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야의 낯선 마당

서쪽 가을

史野 2023. 10. 1. 14:26

사야가 마당에 주로 있는 공간은 저 소나무 밑.
큰 그늘이 드리워져 아래 식물들이 잘 안 자라는 단점은 있지만 끔찍한 여름 그림자 따라 일하기에는 최고다
또한 치명적인 단점은 옆집과 너무 가깝다는 것
도저히 책에 집중을 할 수 없어서 작은 소나무 아래로 피신


와 그런데 가까이 앉아서 보니 여긴 완전 가을 분위기인 거다


앞에서 보니 남천도 너무 예쁘고


심지어 겨울 말고는 존재감이 별로 없는 흰 줄무늬사초도 바로 위에서 보니 햇살에 반짝이는 모습이 환상적이다


꽃무릇은 겨우 두 개인데도 분위기를 확 바꿔놓는 힘이 있다


가까이 오니 역시나 예쁜 거 말고 지저분한 것도 눈에 띄는 지라 또 정리
정리한 지 일주일도 안 된 거 같은데 어디들 그렇게 또 숨어 계셨던 건지 ㅎㅎ
넓지도 않은 마당인데 이리 양쪽 분위기가 달라 신기


이건 서쪽이랑은 관계없지만 아침 햇살에 빛나는 창포잎들
앞의 에키네시아를 잘라줬더니 자유부인마냥 신났다
이건 물들어갈게 아니라 말라갈 거라 저 자유로운 마지막 몸짓을 열심히 바라봐 줘야겠다

'사야의 낯선 마당'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이 내려앉는 마당  (0) 2023.10.09
드디어 피는 그린라이트 이삭  (0) 2023.10.09
물들기 시작하는 마당  (0) 2023.09.27
가을비가 그치고  (0) 2023.09.23
마당이 있어 좋다  (0) 2023.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