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따뜻한 은신처

겨울공부 결산

史野 2024. 2. 27. 19:55

다시 읽다가 놔둔 세스의 책을 2월 말까지 마무리해야 해서 마음이 급했다
3월부터 봄이라는 생각 때문이기도 하고 3월 1일에는 K리그도 개막한다

지난번에 썼지만 중국뉴스 문형공부는 실패다
시간이 엄청 많을 줄 알았는데 해가 짧다 보니 문자공부를 할 시간은 너무 부족했다
거기다 영어단어에 치여서 중국어단어까지 찾아보는 건 능력밖이기도 했다
예상에 없던 양명공부(?)를 한 걸로 위로받기로

축구는 아예 안한건 아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노코멘트다

아닐 세스의 책으로 한 의식공부는 생각했던 것보다 성공적이었다
오늘로 총 세 번을 읽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 이해한 건 아니지만) 논문 말고 같은 책을 세 번이나 읽은 건 사야인생 최초다
사야 스스로에게 긍정적인 면으로 좀 놀랐다
포기 안 하고 이리 끈기 있게 할 줄 몰랐다
책 읽는 틈틈이 저녁에는 관련 영상 계속 찾아보고 오랜만에 생각이란 걸 하며 인간을 아니 자신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을 한 것 같다
거창하게 말해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랄까
이 말을 제대로 이해 못 했는데 사야에게 일어나니 이제야 그 말의 의미를 알겠다
사야가 석 달 가까이 의식과 씨름을 하며 두 가지 뚜렷한 변화가 생겼는데 꿈에서 자유로워졌다는 것과 다른 사람이 어찌 생각하건 더 이상 놀랍지 않다는 것
어찌 인간이 저럴 수 있지 혹은 그럴 리가 없다라는 의문이 사라졌다 충분히 그럴 수 있다
그렇다고 사야의 오랜 정신병이 씻은 듯이 나은 건 아니지만 엄밀히는 나을 수 있는 병이 아니라는 걸 더 확실히 알았다는 게 맞을지도 모르겠다

의식이 무엇인가는 한마디로 정의하기가 어렵다
간단히 한국어에서 쓰이는 예로만 봐도
의식이 돌아왔다의 의식
뭔가를 의식하지 못했다의 의식
의식 있는 사람이라고 할 때의 의식
의식화시킨다고 할 때의 그 의식
참 다양한 의미로 쓰인다
학자들도 다 다르게 정의하는 것 같긴 하지만 의식과학에서 의식은 우리가 영혼이라고 이해하는 것과 비슷한 수준의 뭔 가인 듯하다
의식을 그대로 영혼으로 이해하는 사람도 있던데 그럼 참새도 파리도 영혼이 있어야 하는 거 아닐까 싶다
의식을 연구하는 방법도 다른데 펜로즈경처럼 양자역학으로 시도하는 사람들도 있더라
(양자역학은 요즘 안 끼는 곳이 없는 거 같다 뭘 봐도 그 말이 나온다)
어떤 실험 과학자는 뇌사 이후에도 의식이 남아있다고 하던데 그게 맞다면 뇌사후 장기기증도 다시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더라지
세스의 책에도 코마상태등을 새롭게 봐야한다는 관점이 나온다
우짜든둥 많은 책중에 세스의 책을 고른 건 복이었다 그에게 설득을 당했다고 해야 하나
일부러 고른 건 아니지만 그의 아버지가 인도인 그가 인도문화 영향을 받고 자랐을 거라는데 더 믿음이 간다
철저한 유물론자로 보이는 그는 인간 외의 생명체와 AI를 이야기하며 철학적 질문들을 던진다

인간의 모든 기능은 책을 쓰기 위해서가 아니라 온전히 생존을 위해서라는 말
우리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가 아니라 우리에게 유익한가로 인식한다는 것
지난번 도킨스의 책과 함께 존재한다는 건 무엇인가에 대해 사야에게 완전히 새로운 관점을 제공했다

아직 아무것도 확실한 건 없지만 인간 의식에 대한 연구가 어디까지 발전할지 궁금하다
지적이다라는 말은 모른다라는 말과 같은 의미가 아닐까 싶었는데 김갑진교수가 과학적인 사고라는 게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걸 인정하는 거라고 해서 유레카 했다
그러니까 사야가 봤다는 그 모른다고 말하는 겸손한 학자들은 다 과학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들이었던 거다
아직도 가까이하기에는 너무 먼 당신이지만 과학이 더 이상은 무섭게만 느껴지지 않아 다행이다 (물론 여전히 우주는 무섭다)

올해는 29일도 있어서 아직 이틀이나 겨울이(?) 남았다
뭐 할까나


I think therefore I am.
-Rene Descartes
I predict myself therefore I am.
-Anil Se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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