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따뜻한 은신처

이상한 사람 그리고 해리스 엄마

史野 2024. 9. 4. 21:01


나이를 도대체 어디로 드셨길래 저런 천박한 포스팅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걸까
집안도 좋고 교육도 최고학교에서 받으신 분이 도대체 무슨 트라우마가 있길래 저런 황당한 혐오성 발언을 하는 걸까

저 짧은 글에 너무 많은 것이 담겨 있어서 사야는 숨이 턱 막힌다
저분과 동시대인이라는 게
같은 한국어를 써서 뭔 말인지 알아먹을 수 있다는 게 너무 짜증 난다
그냥 교수였어도 짜증 났을 텐데 정치인이다 보니 참담한 기분
이상한 사람이라 생각은 했지만 저리 중2병까지 있는 줄은 몰랐다
이건 뭐 중2들에게 미안할 지경의 수준
저분은 부끄러움이라는 걸 모르는 것 같고 진부하고 너절한 건 본인 자신이라는 건 더더욱 모르는 거 같다

이런 뭣 같은 기분이 싫어서 뉴스도 안 보고 접할 수 있는 통로는 차단하고 사는데 백 프로 비껴갈 수는 없네
같은 하늘 아래 사는 게 정말 불쾌하다
나이가 들었으면 약간의 품위정도는 지켜주면 안 되는 걸까
하긴 그걸 모르니까 저러는 거겠지



지구 반대편에서는 저분과 같은 나이의 이 여성이 대통령 후보가 되었다
지난번에도 언급했듯이 개인적으로 호인 스타일은 아니었는데 지지하고 싶어졌다

구글로 카멜라 해리스를 검색해 보다가 그의 동생인 마야 해리스가 사야랑 동갑이고 84년도 그러니까 사야가 고2일 때 아이를 낳았다는 걸 알았다
사야의 큰 조카가 85년생인데 그보다 한 살이 많다

38년생인 그 어머니는 19살에 혼자 도미해 63년에 결혼을 하고 70년대에 이혼을 해 두 딸을 키우는 싱글맘이었는데 사십 대 중반에 손녀딸까지 키운 거다

변호사가 된 게 꼭 인생의 성공이랄 수는 없지만 어쨌든 저 미혼모도 그 미혼모의 자식도 변호사가 되었다
밥도 안 줘가며 윽박질렀는지 뭐 그런 내밀한 사정까지야 모르겠지만 기본적으로 다들 공부머리가 좋았을 거란 걸 감안해도 사야에게는 저 엄마의 위대함으로 보인다
십 대에 엄마가 된 딸도 그 미혼모의 딸도 변호사 키워냈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거다
저런 엄마밑에서 자랐다면 해리스가 생각보다 더 근사한 인간일 거 같다는 생각이 마구 들더라

해리스 엄마에게 관심을 갖게 된 건 사실 미셀 오바마의 연설 때문이었다
해리스의 엄마가 했다는 말
앉아서 불평하기보다는  뭔가를 하라고
do something


뭔가를 하라는 게 저 위의  아저씨처럼 혐오를 키우는 건 아닐 거라는 건 자명하다
사실 너무 화가 나고 짜증스럽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하고 암담하기도 하고 소화하는 게 쉽지 않았다
도저히 바뀔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이는데도 담담할 수도 없는 게 또 사야의 한계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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