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아늑한 모래실

청미천 겨울풍경

史野 2012. 2. 9. 16:05

제가 요즘 산책을 다니던 곳의 이름이 청미천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그냥 조그마한 개천정도로 생각했는데 한강의 제 1지류로 길이가 64km나 되더라구요. 지도로 보았더니 제가 태어난 곳 옆을 흐르던 그러니까 어린 시절 고향을 갈때 늘 보았던 그 천이 같은 청미천이었던 겁니다.

그러니 더 정답게 느껴지는 것 그것이 인지상정이겠지요

 

 

 

눈이 어마어마하게 왔던 다음 날 그러니까 서울로 이사오기 하루 전 날 나선 산책길. 저 멀리 보이는 게 청미천입니다. 발목까지 푹푹 빠지긴 했어도 아무도 밟지않은 눈길을 걷는 다는 건 참 설레는 일이죠.

 

 

 

예전 연양리 남한강가가 생각나는 풍경입니다.

 

 

 

궁금해하시는 분들도 있을것 같아 올립니다. 예전 연양리는 이렇게 바뀌었습니다. 저는 사실 마음이 아파 가보고 싶지 않았는데 얼마전 아는 동생놈이 아들내미를 데리고 나타나 가보고 싶다고 하길래 함께 갔었더랬죠. 변하질 않길 바라는 게 욕심일 수도 있겠지만 자연스러웠던 강변을 너무나 사랑했던 제게는 참 아픈 모습입니다.

 

 

 

바람이 만들어낸 무늬가 너무 고와 차마 밟기가 미안했던 날이었습니다.

 

 

 

제 고민을 울 씽씽이가 가볍게(?) 해결해줍니다..^^

 

 

 

평소에도 아름다운 곳인데 눈이 쌓이니 훨씬 더 운치있게 느껴집니다.

 

 

 

편히 쉬던 새들과 오리떼들이 씽씽이 소리에 놀라 후다닥 날아오릅니다. 시골에 살면서 가장 고마운 건 조금씩 다른 생물들과 어울려 사는 법을 배워가는 것인 듯 합니다. 예전엔 저리 날아오르면 참 아름답다고만 생각했었는데 요즘엔 새들에게 미안해집니다.

특히 씽씽이와 산책을 하면 쉬고 있던 꿩들이 놀라 황급히 달아나는 데 그렇게 미안할 수가 없습니다. 평소 사람이 거의 다니지 않는 곳이라 안전하다고 쉬고 있었을텐데요.

 

 

 

미술을 공부한 사람으로 예술품들이 얼마나 아름다운 지 모르는 바는 아니나 그래도 저리 자연이 만들어내는 선들은 인위적인 것으로 어찌 안되는 감동이 있다는 생각입니다.

 

 

 

얼마나 추웠던 지 평소보다 더 많은 면적이 얼었네요. 저 색감도 물감으로 표현해내기엔 조금 어렵겠죠? ^^

 

 

 

저 먼 끝이 제가 사진을 찍었던 곳입니다. 평소에는 오른쪽 험한 길로 돌아오는 데 저 날은 차마 그건 못하겠더라구요. 월요일에 다시 가보니 저 눈들은 말그대로 눈녹듯, 사라졌더군요.

 

아 벌써 그리워집니다. 청미천은 아니더라도 진짜 오랫만에 청계천 산책이라도 해봐야할까봐요. 그럼 또 옆에 걷던 울 씽씽이가 그리워질까요? ^^

 

 

 

 

2012. 02.01. 여주 청미천 겨울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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