로 성장해 은행업뿐 아니라 인문학 예술 등등 큰 족적을 남기나 지금은 사라진 가문


재작년인가 메디치가 드라마를 2 시즌으로 총 16편 아주 흥미롭게 봤다
그때 아마 좀 더 찾아보고 여기 올리려고 했다가 마당일하고 어쩌고 정신없어 그냥 지나간 것 같다

공화국이었던 피렌체의 권력다툼, 밀라노 베네치아나 나폴리등과의 외교 및 알력 로마 바티칸에서 영향력을 차지하기 위한 로비
흥미로웠던 건 포도주인데 물처럼 마시는 거다
독일 수도원들을 다니다 각자 맥주 양조시설이 있던 게 신기했었는데 깨끗한 물을 얻기 힘든 시절 그게 당시 수분보충이었나 보더라
찾아보니 수도사들이 하루에 1.5리터의 포도주를 배급받았다는데 그럼 포도주 두병이다
매일 포도주를 두병씩 마셨다면 맨 정신으로 살 수 있었을까
사야도 포도주 두병씩 마시고 여기 맨날 술주정 비슷한 글들을 올리던 시절이 생각나서 ㅎㅎ

로렌조의 후원아래 우리가 아는 그 화려한 르네상스가 꽃피는데 그 할아버지인 코지모 시대부터 시작된다
드라마에서도 코지모가 브루넬레스키와 피렌체성당의 돔문제로 고민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리고 역시 코지모가 주문한 메디치가 안마당에 세워져 있던 이 도나텔로의 다윗상
이리 현대적 감각의 조각상이 세종대왕시대에 만들어졌다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경이롭다
드라마에서는 보티첼리도 거의 가족처럼 나오고 나중에는 어린 미켈란젤로도 나오고 사야가 갔을 때는 쉬는 날이라 들어가 보지는 못했지만 우피치 미술관의 많은 소장품이 메디치가 소유였다더라

마지막에는 사르볼라나라는 극단적인(?) 수도사가 등장해 인본주의가 만연한 피렌체를 정화시킨다고 온갖 만행을 저지르는데 인본주의자라 자처하는 사야는 보는 게 쉽지는 않았다
인간과 종교는?  정말 어려운 화두다
우짜든둥 서거한 교황이 보수와 진보 양쪽에서 욕을 먹는 걸 알고 좀 놀랬는데 소신을 갖고 일하셨단 얘기니까 나쁠 건 없다
카톨릭교도들이 14억 정도라지만 교황이 말하는 대로 따르는 시대도 아니고 새 교황은 어떤 길을 걷게 될지
반트럼프  미국인이라는 게 현시점에서는 큰 위안이긴 하다


그림이야기라고 볼 수는 없지만 오랜만에 그냥 이 카테고리에 올린다
드라마는 시대물이라 호불호가 갈리긴 하겠지만 강력추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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