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 한달 전인 9월 7일 평창에 다녀왔다
아시다시피 봉평은 이효석의 메밀꽃필 무렵의 무대인 곳이다.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소금을 뿌린듯이 흐븟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이효석의 작품은 저것 밖에 읽지않았지만 왠지 정이가고 꼭 보고싶었던 메밀밭.
지역축제라면 질색을 하는 사야지만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축제첫날이더라.
하긴 축제광고를 보지못했다면 또 깜박 지나갔을 수도 있으니 감사해야하나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했던가 세상에 급조된 것처럼 보일 정도로 키도 너무 작고 듬성듬성인데다 생각했던 것보다 그리 넓은 지역도 아니더라.
키큰 메밀꽃밭은 지나는 황홀한 상상을 하며 간 사야에겐 사실 충격적이기까지했다. 여주에서야 겨우 한시간거리니 덜 억울했지 서울붙터 찾아갔다면 분통터졌을 상황..ㅎㅎ
그나마 오랫만에 사진으로보니 좀 낫다..^^;;
저 화려한 꽃이 뭔가 줌을 좀 당겨보니 백일홍인것 같다. 정자가 사야가 그리도 간절히 원하는 너와지붕이네.
전체적인 모습.
대충 보고 돌아나오는 길에도 너와지붕이..^^
이 길을 따라가면 소설속의 물레방아간이 나오고 그 뒷 산길(?)을 이 길이라도 없었으면 어쩔번 했냐고 투덜대며 좀 오르면
이리 가산문학관이 나온다. 가산은 호인줄 알았더니 이효석의 아명이라네
자세히 보면 이리 생기겼다. 메밀꽃무렵, 소설때문인 지 사야의 무지때문인 지 무지 소탈한 사람일거라 생각했는데 문학관을 돌아보니 굉장한 부루조아였더라. 사진을 보니 예전 울 시부모님댁 옛날 사진을 보는 듯 서양적인 생활모습
나도 가본 적이 있는 하얼빈의 소피아성당의 당시 사진을 보니 기분이 묘하더라지.
문학관은 옛날 책들이며 그의 집필실을 재연해놓은 거며 메밀에대한 설명이며 나름 괜찮았다. 아 내가 이효석에 대해 아는 게 하나도 없었구나, 참 궁금하게 하는 양반이네, 란 생각을 하게했으니까..^^
물론 그가 일제강점기를 살았다는 것때문이겠지만 말이다.
아래서 올려다본 가산 문학관.
마침 또 여행의 필수품인 현금이 없어가지고 현금인출기찾아 헤매느라 지쳐 더이상 사진은 없다.
가는 날이 진짜 장날이어서(위에는 비유고..ㅎㅎ) 봉평장에가서 메밀국수도 먹고 메밀전 부꾸미 뭐 그런 것도 엄청 맛있게 먹었다. 특히 배추를 넣어 얇게부치는 메밀전 맛은 환상이더라.
갈때는 장평IC로 빠졌는데 올때는 둔내쪽으로 오다보니 청태산이란 곳을 구비구비 돌았는데 산이며 풍광이며 역시 강원도란 생각이 들 정도로 좋았다. 전나무가 많아서인 지 약간 홋가이도 필도 나고 말이다. 천미터가 넘던데 나중에 등산한번 다녀오면 좋겠다.
보너스
봉평장에서 사온 순대덕에 평소엔 떠멕여줘야 간신히 먹어주는 녀석들이 쪼르르 모였다. 그래도 안 달려들고 참을성 있게 기다리는 녀석들. 혹시 내 밥에 제일 많이 얹어주시길 기도라도 하고 있을까..ㅎㅎ
개.새.끼.도 새끼라고 내새끼들이 맛있게 먹을 때 참 행복하다. 특히 울 호박이 간이라면 환장을 해서 한조각남겨 조금씩 입에넣어주면 그 오물오물 먹는 표정은 얼마나 귀여운 지.
순대랑 간 좋아하던 사야가 두어개이상 집어 먹어본 기억이 까마득하다..^^;;;
2012. 10.07. 서울에서...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