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보내준 노래를 듣다가 울컥해서 아니 울컥보다도 더 진한 위로가 되어 가슴이 아렸다.
마침 늦은 식사를 하려고 썰기를 하고 있었는 데 시야가 뿌옇게 흐려졌다
간단한 면요리를 준비해 먹으면서 다시 듣는데 또 눈물이 면발위로 뚝뚝 떨어졌다
그리곤 그게 꼭 영화의 한장면인 것 같아 혼자 또 피식 웃었다.
그래 이게 사야의 힘이다
한밤중에 늦은 끼니를 먹으며 가요를 듣다 눈물을 흘리면 왠 청승이냐 해야하는 데 사야는 영화의 한장면같다고 느끼니..ㅎㅎ
결론은 혼자 또 영화주인공이 되어 이 밤을 불사르고 있는 중이다
아 정말 한번 바뀌어버린 낮과밤을 찾아오는 일이 쉽지가 않네.
몇년 전 나가수를 시작으로 사야는 요즘 불후의 명곡과 복면가왕에 열광하고 있는 데 아는 노래들도 있지만 대부분이 사야가 몰랐던 노래들이라 노래에 감동하고 또 원곡가수 찾아듣고 비교해 듣고 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좋은 곡들은 어찌나 많고 또 노래잘하는 가수들은 얼마나 많은 지 감탄하고 감동하고 그리고 무엇보다 매번 설렌다.
믿거나 말거나지만 사야도 왕년에는 노래로 여러사람 설레게 하고 감동까지 시키기도 한 인간이라 나름 노래에는 자부심도 좀 있었는 데 왠걸 얼마나들 노래를 잘하는 지 골초가 되기 이전 사야의 전성기때였더라도 명함도 못 내밀겠어서 부럽다
우짜든둥 사야가 이 땅을 떠났던 그 십오년 사이 정말 어마어마한 명곡들과 가수들이 있었더라.
그리고 이 땅의 사람들은 사랑만 했나 어쩌면 그 가사들도 그리 구구절절 사람의 가슴을 파고 드는 지..
문제는 그게 다 사야의 가사들이더라니까.
그래 한두명도 아니고 십수명의 첫사랑인 사야가, 몇 명에게나 피눈물을 흘리게 한 사야가 지금에 와서 평범하지 못했던 걸 아쉬워하고 평범한 삶을 부러워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노파심에 이야기하는 데 각자의 몫만큼만 이해하고 안티는 걸지 말길..)
선택하지 않은 길, 가보지 않은 길의 몫까지 가질 수 없는 게 그리고 선택한 그 몫을 묵묵히 견디는 것이 인생이니까.
그렇다고 억울함까지 없는 건 아니다. 인생은 또 누구나 같은 결과를 내는 방정식같은 건 아니니까.
그래서 이젠 다는 아니더라도 왜 그들이 억울했는 지도 어렴풋이 이해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이건 좀 다른 이야기다만 사야엄마도 오빠도 혹은 사야에게 짤린 여러 인간들도 나름은 억울할 것 같다고
이 나이가 되어도 사람은 다를 수 있다는 걸 이해하는 게 쉽지가 않다
고맙게도 사야가 왜 비난받아야했는 지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만 그것 또한 아직은 사야가 이해하는 그 폭 안에서인 것 같다.
지금 생각하면 황당하기 그지 없지만 사야에게는 누구나 사야를 인정하고 좋아한다고 아니 그게 너무 당연하다고 믿었던 순간이 있었더랬다
부모에게 사랑을 받지못해 애정결핍증환자였으면서도 그럴 수 있었다는 게 이 복잡한 사야인생을 들여다볼 수 있는 키인 지도 모르겠다.
이젠 곧 오십
자신에게 백프로 냉정하다는 건 불가능 하겠지만 그래도 어디까지가 그 선이고 또 어디까지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짜놓은 자기변명인 지는 한번 점검해보고 지나가야 할 나이다.
아니 적확하게는 내면에서 여전히 타인에게 잘보이고 싶고 사랑받고 싶고 버려지지 않기위해 무엇이라도 할 수 있는 그 본능적인 자아를 대면해야하는 시간이라는 게 맞겠다.
최소한 이제는 어쩔 수 없었어가 아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랬어, 라고 말할 수 있게..
'7. 따뜻한 은신처'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아침 (0) | 2015.10.04 |
---|---|
자식을 잃는 다는 건 (0) | 2015.10.04 |
비 그친 후 (0) | 2015.10.02 |
스틸 앨리스 (0) | 2015.10.02 |
어떤 하루 (0) | 2015.09.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