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이가 수술을 받았다보니 지난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내 여주에 내려가 있었다.
지난 번에 내려가서 거실구조를 약간 바꿨는데 날씨가 더워지다보니 난로를 피울 일이 없어 장작박스를 치우고 대신 밖보다는 안이 시원하니 저 흔들의자를 집안으로 들여놓았다
저 곳에 앉아 바깥풍경을 바라보거나 음악을 들으면 얼마나 좋은 지.
거기다 새깽이들이 주변에 저리 편안하게 누워 잠들을 자는데 정말 그 순간만은 이게 천국이지, 라는 생각이 들더라.
물론 앉으면 무릎으로 올라오고싶어 안달들을 한다만 '안돼' 소리와 함께 책을 집어들면 모두들 포기하고 저리 포위만한다..ㅎㅎ
울 호박인 이웃집아저씨가 수술받은 거 맞냐고 물으실 정도로 빛의 속도로 뛰댕긴다..^^
자리에 앉으면 보이는 풍경이다. 저 안개꽃은 사야가 여주에 있는 안개꽃이랑 비교 안타깝다던 그 화분. 정말 여주에 가져다놓으니 물을 자주 주거나 잘 보살피는 게 아닌데도 바람이 이슬이 저리 활기있게 다시 만들어 놓는데 감동했다.
울 대단하신 새깽이들 덕분에 마당은 저꼴이다만 그래도 잡초는 또 어찌나 무성하게 자라는 지 뽑고 또 뽑고를 반복해도 끊없는 싸움.
새깽이들뿐 아니라 저리 창밖으론 백로들이 식사하시느라(?) 여념이 없으시고, 거의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는 순간 백로의 날개짓을 바라보는 건 또 다른 즐거움이다.
아무도 못 따라나오게 하고 문밖에 있었더니 저리 문안에 모여있는 내 사랑스런 새깽이들.
이번에 이웃집과의 모임(?)이 있었는데 그때 잠시 언급했던 울 새깽이들의 문제가 다시 토론의 대상이 되었었다.
사야가 저 집을 택한 이유는 울 새깽이들과 함께 편히 살 집이 필요했기때문이었다. 당시는 뒷집도 없었고 옆집이 주말주택인 것도 알고 있었고 말이다.
울 새깽이들을 집안으로 들여놓을 수 있는 저 바닥도 마음에 든건 물론이다.
옆집과의 경계에 울타리도 치고 튀어나가지 못하게 원래있던 울타리보다 저 위 포도주병들이 있는만큼 빙둘러 높이고 나름 엄청 애썼다
전에는 추우면 들여놓던 놈들을 요즘은 여러사정상 예민해져있는 것들을 알기에 밤마다 들여놓는다
고맙게도 뒷집아저씨, 앞집과도 이야길 했다며 울 새깽이들에게 스트레스도 받지만 우리가 얼마나 피해를 안주려고 애쓰는 지 너무나 잘 알고 있어서 무슨 말을 하기가 쉽지 않다는거다.
이런 저런 세부사항들을 또 합의보고 앞으로 더 노력하겠다는 약속도 하고..ㅎㅎ 그러니 사실은 남친이 저 네 놈들을 데리고 어디가서 잘 키우겠다는 건 지 답이 안나오는 이 상황은 정말 한숨만 나오지만 말이다.
남친이 출근하면 호박인 집안에 갇히고 나머지 세 놈들은 마당에 갇힌다만(?) 사야가 내려가 있으면 요즘 부엌쪽 뒷문을 열어놓는 관계로 지들맘대로 들락날락 신난 놈들.
물론 사야가 마당에서 일하면 지들도 마당으로 집안으로 들어오면 지들도 집안으로 뭐 대충 그렇긴하다만 저럴땐 세상에서 제일 편하고 행복해 보이는 놈들.
뭘하다가 돌아봤더니 울 씽구리는 저렇게
(사람들이 울 씽구리를 무진장 무서워하는데 저 자는 모습 좀 봐라 천사가 따로 없지 않냐고..ㅎㅎ)
울 바리는 또 저렇게 웃기는 자세로..ㅎㅎ
저 두 놈들은 또 저렇게 모두들 각자 편안한 곳에 편안한 자세로 쉬고들 계시더라는 거지
모래실이 아름다운 건 사실 저 놈들이 있기때문. 아 내 새깽이들, 끝까지 책임져야하는 아름다운 생명들.
아 이 놈들아 도대체 내가 너희들을 위해서 뭘 해줄 수 있는 거니..
2012.05.28. 여주를 다녀와서...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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