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전망 좋은 방

이런 저런 이야기

史野 2008. 1. 21. 20:20

새해가 시작된 지 벌써 이십일이 넘었고 내가 돌아온 지도 다섯 달인데 너무 정신없는 날들이 흘러가고 있다.

 

얼마나 사람이 그리웠으면 사람만나는 데 이렇게 올인을 하는데도 지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나같이 유한마담으로 놀고 먹었던 인생에 딱 맞는 완벽한 인생이구나 자조도 하고 말이다.

 

 

어쨌든 이야기했던 내 사랑하는 조카가 연초에 포상휴가라고 잠시 다녀가서 또 우리집에 모여 숯불구이를 해먹었다. 진중한 놈인데 지난 정기휴가 복귀 후유증이랑 연말 후유증이 겹쳐 힘들었다는 말을 들으니 마음이 많이 아프더라.

 

그래 안다. 저 놈만 군대갔다냐 그래도 마음아픈 건 아픈거지. 이제 반이 지나 일년인데 잘 버텨내주기만을 바랄뿐.

 

저 앞에 웃고 있는 놈이 이번에 대학간다는 그 놈인데 울 올케언니가 고모가 블로그에 사진을 올리면 다 너를 단골손님으로 알겠다, 어쩌고 해서 웃고 있는 중..ㅎㅎ

 

저 날 고기공놈은 내 큰 조카놈이랑은 저런 인텐시브한(!) 첫 대면이었는데 멋있다고 난리났다..^^

 

 

두 놈다 술이 취해 침대에 엎어져있는거다..흐흐 나는 정말 저 두 놈들은 태어날때부터 같이 살았던 관계로 이리 봐도 이쁘고 저리 봐도 이쁘고.. 감히 고모가 무슨 말을 못하게 잘 커버린 두 놈이긴 해도 내겐 여전히 마당에 고무다라(!) 놓고 발가벗겨 목욕시키던 그때의 그 기분이다.

 

우리 올케언니 장점이 백만가지지만 그래도 가장 고마운 건 저 두 놈들을 저렇게 멋지고 괜찮은 인간으로 키워놓은 것.

 

사야스타일로 오바하자면 우리 가족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저 인간들이 세상에 있다는 건 우리 사회가 든든한 일..ㅎㅎ

 

 

그리고 사라진 줄 알았던 시어머님의 크리스마스 소포가 도착해서 너무 다행이었다.

 

직접 구우신 크리스마스에 먹는 빵까지 당신의 정성이 들은 소포였기에 그게 내 손에 들어왔다는 그 사실이 감격적이었다.

 

내가 그녀 마음을 아프게 했고 또 앞으로도 아프게 하겠지만 그녀가 내 인생에 선물같은 존재라는 걸 그녀가 좀 알아줬으면 좋겠다.

 

 

내 점심식사다. 누군가는 저렇게 해주다간 소박맞는다던데 내 음식철학(?)은 간단하면서 맛있는 것. 저기 포도주 한 잔 곁들여 마시면 행복한 한끼다.

 

 

그리고 눈이 내렸다. 하루종일 창밖을 내다보며 행복하다란 말을 자꾸 되뇌일 만큼...

 

 

요즘 숯불구이는 우리집 단골 메뉴. 새 사람들을 만났고 만나서 즐거운 시간을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에 감동하고 있다. 세상엔 참 좋은 사람들이 많다지..

 

 

즐거운 사람들은 여기도 있다. 저 청일점이 예전 상해여행기에 올라온 적도 있던 상해에 사는 아는 동생이다. 명상원 가는 시간에 한국에 출장을 온다길래 사정이야기를 했더니 거긴 왜가냐고 어쩌고 하다 한 이 놈말.

 

누나 그럼 거기서 새 사람되어 나오는 거야? 그럼 내가 그 앞에서 두부들고 서 있어야 하는 거야? 하.하.하

 

저 날 저 놈 역시 누나도 상해로 오라고 우리 상해에서 오손도손 살자는데 외국생활이 외롭긴 외롭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아는 나는 싸하더라. 

 

그 놈옆에 앉아있는 아리따운 여인은 지난 번에 결혼했다는 고기공놈 동생이다..^^

 

저 불쌍한(!) 렌더맨은 저 날 술도 못 드시고 눈물을 삼키셔야해서 무지 죄송했지만 그래도 즐거운 시간 보내셨다고 믿는다..ㅎㅎ

 

이렇게 새해가 시작된 지 한참이 되었것만 가끔씩 지인들을 만나는 것 외에 별 생각도 없이 하루하루가 쏜살같이 지나가고 있다.

 

다행히 고기공놈이 살사에 나보다 더한 재미가 붙어서 가끔 만나서 연습을 하기도 하고 춤을 추고나서 맥주 한 잔 마시는 기분은 그만이다.

 

지난 주엔 포도주를 좀 마시고 춤추러 갔다가 선생님께 내게 살사의 피가 흐르는 것 같다는 칭찬도 들었다지..하.하.하

 

어쨌든 이젠 좀 마음을 다잡아 먹고 뭔가 천천히 시작해야할텐데 인생이란 건 참 뜻대로 되는 건 아닌 것 같다.

 

나는 요즘 내 의지와 상관없이 어떤 폭풍우에 휘말린 듯 사야답지 않게 허우적거리고 있다.

 

책을 읽기는 커녕 인터넷의 활자를 들여다보는 것도 쉽지 않은 날들이다.

 

 

 

2008.01.21. 서울에서...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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