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울었다
그것도 드라마를 보다가 울었다
무슨 드라마를 보고 왜 울었는 지를 설명하려면 넘 힘드니까 일단 빼기로 하고..
사야가 오늘 감동한 건 진심이라는 건 데.
진심이란 건 순간적인 감정이지 지속 가능한 어떤 가치관이랄 지 신념같은 게 아니다
진심은 그냥 정말 그 순간의 진심일뿐이다
가치관도 변하고 종교적신념도 변하고 다 변하는 마당에 그 순간의 진심이 영원할리는 전혀 없다
그래서 누군가에게 넌 날 사랑한다고 했잖아 평생 변하지 않을거라고 했잖아, 라고 말하는 건 최고의 넌센스다
그리고 진심이 결심이나 서약같은 걸 동반하긴 하지만 진심은 그냥 진심이므로 그냥 그 자체로 그 순간으로 위대하다
사야가 바람둥이 어쩌고에도 썼지만 작정하고 사기치는 인간들이 아닌 한 진심은 늘 아름답다
그러게 진심이 뭐라고 아름답겠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우리는 진심을 그대로 보이고는 삶을 살아낼 수가 없다
진심을 보이면 상처받으니까 우리는 그 진심사이에 이해나 배려나 이런 감정을 끼워넣고는 그게 진심인 것처럼 말하고 혹은 믿고 그렇게 산다
그리고 우리는 어쩌면 이제는 그 진심을 보이는 게 너무 벅차고 번거로운 시대를 산다.
아니 그건 시대와는 상관없는 인간의 한계, 그러니까 진심보다는 조금은 각색된 말로 위로받고 싶은 우리모두의 모습인 지도 모르겠다고..
사야는 그 진심이란 걸로 참 많은 사람을 상처주고 살았다
그 진심이 사랑한다, 란 말이면 몰라도 네가 마음에 안든다, 라는 표현일 때는 사랑한다는 말을 듣는 감격만큼의 상처이기도 할테니까
아 진짜 왜이렇게 눈물이 나니
아 그래 그래서인 것 같다
사야가 기억하는 건 아니니까 확신하고 쓸 수는 없다만 인간은 어차피 태어나면서부터 엄마라는 혹은 그 주변사람에게 잘 보여야한다는 강박관념같은 걸로 성장하는 건 아닐까 하는..
어릴 수록 그 공포는 심하고 나를 돌보는 사람에게 잘보여야한다는 일종의 본능같은 걸로 그 진심를 감추며 살아왔을 지도 모른다고.
오랫만에 진짜 날것의 진심을 봤다
그게 드라마속이긴 했는 데 너무 벅차서 울었다고..
물론 너무 당연하게도 사야가 울었던 건 사야가 경험했던 그 감정이어서다
지금까지 살며 경험해보니 정말 파닥파닥거리는, 앞뒤 아무것도 가리지 않고 그러니까 동어반복이다만 앞뒤 못가리고 날뛰는 진심만큼 가슴벅찬 건 없는 것 같다
그리고 그 진심은 정말 어떤 비교도 없이 그저 온전히 나일때만 나오는 것 같다
많이 살진 않았지만 그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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