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따뜻한 은신처

이번엔 머리깨고 있슴

史野 2016. 4. 15. 05:01

사야가 보험을 깼다

한국에 오고 얼마안되어 어찌보면 강요에 의해 보험 두 개를 들었었으니 팔 년 넘게 부은 건데 막상 깰려고 하니 한 회사는 이름이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무관심했더라


당장 돈이 필요해서 깬 건 아니고 엄밀히는 매달 들어가는 보험료가 부담스러워 고민끝에 깼다는 게 맞겠다

하나는 실손보험이라 다 말렸는 데 생각해보니 사야가 그동안 손목에 금가고 어깨 나가고 팔꿈치 다치고 이번에 뇌진탕까지..

병원을 갔건 안 갔건 실손보험의 도움을 받은 적은 한 번도 없더라는 것.


물론 이건 보험회사의 문제가 아니라 그냥 사야의 성향이었으니 할 말은 없지만 남들은 십 년 가야 한 번 다칠까 말까 하는 걸 사야는 이삼년 단위로 다치면서도 단 한 번도 제 몫도 못 찾아 먹는 다면 뭐가 필요하겠나 싶은 것도 한 역할 했다고..ㅜㅜ


우짜든둥 그 결과 육백만원 정도의 돈이 생겼다. 넣은 돈은 천삼백만원이 넘던 데 그 돈으로 차라리 적금을 부었더라면 하는 후회가 없는 건 아니다만 역시 이미 일어난 일에 열받지 말자는 사야의 신조대로 그 건 잊기로 하고..

그래서 그러니까 계속 넣는 게 부담스러웠다는 거였는 데 그리고 보험이란 건 어차피 미래를 생각해야하는 거라 해약해도 따로 넣어둘 생각이었는 데 사야는 지금 그 돈을 쓰고 싶어 미치겠다는 거지.


지붕공사의 갈등

여러번 썼듯이 지붕이 세 곳이나 새므로 공사를 해야하는 데 계속 미루고 있었던 이유는 한꺼번에 하고 싶은 공사 내용이 많았기 때문이다.

뭐든 한꺼번에 하는 게 훨 효율적이니까.


전문가는 아니지만 그냥 여기 살아본 느낌으로 지붕공사를 제대로 하면 실내 이도정도의 효과는 볼 수 있을 것 같은 데 불안정한 사야의 입장으로는 공사를 해서 그 2도를 높일 지 아님 그 돈으로 그냥 몇 년 동안 2도를 높이는 기름값으로 쓸 지의 판단이 안 선다.

거기다 빗물받이 공사도 어차피 함께 해야할 것 같은 데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평평한 지붕쪽에 지붕 테라스를 만드는 게 결론적으로 도움이 되는 건 아닐까 싶기도 하고..


아 진짜 사야는 왠만한 일은 일초만에 결정하는 사람인 데 이 문제는 쉽지가 않다

물론 어차피 해야하는 공사라면 육백만원이라는 돈이 생긴(?) 덕분에 그냥 확 저질러 보고 싶기도 하다만 대충 알아보니 사야가 원하는 공사는 육백이 아니라 이천만원 쯤 필요하다네..ㅜㅜ


경우의 수는 당근 여러가지다

어차피 새는 곳이 욕실 두 개랑 세탁실이니 비가 늘 오는 것도 아니고 샤워할 때 천장에서 물이 새면 뭔 상관이리, 이러며 이런 삶을 연장해 보는 것

아님 찬란한(?) 미래를 믿으며 이 집에 제대로 한 번 더 투자해 보는 것.

그것도 아님 땜빵식으로 사는 것.


아 정말 모르겠다

공사를 하기로 결정하게 되면 여기도 저기도 숨겨놓았던 욕망이 마구 튀어나올 것 같기도 하고

상기했듯이 비가 그대로 새는 집에서 에헤라디야 적응해(?) 살면서 생의 극명한 현실을 더 절절히 느끼는 길도 있고..


안 어울리게 결정장애라니까

아무리 생각해도 정말 뭐가 옳은 결정 아니 가장 적절한 결정일 지를 현재로서는 잘 모르겠다


솔직히 말할까?

남들 눈에는 너무 뻔한 결정이 여전히 멍청하고 현실감없는 사야에게만 힘들다

욕망하는 것과 처한 상황에서 흑백 가늠도 잘 못 하는 것 같거든

사실은 그래서 이 밤이 더 길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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