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따뜻한 은신처

특별한 선물과 그리움

史野 2022. 12. 22. 15:35

마당에 든든한 지원군이 생겼다


왠지 외로워 보여 또 잽싸게 여자친구 하나 만들고 들어왔다
원래 남자친구를 만들어 줄 생각이었는데 넘 추워서 안 되겠더라

그러고 노는 사이 특별한 선물이 도착했다


슈톨렌이다
안 그래도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니 시어머니 생각이 많이 났는데 슈톨렌을 보니 더 그리워졌다

그래서 찾아본 슈톨렌 레시피
이제 내가 직접 만들어 먹을 테니 슈톨렌 말고 레시피를 보내라고 어쩌면 내가 너에게 만들어 보내줄 수도 있다고 큰소리도 쳤었는데 한 번도 만들어 본 적은 없다

저 글씨를 보는데 또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아무도 없는 집에서 익숙한 식탁에 돋보기를 쓰고 앉아 저 걸 쓰고 있었을 그녀 모습이 눈에 선하다

저 레시피 뒷장엔 사야가 가장 좋아하는 독일요리인 향어요리법도 있다
슈톨렌처럼 원하면 주문해 먹을 수도 없는 가끔은 정말 미치도록 그리운 음식이다
음식은 하난데 몇 편의 영화만큼의 기억들이 따라붙어 다닌다

이제는 시간이 너무 많이 흘렀고 크리스마스라고 독일이 생각나고 하는 건 아닌데 시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오는 첫 크리스마스 여서인지 아님 저 깜짝 선물 때문인지 갑자기 독일 크리스마스가 그립다

시간여행을 할 수 있다면 아버님 어머님 두 분 다 살아계시던 때로 돌아가 진짜 초가 빛나는 전나무를 보며 크리스마스 오라토리오를 듣는 딱 그 자리에 앉아 있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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