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말했다
생일이니 미역국 끓여먹으라는 엄마에게
미친듯이 소리쳤다
넌 뭐냐고
누가 낳아놓으라고 그랬냐고
아니 낳아놓은 것도 모자라 너는 왜 내 인생을 이렇게 힘들게 하냐고
소리를 지르고 또 질렀다
미역국을 끓여먹으라고 전화했다는 그 엄마에게
정확히는 니가 어찌 감히 그런 말을 할 수 있냐고 길길히 뛰었다
대놓고 그랬다 너라고
너같은 인간이 왜 내게 뭐라고 하냐고 소리소리도 질렀다
신문에 나오는 패륜아차럼 그랬다
그리고 이게 한 두번도 아니다.
널 위해 죽겠다던 내 엄마가 자살한다면
그렇게나 자살한다고 위협하던 그 엄마가 자살한다면
참 유감스럽게도 사야는 안 슬플거라네
딱 십분 있으면 사야는 독일식으로 마흔 여섯이 되는데
여전히 이 분노를 삭히지도 못하고 납득도 못하고
아니 뭐가 뭔지도 모르는 이해도 못하고
싸질러 놓으라고 부탁한 적이 없다만
단 한번도 엄마라는 느낌을 준 적이 없는 그 여자가
사야 인생을 미치도록 만든 그 여자가
오늘 사야 생일이라고 전화해서는 또 흔들어 놓는다
아 제발
아니 씨발
니가 내 엄마라는 게 존나 드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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