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했듯이 대구 사진 비엔날레에 다녀왔다. 나도 이번에 처음 알았는데 2006년에 처음 개최되고 2회째란다.
광주비엔날레도 안간 내가 무슨 사진에 열이 뻗쳤다고 그 멀고 먼(그지같은 88고속도로를 타야하는데 서울가는 거랑 똑같다) 대구까지 갔냐면 '어제의 기억'이란 동북아 삼국의 옛날 사진들이 전시된다는 이야기때문이었다.
아시다시피 나는 사진보다는 역사에, 우리들의 옛 모습에 관심이 많다.
전시회 팜플렛이다.
1901년 이전의 육조거리라나. 예전이나 지금이나 서울엔 정말 사람이 미어터진다..ㅎㅎ
이런 사진들을 많이 접해보지 못해서인지 참 묘한 기분. 맘같아선 날마다 가서 인물하나하나를 뜯어보고 싶었던 기분. 물론 그래서 팜플렛도 샀다만..^^
경복궁과 그 앞민가들. 도저히 상상이 가지 않던 모습, 그리고 지금 바라봐도 연결이 잘 안되는, 그래서 더 흥미로운...
어쨌든 주제는 책자랑이니까 전시회장에서 산 이 책. 꼭 브레송책을 갖고 싶다 그런 생각은 없었는데(비싸기도 하고) 지난 번 그의 다큐영화를 보고와서 갖고 싶었었다.
거기다 독일어다..ㅎㅎ 양장도 아니고 보급용으로 만든 거긴 하지만 그래도 독일현지가격이랑 비슷하게 구입했으니 이 행복이란.
샤르트르 피카소 그리고 샤넬의 사진
브레송이 찍은 사진뿐 아니라 그의 가족 사진들
그리고 그가 찍힌 사진들도 들어있다.
옆에 로베르 드와노의 2009년 다이어리도 현지가로 팔길래 이 것도 냉큼. 클림트와 모네다이어리를 썼던 적이 있었는데 진짜 좋았다지.
안은 이렇다.
마침 옆에선 월간사진 정기구독권을 원래 팔만원이라는데 육만원에 팔고 있는거다. 그래 또 잽싸게 구독신청을 했는데 올해나온 잡지들을 권당 이천원에 팔더라 그래 또 구입. 2007년거까지 하나 더 줬으니 일년구독료로 거의 이년치를 구입한 셈..^^
또 목표였던 특별전' 북한의 변해가는 풍경'전을 보러 대구문화예술회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별 다른 건 없었지만 몇 사진 특히 이 개성사진이 넘 마음에 들더라.
저 사진을 보는 순간 가슴이 뭉클해지면서 오버하자면 저 곳에 꼭 가봐야겠다고 저런 곳을 구석구석 돌다보면 내가 헤매고 있는 이 2008년 마흔넘은 정체성이 어느 정도 짜깁기라도 되지 않을까 하던 마음.
거기에 또 책장사가 없었겠냐..브레송보다 더 구하기 어려운 쿠델카의 사진집이 팔리고 있더라니까..ㅎㅎ
이미 충분히 샀기에 그저 만지작거리기만 하는데 하나라도 팔고 싶은 아저씨 자꾸 헐값에(?) 주겠다고 꼬시더라는 거지. 거기다 영어본과 불어본이 있는데 불어본을 사면 더 깎아주시겠다니 어떻게 안사? 예의가 아니지..^^
잘난 사야..ㅎㅎ 점심시간 아껴가며 죽어라 불어문법책 달달 외우던 때도 있었으니 뭐 대충 뜻은 통하지 않을까..^^;;;;
이 유명한 사진. 내가 무지막지하게 좋아하는 영화 프라하의 봄(밀란쿤데라의 소설 참을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 원작)에서 줄리엣 비노쉬가 찍은 사진들이 그의 사진들이었다네.
그 옆에는 또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프랭크의 미국사람들. 역시 현지가보다 훨 싸게 주신다기에 덥석. 고 옆 귀여운 책은 케르테츠사진집인데 아래 책을 사라 꼬시며 선물로 주셨다..ㅎㅎ
거기다 여기저기보다보니 또 눈에 띄는 저 책 베를린. 너무 커서 책장에 들어가지도 않아 저기 세워놨다.
여러가지 면에서 역사적으로나 내게나 무시할 수 없는 도시 베를린의 역사가 저렇게 사진으로 남아있다. 사실 저런 책은 현지에서도 그리 비싸진 않지만 워낙 무거운 관계로 떠돌던 내가 탐이 나도 사올 수 없었던 지라 뿌듯하기 이를데없다.
덕분에 일박이일 느긋하게 하려던 여행은 한푼이라도 아끼잔 취지에 잠자는 것도 생략하고 왔다갔다 두 끼를 휴게소에서 대충 해결해야했지만, 그래 죽어라 운전하고 밥도 제대로 못 먹은 남친에게 무지 미안했지만 어쩌니 그래도 행복하고 좋은 걸.
생여우인 사야는 자기야 나같은 여자 만나서 이렇게 대구까지 사진전시회도 오고 너무나 행복하지~~~~? 이러며 얼렁뚱땅..ㅎㅎ
자랑하는 김에 이게 사야의 책도장이다. 몽님이 작년 내 생일에 주신건데 내가 받자마자 도쿄를 떠나오느라 써보지도 못하다가 이번에 마구 찍으며 혼자 신났다..ㅎㅎ
두꺼운 사진집을 보기에 마땅한 곳이 없어 이렇게 책상을 옆으로 빼놓았다. 의자는 전망좋은방에서 신발 신는 용도로 쓰던 그 것.
저기 앉아 음악틀어놓고 가끔 밖도 내다보며 사진집을 뒤적거리는 기분 아주 죽인다.
앗 참 저 위 바닥에 나뒹구는 껍데기는 오스트리아 건축가 훈데르트바써의 이 책이다. 전에 내가 시아버님께 선물했던 책인데 아버님 돌아가시고 기념할겸 탐나기도 해 어머님께 말씀드리고 가져왔다.
브레송책처럼 건축물뿐 아니라 그에 대해 방대한 자료가 들어있어 아주 마음에 든다.
몇 달 안먹어도 배부를 듯 하다. (그렇다고 내가 안 먹냐만..흑흑)
많은 것을 바란 적이 없었으므로 그래 나 이럴땐 드럽게 행복하다..^^
책자랑이니 잉크묻은 책장에 올려야겠지만 사진집이니 그냥 이 곳에 올린다.
2008.11.14. 장성에서...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