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 꿈을 꿨다
아무리 자주 생각해도 돌아가시기 전에도 꾼 적이 거의 없는데 기분이 묘한 아침이다
더 신기한 건 시어머니네 세 자매가 다 나왔다
따뜻한 분들이라 친하긴 했어도 자주 만난 것도 아니었는데 거기다 셋을 한꺼번에 만난 건 두 번 밖에 없고 이모님들은 사야네 집에 놀러 온 적도 없는데 꿈에서는 세 자매가 사야네 집에 놀러 왔다
꿈답게 그 집은 사야가 살아본 적도 본 적도 없는 집이던데 넷이 수다 떨고 놀러 다니고 그랬다
물론 시이모들이라고 해서 누구 결혼식에 갔다 잠깐씩 본건 아니고 몇 박씩 함께하고 놀러 다닌 적은 있으니 아주 이상할 건 또 아니겠으나 특이한 꿈인 건 맞다
꿈이 넘 생생한데 느닷없이 왜 그런 꿈을 꾼 걸까
그건그렇고 사야네 저 복층
연통이 저리 뻗어있고 위에는 천창 말고는 창문도 없다 보니 더운 공기가 다 위로 모인다
하루종일 난로를 피우니 아래보다 사도정도는 따뜻해서 위에서 뒹굴거리고 싶을 때가 많다
요즘 빨래 말린다고 자주 올라가다 보니 넘 좋다
문제는 울 호박양이 못 올라온다는 것
별로 좋은 견주가 아니라 해줄 건 옆에 있어 주는 것 밖에 없는 사야다보니 차마 저 놈을 혼자 두고 올라가 있을 수가 없다
안고라도 올라가고 싶지만 안으려고만 해도 자지러지는 특이한 놈이라 그럴 수도 없다
이 웃기는 놈은 사야가 지놈 때문에 뭘 포기하는지 속도 모르고 이젠 빈백소파까지 진출하려고 한다지
평소에는 사야에게 관심도 없으면서 사야가 편히 있는 꼴을 못 본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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