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아늑한 모래실

왔다리 갔다리 고달픈(?) 삶..ㅎㅎ

史野 2012. 5. 17. 16:03

지난 주엔 어찌나 바빴던 지 월요일에 서울에 올라왔는데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약속이 있었던데다 금요일엔 두 껀 토요일엔 어쩌다보니 세 건이되어 일요일 새벽 다섯시반까지 술을 마시는 사태가 발생했다..^^;;

 

화요일엔 병원에 가야하는 날인데 그냥 잠들어버리면 열흘가까이 못내려가게 될 것 같아 꼬박 열네 시간을 술마신 정신에도 설겆이하고 쓰레기 분리수거해 가져다버리고 화분에 물주고 7시 30분 여주행버스에 올랐다지. 사야인생에 이런 날도 있다..ㅎㅎ

 

얼마나 피곤했는 지 차에 타자마자 기절. 재밌었던 건 분명히 여주행 버스에 올랐는데 친절하게도 나를 깨워준 어느 여자분. 어디까지 가세요? 여주인데요? 하하 보통은 여주 다왔어요, 그럴텐데 그 정신에도 그 말이 어찌나 웃기던지..

 

요즘 택시비 아끼는 게 관건인 사야다만 일요일인지라 그 아침부터 남친을 깨울 수 없어 택시타고 들어갔더니 이 남자 벌써 사라지고 없네. 찜질방 갔었다는데 전화는 아니더라도 미리 문자라도 넣어놓을 걸 에고 아까운 내 택시비...^^;;

 

 

 

겨우내 잘 살아주어 고맙던 미스김라일락이 드디어 저리 꽃을 피웠다. 이쁜 화분 한개는 울 새깽이들이 깨버려 저 모양이다만 어찌나 행복하던 지..올해는 꽃이 지고나면 아무래도 마당에 심어야겠다.

 

 

 

사야가 역시나 좋아라하는 괭이밥꽃이 저리 무리지어 이쁘게 피었다. 사이사이 보이는 코스모스 싹들. 어찌나 여기저기 많이 나오는 지 올해 코스모스는 볼만하겠다.

 

 

 

분명히 아작(?)을 내놓으셨을 거라고 별 기대없었던 패랭이꽃도 저리 잘 자라고 있어 감사한 마음.    

 

월요일엔 고맙게도 비가 하루종일 내려서 화요일에 병원가는 걸 포기하고 잡풀뽑기에 전념. 잔디가 하도 없어서 푸르른 건 모두 아까운 심정이었지만 마당있는 집에 잡초가 무성하면 그 것도 꼴사나운 지라 열심히 일했다. 예전부터 느낀거긴 하지만 시골사는 것 특히 주말주택 가꾸며 사는 사람들은 정말 부지런한 사람들이란 생각이다.

 

 

 

할매가 나타나니 행복한 울 새깽이들. 특히 월요일엔 비가내려 하루종일 집안에 두고 이 일 저 일 하느라 왔다갔다하니 빨리 옆에 앉으라고 저리 불쌍한 표정들로 애걸중이다.

야 이 놈들아 내가 바보냐? 앉으면 괴롭힐 게 뻔한데 거길 앉게? ㅎㅎ 아 정말 날씨가 더워지니 옷도 얇아지는데 저 덩치들이 달려들면 너무 아프다. 가만히 서있어도 달려들긴 하지만 앉으면 네 놈이 사람하나 우스운 꼴 만든다..^^;;

 

 

 

자리에 앉으면 다가오는 건 바리도 마찬가지지만 그래도 바리는 늘 이렇게 구석에 쭈그리고 누워있어 보기가 안쓰럽다. 딴 놈들은 자리가 비좁으면 침대에도 혼자 올라가거나 부엌에 지들 이불 위에라도 가있는데 이 놈은 어찌 늘 저 모양인지..ㅜㅜ

 

드디어 내일 울 호박이를 수술시키기로 했다. 바리는 입원도 했었고 그 후 돌보는 일이며 요즘 그 문제로 어찌해야하나 골치가 좀 아팠는데 이 병원은 아침에 시키면 당일에 데려가도 된다고 하고 남친이 마침 이번 주엔 금토일을 쉰다고 해서 날짜를 잡았다. 8월 말이면 또 발정기가 돌아오니 그 전에 시켜야하는데 더 더워지기 전에 시킬 수 있어 다행이다.

 

남친과 함께 있을땐 몰랐는데 왔다리 갔다리 하며 배설물치우고 밥주고 하다보니 (예전엔 그 일을 다 남친이 했다) 네 마리를 키우는 게 보통일이 아니다. 아침에 밥주고 출근하고 퇴근하고 와 밥주고 남친이 참 고생이겠다 싶다.  

 

지게차운전자로 들어가긴 했지만 남친이 하는 일이 노가다랑 비슷해서 많이 힘들어하는데 얼마전부터 어깨가 아프다고 난리가 아닌거다. 일이 힘들어 그러나보다 했는데, 일요일저녁 이웃집동생이랑 술을 마시다가 불에 덴듯 아파해서 그 동생이나 나나 너무 놀랬다.

