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나 저기나 뉴스스타일들도 맘에 안 들고 똑같은 걸 반복하는 걸 보다 지쳐 또 유튜브를 한참 헤매 다녔다
평소에는 알고리즘이 무서워 뭘 찾아보길 주저할 지경인데 이번에는 알고리즘 덕을 톡톡히 봤다
알자지라 영어방송을 한 개 봤더니 알아서 친 팔레스타인 방송이 줄줄이 뜨더라
사야가 즐겨 듣는 독일 팟캐스트에서 요즘은 혼자 열심히 잘못된 정보를 듣고는 지 혼자 똑똑해져서 난리인 사람들이 늘어난다고 해 뜨끔하더라만 정말 많이 배웠다
재밌던 건 유대인들인데 이스라엘을 팩트로 까며 범죄자라고 주장하는 것도 유대인, 아랍방송에 나가 팔레스타인 옹호하는 것도 유대인
여섯 개 중에 다섯 개가 유대인이더라
하긴 팔레스타인운동에 열심인 촘스키교수도 유대인이지
아모스 오즈의 생전 인터뷰를 하나 봤는데 유대인들은 당연하게 생각하는 법이 없고 늘 질문에 질문을 한다는 거다
어린 시절 아빠에게 왜 그런 거냐고 물었더니 와이낫 하시더라나
지금 전쟁 중인 나라니 시의적절한 표현은 아니다만 그런 유대인들이 부럽더라
물론 그래서 유대인으로 태어났으면 좋았겠냐고 묻는다면 노땡큐지만.
이번에는 언어 때문에 스트레스를 엄청 받았다
처음 알게 되는 사실도 많은 데다 워낙 복잡한 문제니 뉘앙스가 아주 중요한데 잘 모르겠는 거다
뜨거운 감자다 보니 말들은 왜들 그리 조심스레 하던 지 어떤 거는 두 번씩 듣고 심지어 세 번씩 들은 것도 있다
그것보다 황당했던 경험
아모스 오즈의 인터뷰는 스위스방송이었는데 보통은 질문자가 독일어로 하면 상대가 독일어권이 아닌 경우 동시통역으로 진행된다
그런데 이번에는 질문자의 독일어가 영어자막으로 나오더라는 것
마당에서 일하면서 듣기만 하니 질문은 독일어로 대답은 영어로 듣게 되었다
근데 듣다 보니 두 언어를 듣고 있다는 느낌이 아닌 거다
아무리 둘 다 외국어고 사야 독일어가 별로라고 해도 독일어가 사야에게 그러면 안 되는 거 아니냐
황당하고 뭔가 분하고 억울하기도 하고 그렇더라
요즘 또 잔디 때문에 허리도 넘 아프고 힘들어 이 년 동안의 이 시간과 노력을 언어공부에 쏟았다면 프리토킹하는 언어 하나는 또 생겼거나 이리 스트레스는 안 받았겠다 싶어 역시 분하고 억울한 기분
문제는 둘 다 원망의 대상이 없다 보니 더 억울하달까
어제 음악프로를 켜놓고 나가 일하다 잠시 들어왔는데 첼로주자가 조영창씨다
너무 할아버지가 되어 계셔서 한참을 쳐다본 후에야 알아봤다
근데 생각해 보니 사야가 그의 콘서트를 갔던 게 93년 2월 그러니까 삼십 년도 넘었으니 당연한 것
본인 할머니된 건 생각도 못하고 왜 그리 또 마음은 서늘하던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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