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끝난게 아니다.
현충일엔 또 길상사를 가보기로 결정. 사실 법정스님을 별로 안 좋아하다보니 길상사를 가보고 싶단 생각을 못해봤는데 또 얼마전부터 자꾸 길상사가 입에 붙더라지.
성북동에는 간송미술관때문에 갔지 제대로 걸어본 적이 없어서 이번엔 좀 둘러볼 목적으로 버스를 타기로 결정.
다행히도 근처까지 직접가는 버스가 있더라.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슈퍼마켓을 찍은 것 까진 좋았는데 저기서부터 길 잘 찾기로 유명한 사야가 엄청 헤맸다는 믿지못한 이야기.
어마어마한 집들을 걷고 걷다가 만난 길상사. 휴일이라 사람들이 꽤 많더라.
원래 요정이었던 걸 절로 만들어서인 지 극락전 모습도 특이하고 넓직하면서도 아기자기한게 괜찮더라지. 사진엔 안보이지만 이 사진을 앉아 찍고 있는 곳에서 바로 부처님도 보이고 좋았다.
스님들 처소라는데 무슨 수도원을 연상시키는 분위기. 바로 아래쪽에 좌선명상을 할 수 있는 터가 있던데 지금이야 물이 말랐지만 물 많을때 와서 눈감고 앉아있으면 정말 좋겠단 생각.
제 길로 내려오다 만난 어느 아름다운 곳. 여기서부터는 사유지라며 개조심하라고 써있던데 집은 잘 안보이고 서울 한복판에서 숲속처럼 살고 있더라지. 재밌는 건 사진을 찍고 돌아나왔는데 마침 어느 수더분해(?) 보이는 아주머니가 말티즈와 요키를 한꺼번에 안고 저 집으로 들어가시더라.
뭐야 저런 개들을 조심하라는 거였어? ㅎㅎ
역시 돌아나오나 만난 요 이쁜 놈. 어찌나 순한지 내다보다 슬그머니 내려가버리던데 조심하라고하면 나 정도는 되야지? 하는 표정같더라..ㅎㅎ
사야가 무진장 좋아라하는 한련화가 벌써 이렇게 피었다. 아 여주마당에도 한련화는 꼭 가져다 심어야하는데..
무슨 수도회인가 그런 곳 아래를 나누어 세를 준것 같은 분위기인데 집집마다 저렇게 예쁘게 꽃을 가꾸고 중간집에 의자도 하나 나와있어서 약간 이국적인 분위기가 나는 곳이었다.
어마어마한 사장님들 집들이 있는 가하면 이런 옛골목들도 많이 남아있는 재밌는 동네.
처음엔 가볼 생각이 없었는데 어찌 헤매다 찾아간 최순우옛집.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를 읽었다면 궁금해질 집이긴 하다. (그러고보니 부석사 다녀온 이야길 여기 안썼네..ㅎㅎ) ㅁ자 형태의 옛집인데 아궁이도 없고 부엌도 없고해서 물어보니 1976년인가 이사를 오셨기에 벌써 보일러를 까셨다네..^^;;
원래의 목적이었던 수연산방 상허 이태준고택. 빤히 보이는 곳에 있는 걸 어찌나 헤맸는 지 이 집이랑 뭐가 꼈나 싶을 정도. (후기도 있다..ㅎㅎ) 작은언니네 집에 갔다가 우연히 '무서록'을 읽고는 ' 아 이렇게 글을 잘쓰는 사람도 있구나' 싶었던 기억
그래서 그 글을 집필했다는 이 집을 꼭 가보고 싶었는데 차일피일 미루게 되었었다.
지금은 찻집으로 운영되고 있어 사진찍기가 쉽지 않았는데 어쨌든 이게 위에서 본 대문안쪽
저 앙증맞지만 화려한 누각.
그리고 내려가게 되어있는 우물가.
지금은 찻집 화장실가는 길인 집뒷편의 모습. 막상 30년대 이태준이 살았을 시절엔 어떤 모습이었는 지 궁금하다만 정말 아기자기 재밌는 곳이더라. 바깥에는 자리가 다 차서 차마시는 건 포기했다만 빌려읽었으니 소장목적으로 사놓기만 한 무서록이나 문장강화나 다시 읽어보고 싶어졌다.
길상사와 수연산방만 들렸다 돌아오는 길은 한성대입구에서 성북천을 따라 또 걸어올 생각이었는데 예상외 사태 발생.
to be continued..^^
2012.06.06 성북동에 다녀와서...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