어찌 그 상태로 가만있냐고 병원에 가보라고 난리를 쳤더니 인대랑 힘줄이랑 붙어 염증이 생겼고 어쩌고 복잡한 이야기.

나도 어깨를 다쳐봐서 알지만 보통 아픈게 아닌데 어찌 그 몸으로 일을 했는 지 안타까운 마음. 그렇다고 지금 당장 일을 그만둘 수도 없고 참 산다는 건 녹록한 게 아니다.

 

어깨는 쉽게 수술하는 것도 아니라지만 그래도 약먹고 주사맞고 물리치료받고 그러면 시간은 걸려도 나아질 거라니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니 집꼴은 더 말이 아니고 둘이 하던 일을 혼자 그것도 가끔씩 가서 몰아하려니 사야도 죽을 맛이다..-_-

 

 

 

걷기도 하고 음식조절도 하긴하지만 왔다리 갔다리 삶이 고달프니 살이 빠지긴 빠지고 있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집중해 볼려고 저 걸 샀다. 체중과 체지방 체수분까지 재는 기계다. 여주에 가느라 받아만 놓고 오늘 설명서를 읽고 써보니 잘 구입했다 싶다.

예전엔 뚱뚱해도 워낙 걷기를 좋아해 근육양이 남보다 많은 편이었던지라 설마했는데 이번에 재보니 체지방량이 어마어마하더라. 거기다 체수분은 약간 부족하고 말이다.

 

헬스장을 다닐까도 고민했는데 지금은 그럴 여력도 없고 우선은 많이 걸으며 그나마 배운 가락은 조금 있으니 집에서 근육운동을 꾸준히 해 볼 생각이다. 이번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십킬로 감량에 성공해야겠다. 근데 참 사람 욕심이란게 웃긴게 지금 4킬로 정도빠졌으니 지금부터 십킬로 감량을 해야겠단 생각이 들더라는 것. 어차피 이십킬로 쪘으니 그래도 육킬로는 더 나가는 거잖아, 하면서 말이다..ㅎㅎ

 

예전에 정신과선생님이 일주일에 일킬로씩 빼는 건 괜찮다고 하셔서 갈때마다 일킬로씩 감량하기로 약속하고선 못 지켰는데 이번엔 이주일에 한번씩 가니까 이킬로 감량을 꼭 성공해봐야겠다. 그렇게 따지면 앞으로 두달 반 정도인데 그게 그리 쉬울까? 하하

 

 

 

모래실과는 무관하다만 사야가 환장하는 비어플러스 골뱅이다. 힘들때도 기쁠때도 생각나는 안주다. 오죽하면 알바생들도 사야를 골뱅이손님왔다고 하겠냐..^^;;

울 재밌는 사장님 사야가 장성에 있을 때 골뱅이먹고 싶을까봐 보내줘야하나 고민했다고 하시더니 이번에도 서울로 이사왔다니까' 골뱅이때문에 왔구나? ' 하셨다지...ㅎㅎ

십킬로를 감량하려면 저 골뱅이가 적인데 (가면 골뱅이만 먹냐 맥주도 엄청 마시지..^^;;) 사야뿐 아니라 고기공놈까지 저 골뱅이를 미친듯이 좋아해서 절대 외면할 수 없는 사랑스런 적이라는 게 문제다..ㅎㅎ

 

우짜든둥 어제 서울에 왔는데 그래서 내일 아침 또 여주에 간다.

일요일점심에 약속이 생겨 토요일 저녁에 다시 올라와야하는 지라 남친은 자기가 알아서 할테니 걱정말라지만, 내 새끼가 그런 중대수술을 받는데 그럴 수는 없지. 병원이 터미널옆이니 일찍가서 수술전에 얼굴이라도 보이고 저녁에 데려오고해야 그나마 내 마음이 좀 편할 것 같다. 안그래도 호박이 의견을 묻지도 않고 시키는 수술이라 마음이 영 불편한데 말이다.

 

수술전후야 늘 마음이 복잡하고 짠하다만 막상 다른 놈들을 보면 그래도 수술을 시킨 걸 잘했다 싶다. 아끼랑 씽씽이는 수술후부턴 집나가 나흘씩 안들어오고하는 버릇은 없어졌다. 인간도 마찬가지지만 동물들이 받는 성적스트레스도 어마어마하다니 전문가들 의견도 믿기로 했다. 

 

내 상황이 지금 이렇지만 않으면 한번은 새끼를 낳게 해주고 싶었는데 호박아 미안하다.

하긴 울 바리 사랑받기 시작하자마자 새끼를 낳아서인 지 새끼들에게 무관심하고 질투하고 그랬던 과거가 있으니 어쩌면 울 질투쟁이 호박이도 그럴거라고 스스로를 위로해본다. 

 

 

 

 

 

2012. 5.17. 여주를 다녀와서...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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