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댑싸리도 그렇고 조금씩 변해간다
자를 거는 좀 자르고 태울 거는 태웠더니 마당이 살짝 얌전해졌다
서양능소화가 제일 먼저 물이 들고 옆의 남천은 붉은 새잎이 나오고 있다
넝쿨장미는 새잎이 나오는 건데 어우러지니 꼭 붉은 단풍 같다
모나르다잎도 붉게 물들어가고
미니억새와 퍼플폴의 이삭도 가을분위기에 보탠다
올 가을 변화가 가장 기대되는 그린라이트는 이제 이삭이 피려고 조금씩 잎이 꺾어지기 시작
곧 층꽃은 질 테니 요즘이 백미인 이곳의 조화
늘어져있던 고려담쟁이를 빨래집게로 집어 올렸더니 꼭 단풍 같다
기적처럼 꽃무릇이 피었다
심었으니 피는 게 기적은 아닌데 심은 지 이년만에 꽃을 보는 데다 잎 없이 꽃대만 솟아나 피니 사야에게는 꼭 기적 같다
매일 보고 있었는데도 어느 순간 꽃대 두 개가 올라와 있어 놀랬디
열한 개 중에 두 개지만 그래도 좋다
남들은 넘 번진다고 뽑아버리기도 하던데 사야네 집에서는 귀한 구절초도 피었다
몇 송이 안 핀 데다 백접초사이에 있던 봉우리를 못 봤어서 어찌나 반갑던지
어제는 비 오는 마당에서 책을 읽다가 넘 추워서 한 시간 만에 철수
무슨 낭만을 찾아 나간 건 아니고 밖에서 읽어야 그나마 돋보기 없이 독서가 가능해서다
돋보기는 왜 익숙해지지 않는 걸까
사진으로는 다 표현이 안되는데 비가 그친 뒤 살짝 밝아지는 이 분위기가 사야는 정말 좋다
그건그렇고 개눔의 새끼 아니 개눔의 할망구가 또 저리 거대한 빵구를 내놨다 (저기 말고 또 있다)
날씨도 안 도와주는데 호박아 너마저 ㅜㅜ
올해는 옮겨 심는 건 절대 안 하겠다고 주문을 외고 있는 중인데 다 틀렸다
하나는 열심히 빵꾸내고 하나는 허리 부러져라 메꾸고 참 아름다운 합작 아니 역할분담이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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