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따뜻한 은신처

사랑이 고프다..ㅎㅎ

史野 2015. 9. 11. 23:04

며칠전에는 모양때문에 좀 신경을 쓰며 잠을 설치고 어제는 또다른 모양..ㅎㅎ 때문에 밤늦도록 신경을 쓰다보니 그냥 사야가 처한 현실이나, 아무리 잊고살고 싶어도 아주 잊고 살 수는 없는 엄마문제며 이 생각 저 생각 또 술이 만땅 취해서는 늦게 잠이 들었는데..


이번엔 꼭두새벽(?)부터 모군이 전화를 해서는 사야를 깨운다.

이 모군으로 말할 것 같으면 사야보다 네 살이 어린 이혼남인데 무슨 문제만 생기면 사야를 어찌나 괴롭히는 지 전화를 안받아주기도 수십번.

그런데도 삐지기는 커녕 누나가 자기이름을 부르며 전화를 받아줄 때마다 너무 좋다는, 그래서 도저히 미워할 수가 없는 좀 특이한 캐릭터다..ㅎㅎ


전생의 무슨 웬수도 아니고 이혼할때도 누나가 도와줘야한다고 엄청 괴롭히고 여자를 만날 때마다 조언을 구한답시고 어쩔 땐 정말 하루에도 전화를 수십통한다..ㅜㅜ

어쨌든 그 모군이 지금 목하 열애중인데 그 상대가 장장 열여덟살이나 어린 일본여자다. 사야는 진짜 이런 일은 연예계에서나 일어나는 일인 줄 알았다. 모군과 그녀의 나이차이는 그녀와 모군아들의 나이차이보다 많다..^^;;


뭐 안그래도 괴롭혔겠지만 사야가 국제결혼을 했던 경험이 있던데다 일본에도 살았었단 이유로 또 달달 볶이다가 조언을 했는데 하필 또 그 조언이 먹혀서 결혼까지 할 생각이라네..ㅎㅎ

어쨌든 오늘도 통화를 하면서 느낀건 데 그래서 연애를 잘하는 가 적은 나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모군에게는 사랑의 열정이 마구 넘친다

그래 뭐 상대가 이십대니 그게 맞는 건 지도 모르겠다만 사십이 넘은 놈이 맘 졸이고 질투하고 그 사랑을 쟁취하려고 엄청 애쓰는 걸 보니 이건 정말 부럽다고밖에는 달리 표현할 말이 없다.

뭐랄까 무한 긍정에너지가 느껴진달까.


꼭 모군때문만은 아니고 짱가놈을 다시 만났더니 며칠 스무살 시절 연애에 올인하던 그 옛 생각에 젖었던 영향도 있겠다만

사야도 모군처럼 다시 가슴 설레이고 누군가를 간절히 그게 마음이건 몸이건 소유하고 싶어하는 그런 사랑이 하고 싶어졌다.

그래 이젠 물론 그 오래전 처럼 육체를 뺀 눈빛만으로 가슴이 설레이기는 힘들겠지만 말이다.

사야에게 마지막까지 살아있는 게 있다면 연애세포일 거라고 믿었던 적도 있는 데 지금 사야는 그런 것에서 너무 멀리 와버린 것 같다

진짜 궁금하다. 사야는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아님 최소한 함께 살고 싶은 사람을 만날 수는 있는 걸까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사람의 성향차이도 있겠지만 수컷과 암컷의 차이도 분명히 존재하는 것 같다

어느 정도 살아보니 성적욕구나 그런 것들이 꼭 여성이 사회적으로 역사적으로 억압받았기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나이가 들어도 씨를 뿌릴 수 있는 육체의 소유자와 어느 일정 나이가 되면 생산할 수 없는, 거기다 그 씨를 꼬박 구개월을 품어야하는 육체가 엄밀히 동일한 욕망을 갖는 건 개인의 차이는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불가능한 일인 것 같다. 창남보다는 창녀가 더 존재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같은 것도 포함되겠지.

약간은 다르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모 지검장처럼 공연음란행위같은 걸 하는 것도 숫컷인 것을 보면 말이다.


본론으로 돌아가서 사야가 모군처럼 열여덟살이 어린 남자에게 사랑을 느끼거나 혹은 열여덟살이 많은 남자에게 사랑을 느끼는 건 불가능할 것 같다.

어쩌면 그래서 모군이 더 부럽고 남녀의 차이에 대해 더 생각해보게 되었는 지도 모르겠다

우짜든둥 인생의 정답이나 왕도같은 건 없겠지만 그래도 인간에게 사랑만큼 더 강력한 위로제가 있을까

원초적인 부모의 사랑도 못 받았고 그 사랑을 나눠줄 자식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인생에 그래도 받고가야할 사랑의 무게는 있는 건 지 그게 이성이건 동성이건 고맙게도 넘치는 사랑은 받았다만 그래도 여전히 사야는 사랑이 고프다.


하루종일 스산하던 날씨는 이제 요란한 비를 뿌리며 티비에서 쾅쾅거리는 절절한 사랑노래들과 섞여 사야의 연애세포들을 다시 깨우는 중..

아 이러다 사야도 제대로 사고치는 건 아닌 지 모르겠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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