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전날 사야가 난로 앞에 앉아 티비를 보는데 저 쌓인 나무 아래쪽에서 주사위 두 개 정도 크기의 생쥐 한 마리가 나타나더니 잽싸게 티비쪽으로 튀는 거다
충격에 완전 비상
내보내느라 생난리를 친 그 구구절절한 이야기는 빼고
마당 쪽으로 틈이 있어 겨울대비 저리 붙여 놓았는데 저 일 센티도 안 되는 틈으로 생쥐사마가 들어온 거다
데크에는 겨울 내내 냥이들이 진을 치고 있었는데 새끼가 있으니 어미도 있다는 거고 한두 마리가 아닐 텐데 도대체 어디에 쥐들이 있었던 건지 궁금한 거 못 참는 사야는 미치고 팔짝 뛰겠더라
우짜든둥 들어온 곳을 어찌 막았는데 이 놈이 또 나타났다
그래서 또 들어온 곳을 찾아서 저리 보기는 끔찍해도 화장실에 쓰는 게 남았길래 방풍테이플 떼어내고 또 막았다
여기서 사야인생에 획기적인 사고의 전환이 일어나는데 ㅎㅎ 잠깐 본거지만 귀여웠다는 생각이 들고 궁금해지기도 했다
절대 이해 못 했던 햄스터를 키우는 사람들이 드디어 이해가 갔달까
문제는 그러고 끝이 아니라 이 놈이 또 나타난 거다 ㅜㅜ
저 사진의 오른쪽인 거 같은데 거긴 좀 번거로워서 포기하고 집에 먹을 게 없다는 걸 알면 안 들어오겠지 또 자라서 뚱뚱해지면 못 들어오겠지 했다
이것저것 치우느라 번거롭긴 하고 햄스터를 키우는 사람을 이해했다는 게 쥐가 좋아졌다는 걸 의미하는 건 당연히 아니니까 삶이 엄청 피곤해졌다
또 우짜든둥 썼듯이 그 사이 날씨도 따뜻해졌고 그럼 사야는 밖으로 향하는 문 세 개를 다 열어놓는데
저리 또 당당하게 당당이가 아니라 당당이 아빠가 ㅜㅜ 들어오는 사야네 집
봄에는 날씨가 왔다리갔다리 하니까 문을 닫아놓기도 하는데 한 달 넘게만에 생쥐가 또 나타났다!!
신기하게 한 달이 넘었는데도 여전히 그 모습으로 말이다
먹을 거도 없고 저리 냥이도 집에 들어오는 마당에 도대체 어찌 또 나타난 건 지 궁금해 죽을 지경이었는데 또 보름만인가 며칠 전 부엌에서 죽어 있는 놈을 발견했다
그럼 계속 못 나간건가 미치고 팔짝 뛰겠더라
사야는 뱀보다 쥐가 무서운 사람이라 발견하고 한 시간도 넘게 부엌에 못 들어갔다
문제는 어찌어찌 상황정리를 하고 생각해 보니 굶어 죽은 거 같더라는 거다
그러니까 또 마음이 겁나 아프더라지 ㅜㅜ
문을 아무리 열어놔도 쥐는 안 들어오는데 왜 못 나갔지 이해도 안 가고 있는 줄 알았으면 먹을 걸 줬어야 하나 하는 반성? 까지 했다
두 달 넘게 여전히 무서워서 침실문을 닫고 잔다만 머리 헷갈리게 하는 사야네 사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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