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아늑한 모래실

아 대박

史野 2013. 6. 19. 00:06

드디어 말했다

 

생일이니 미역국 끓여먹으라는 엄마에게

미친듯이 소리쳤다

 

넌 뭐냐고

누가 낳아놓으라고 그랬냐고

아니 낳아놓은 것도 모자라 너는 왜 내 인생을 이렇게 힘들게 하냐고

소리를 지르고 또 질렀다

 

미역국을 끓여먹으라고 전화했다는 그 엄마에게

정확히는 니가 어찌 감히 그런 말을 할 수 있냐고 길길히 뛰었다

 

대놓고 그랬다 너라고

너같은 인간이 왜 내게 뭐라고 하냐고 소리소리도 질렀다

신문에 나오는 패륜아차럼 그랬다

그리고 이게 한 두번도 아니다.

 

널 위해 죽겠다던 내 엄마가 자살한다면

그렇게나 자살한다고 위협하던 그 엄마가 자살한다면

참 유감스럽게도 사야는 안 슬플거라네

 

딱 십분 있으면 사야는 독일식으로 마흔 여섯이 되는데

여전히 이 분노를 삭히지도 못하고 납득도 못하고

아니 뭐가 뭔지도 모르는 이해도 못하고

 

싸질러 놓으라고 부탁한 적이 없다만

단 한번도 엄마라는 느낌을 준 적이 없는 그 여자가

사야 인생을 미치도록 만든 그 여자가

오늘 사야 생일이라고 전화해서는 또 흔들어 놓는다

 

아 제발

아니 씨발

니가 내 엄마라는 게 존나 드럽다

 

 

 

 

 

 

 

 

 

'4. 아늑한 모래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맘대로 안되는 삶..ㅎㅎ  (0) 2013.07.03
공평한 세상  (0) 2013.06.19
생일  (0) 2013.06.17
또 하루를 살았다  (0) 2013.06.14
사야는 괴롭다.  (0) 2013.0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