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따뜻한 은신처

오만과 유향

史野 2024. 9. 12. 12:00

축구국대가 오만원정 경기를 치렀는데 오만이라는 나라에 대해 아는 게 하나도 없더라
생각해 보니 국제뉴스에서도 옆나라 예멘은 후티나 내전등으로 자주 나오는 반면 거의 들어본 적이 없는 거 같더라지
그래서 오만에 대해 좀 잦아봤다
사우디랑 아랍에미리트 옆으로는 예멘 바다 건너는 이란 그 외에는  바다



술탄이라는 왕이 다스리는 대한민국 세배크기의 인구 오백만이 안 되는 나라
신기한 건 국민의 반이 이민자 특히 인도인들이란다
이슬람이지만 수니파도 시아파도 아닌 이바디파라는 조금은 자유로운 종파란다
석기시대부터 사람이 살았고 오만제국이었던 적도 있고 16-7세기 150년 정도 포르투갈의 지배를 받았고 오스만제국의 일부이기도 했고 노예무역에도 깊이 관여했다는 나라


유튜브로 다큐멘터리를 보다가 사야의 눈을 끈 건 유향
동방박사가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가져왔다고 어린 시절부터 수없이 들었으나 지금까지 뭔지 몰랐던 그 유향(乳香)
어렴풋이 광물일 거라 생각했었는데 고로쇠처럼 나무에서 나는 거였다
고로쇠가 수액이라면 유향은 송진처럼 진액
유향나무에 상처를 내 거기서 흐르는 진액을 채취하는 거더라


거의 예전 인삼급처럼 만병통치약이라 중요한 무역상품이었고 그중 예멘과 오만산을 최상품으로 친단다
짧게지만 파사국 소나무 진이라고 동의보감에도 언급되니 조선에도 공급되었던 걸까
(몰약도 역시 나무에서 채취하는 비슷한 종류)
영화 잉글리쉬 페이션트에 보면 베두인족이 다친 주인공을 치료할 때 피우는 향 같은 게 이 유향인 것 같다

https://youtu.be/qbR2gM1TGwo?si=YhCD9lVafKxfe1AH

사막과 척박한 산악지대에서 아버지의 아버지가 해왔듯이 유향을 채취하고 오아시스물을 관리하며 살아가는 사람들
그들의 이야기를 가만히 듣는 것만으로도 기도하는 마음으로 그 길을 함께 걷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맛보기였지만 타클라마칸 사막을 조금 걸었던 기억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멈춰버린 것 같은 시간 속을 묵묵히 걸어가는 사람들
이상하리만큼 가까이 느껴지기도 도저히 가 닿을 수 없는 별나라 같기도 하다

축구장에 한국인들이 꽤 많은 데다 어르신들도 계시길래 찾아보니 교포수까지는 모르겠지만 한인회회장도 있고 중동과 북아프리카 통틀어 손에 꼽히는 안전한 나라라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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