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야가 또 다쳤다
이번엔 사다리에서 떨어져 허리를 다쳐 주말내내 처절한 영화 한편 찍었다
지난번 머리다쳐 세상이 암흑속에서 미친듯이 돌 때도 인간의 몸이 얼마나 신비한지 경험했다만 허리를 다치니 또 완전 새로운 세계가 열리더라
지난번이나 이번이나 사야가 무조건 잘한건 ㅎㅎ 우짜든둥 기들어와 침대에 누웠다는 것
그리곤 손가락 발가락 움직이나 어디 부러진 곳이나 피나는 곳은 없나 살펴보고 안도하는 것..
그때도 그랬지만 가만히 누워있을 때는 나름 괜찮았는 데 일어나려니 난리가 아닌거다
그나마 골이 흔들릴때는 일이분 그 상태로 꼼짝않고 가만있으면 다시 세상이 보였는 데 허리는 아무리 발버둥을쳐도 몸을 일으킬 수가 없는거다
역시 119를 불러야하나 심각하게 고민했는데 들것에 실려나가야하는 그 모든 과정을 생각해보니 포기가 낫겠더라고 ㅎㅎ
근데 어디 전화할 곳도 없고 어찌나 막막하던 지
꼬박 이십사시간을 그리 보내놓고 수도없는 정말 동물적인 수고끝에 결국 일어나는 데 성공.
문제는 새끼들 밥을 줘야하는 데 와 그 모성애? 빛나는 눈물겨운 장면은 생략하자 ㅎㅎ
사진처럼 그나마 다치기전 대충이라도 마당정리를 저만큼이라도 한 게 얼마나 다행이던 지
글고 사진은 못 찍었지만 어제도 저 비슷한 상차림으로 먹었다 물론 서서고 약간 미친게 아닌가 생각도 했다만 ㅎㅎ
허리.라는 말이 여러모로 중요하게 쓰이는 건 알았지만 그 중요성을 메카니즘적?으로 절절히 이해하게 될 줄이야
기침하는 것도 힘들고 약간 무거운 걸 드는 데도 다 허리로 힘이 가더라니까.
앉을 수가 없으니 꼭 필요한 일이 아니면 누워있고 서있는 것도 힘들고 마대걸레자루 등등 잡안에서 활용할 수 있는 모든 도구의 도움으로 버티는 데 고맙게도 아주 조금씩 차도가 느껴지네.
그래도 어젠 도저히 택시에 몸을 구겨넣을 자신이 없어 포기하고 오늘은 또 비가 넘 와서 포기하고
우짜든둥 그러는 사이 지금은 비교불가일 정도로 좋아졌다
전남편이 홍콩말부터 가끔씩 허리로 고생을하고 하필 이혼하러 왔을 때 그 허리가 도져 관광? 다니다말고 한의원에 데려가 침맞게하고 그랬었는 데 누워있다보니 그때 생각도 당근 나더라
사야야 마조히스트적인 성향이 있을만큼 통증을 잘 참는 지라 이게 우리가 보내는 마지막 아름다운? 시간인 데 솔직히는 꼭 저렇게까지 못참나 싶은 마음도 있었더랬다
역지사지라지.
아주 몰랐던 것도 아니고 안쓰런맘이 훨 컸는데도 막상 그 고통을 사야가 느끼니 그 몸으로 그래도 나름은 서점가자 불고기먹으러가자, 그랬던거구나 싶어 짠하기도 하더라구..
결론은 버킹검이라고 ㅎㅎ
굳이 병원도 침맞으러도 안가도 될 것 같다
아까 지팡이 도움없이 천천히 앉았다 일어나보니 뭔가 잘못되어 생긴 통증은 아닌 것 같다
고생은 좀 더 하겠지만 이번에도 역시나 시간이 필요한 일이 아닐까싶네
또 다친 건 유감스런 일이다만 도대체 이 병신년은 사야랑 뭔 왠수인가 싶다가도 지난 번도 이번도 운이 좋았다싶다
참 한달넘게 부엌근처엔 얼씬도 안하고 사료한톨 안먹던 울 호박양.
설마 다친 할망이를 위로할려는 건 아닐거고 아무래도 챙기는 게 부실하다보니 사야가 부엌에가면 따라와서 기다리고 밥먹고해서 고맙고 짠하고 그랬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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