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아늑한 모래실

우울한, 너무도 우울한 사야

史野 2011. 5. 26. 15:59

사야가 너무나 좋아라하는 비오는 날의 풍경, 오늘도 비는 내리지만 양이 적어서인지 저런 풍경이 안 만들어진다.

 

고기공놈 동생이 임신을 했다고해서(그제 순산했다) 내가 아기용품을 하나 선물하기로 했다. 고기공놈도 나중에 아이낳으면 물려쓰라고 좀 쓸모있는 걸 사줄 생각으로 독일사이트를 뒤졌는데 해외배송이 안되는거다.

왠만하면 그냥 한국에서 살까하다가 마침 큰 폭으로 세일까지하길래 시댁으로 배달시켜 시어머니가 내게 보내주는 방식을 택하기로 했다.

어제가 도착예정일. 물품을 받았냐고 전화를 했더니 아직 안받았다길래 올거라고 어쩌고하는데 갑자기 받았다는거다. 문제는 내가 부탁했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고는 이런 거 시킨 적 없다고 수신거부를 하셨다나..ㅜㅜ

 

너무 황당했는데 나보다 본인이 더 충격을 받고 울먹이며 자책을 너무하는 바람에 위로하느라 바쁜데 날더러 아끼꼬(새 며느리이름)란다. 아끼꼬랑은 전화통화도 안한다면서 거기다 독일어도 안쓰면서..ㅜㅜ

 

시댁을 방문했던 조카가 보.청.기를 놓고 갔다고 전화를 하시질 않나 지난 주엔가는 내게 줄 선물(라클렛기계)을 울 조카편에 보냈어야하는데 깜박했다고 전화를 하시질 않나. 그러니까 울 조카가 시댁에 들렸다 암스텔담등을 거쳐 런던으로 간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으시고 한국으로 갔다고 생각을 하시더라지.

 

아 정말 아무리 생각하지않으려해도 이런 일이 생길때마다 심장에 박힌 가시처럼 아프다. 남친말대로 정말 한번 다녀와야하는 건지. 어쩌면 스스로 가지않을거라 생각해서 더 아픈지도 모르겠다.

 

아 우울할땐 먹는 게 최고. 요즘은 다시 음식사진을 찍기시작했다.

 

가끔씩 강렬하게 땡기는 매운 음식. 사야가 행복한 이유중 하나는 본인이 한 음식을 너무나 좋아라한다는 것. 난 내가 만든 오징어덮밥이 제일 맛있다.

 

역시 오징어를 넣은 서양식 볶음밥

 

 

그리고 오징어카레와 내가 담근 오이소박이와 미나리 물김치. 오징어넣고 짜장밥도 해봤다..^^

 

 

그리고 단촐하지만 실속있는 밥상. 저 날의 주제는 옥돔국이다. 냉동고에 아끼고 아끼던 옥돔한마리를 투척하여 끊인 국.

 

 

드디어 농사 첫 수확. 위의 열무 솎아낸걸로 겉절이를 했고 쑥갓 솎아낸거(이건 야채로 키우는 건 아니고 꽃보려고 밭이 아닌 마당에 뿌린거지만)랑 다른 야채들은 쌈채소로 먹었는데 무지 뿌듯하더라지. 저 쑥갓옆의 것은 남친이 쌈채소로 알고 사온 건데 먹어보니 셀러리. 셀러리 무지 좋아하지만 키운 단 생각은 못해봤는데 완전 대박. 

 

 

재밌는 광경, 문을 열어놔도 될만큼의 날씨이지만 가끔씩 불을 지핀다. 오늘도 우중충하고 싸늘하니 불한 번 피워야할 듯.

우짜든둥 우울할때마다 울 새깽이들에게 많은 위로를 받는다.

 

 

 

 

2011.05. 26. 여주에서...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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