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따뜻한 은신처

따스한 존재

史野 2014. 10. 3. 15:58

어젠 정말 또 술이 만땅 취해서 여기서 횡설수설한 것도 모자라 시어머니랑 통화를 했다.

오는 전화만 받다가 사야가 전화를 건 건 얼마만인 지.

근데 우리는 또 늘 그렇게 통화를 했던 것처럼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

시누이는 조만간 요양원에 모셔야할 것 같다고 했는데 어제는 그냥 예전 시어머니 그대로더라.

시어머니에게 새로운 인간관계가 생겼을 리 없고, 사야가 드나들던 16년동안도 안변했던 집이 변했을 리도 없고

그래서 우리의 대화는 늘 정겹다. 거스른 시간이 또 현재이기도 한 대화들

지난 오월인가도 갑자기 전화를 해서는 앞집아줌마네 차를 마시러간다나? 앞집아줌마랑 차마시는 사이 아니잖냐니까 그러게 말이라고..^^;;


늘 그렇듯 시어머니야 우리가 통화를 했었다는 사실도 그 내용도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사야에겐 참 따스한 시간이었다.

왠지 예전처럼 그 집 거실에 마주앉아 수다를 떤 느낌.

시어머니는 언제까지 그 집에 계실 수 있을까.

어머니가 그냥 그 집에 계신다는 생각만으로도 위로가 되고 마음이 따뜻해지는데..

그들과 그 집에서 보냈던 그 수많은 기억들은 여전히 사야에게 큰 힘인데..


아시아를 떠돌때도 일년에 두번씩은 만났었는데 얼굴을 본 지도 칠년이 넘었다.

어제도 정말 한번 안올거냐고 묻는데 순간 울컥. 사야 참 모질고 독하다.

근데 막상 가서 시어머니를 보고온다면 그거야말로 마지막이 될테니 감당이 안될 것 같다.

오래오래 건강하셨으면 그리고 사야가 누구인 지를 지금처럼만 기억해주셨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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