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따뜻한 은신처

감동의 미친 짓 ㅎㅎ

史野 2023. 9. 25. 20:05

책을 샀다
도대체 얼마 만에 책을 사는 건지
책을 읽는 게 아니라 사는 게 취미인 적도 있었는데 눈물이 앞을 가리는 감동이다
그동안 읽고 싶은 책이 없었던 거는 아니지만 요즘은 책을 거의 안 읽는 데다 안 읽은 책들도 쌓여있는지라 그냥 고민만 하다 말았다

거기다 이년 동안은 마당에 뭐 심을 생각에 책 사는 건 상상도 못 했다
책은 무슨 모종을 하나 더 사야지 ㅎㅎ
그런데 이번에는 사야가 리뷰를 신뢰하는 어떤 사람이 강력하게 추천을 하는데 꼭 읽고 싶더라
아마 책을 읽는 중에 봤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근데 그게 왜 미친 짓이냐면

원서를 샀다 ㅎㅎ
사실 처음부터 원서를 살 생각은 아니었는데 원서를 파는 데다 번역본보다 싼 거다
심지어 이북보다도 싸다
영어소설을 읽었던 건 정말 백만 년 전인데 어쩌자고 이런 짓을  한 건지
영어뉴스를 계속 듣기는 하지만 뉴스랑 소설은 또 서해랑 동해만큼의 차이

더한 미친 짓은 한 권을 더 산 건데 저건 소설도 아니다
지난번에 썼듯이 사야가 뇌과학 쪽에 관심이 생겨 유튜브를 열심히 봤는데 무슨 말인지 모르겠더라 그래서 한국어로도 찾아봤는데 역시 무슨 말인지 모르겠더라지

공부가 되기는커녕 인간이 뭔가 괜히 머리가 복잡해서 한동안 쉬고 있었는데 얼마 전 저 저자가 자기 책 광고하는 걸 듣고는 아무래도 책으로 읽는 게 도움이 될 거 같아 윗 소설 사는 김에 검색해 봤더니 하필 이 책도 원서가 있는 데다 역시 원서가 싸다
같은 지역이라면 노동력이 더 들어가는 번역서가 더 비싼 게 당연하겠지만 원서는 수입품인데 왜 더 싸고 난리냐고 ㅎㅎ

어쨌든 이건 유튜브도 계속 들어야 하고 개념어들을 공부해 두는 게 좋겠다 싶긴 한데 과연 이해나 제대로 할 수 있으려나
상기했듯이 한국어로도 무슨 말인지 모르겠으니 번역체보다는 나을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한동안 너무 우울하고 무기력해서 삶의 의지를 다 쌈 싸 먹은 줄 알았는데 영어책까지 사다니 과하다 못해 흘러 넘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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