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는 하루 반 밖에 없었는데 어찌 제일 긴 글이 올라간다..ㅎㅎ
갑자기 택시를 타자는 신랑. 너무 일찍나왔으니 호텔로 돌아가자는 이야긴가 했더니 아니라네 석양보러가자네? ㅎㅎ 역시 또 뉴욕이랑 달리 택시가 안잡혀서 이리뛰고 저리 뛰고 하다가 극적으로 잡은 택시가 또 대단했으니..
사진에서야 뒷모습만 보이지만 할머니운전사시다. 우리가 무조건 석양을 보러간다니 어딘가를 추천해주고 어쩌고 하다 이야기를 하게 되었는데 74년에 샌프란시스코에 오신 프랑스인이시란다..^^
그래 당신들이 못 본 샌프란시스코를 보여준다고 여기저기 끌고 다니며 설명을 해주시는데 너무 좋았다. 우리가 못 걸은 재팬타운이며(재팬타운이 있다길래 신기해했더니 역시나 한국타운 비슷하더라..ㅎㅎ 뒤셀도르프에도 사실 재팬타운 비슷한 게 있긴 있는데 일본슈퍼의 주인들은 다 한국인) 33년전이랑 비교 집값변화며 도저히 여행자로서는 들을 수 없었던 이야기를 도시를 지그재그로 가로질러 가는 동안 다 들었다지.
감동한 신랑도 팁을 팍팍주고..ㅎㅎ
내가 감동스러웠던 건 요즘 내 미래에 대한 고민과 맞물려서인지 그 연세에 남의 나라에서 여자로서 택시운전을 하고 계신다는 사실. 너무 멋지더라. 또 재밌었던 건 그리 오래 사시는 데도 영국식영어에 프랑스악센트가 묻어나더라는 것.
그래 모국어로 형성된 혀가 변하는 건 아니야.(이건 이탄이 또 있다)
그렇게 샌프란시스코 반바퀴를 마치고 내려주신 곳은 괜찮은 레스토랑이 하나 허름한 바 비슷한 곳이 하나 있는 해변가.
아직 해는 높았지만 바닷가에 내려가보고 싶다는 신랑을 따라 태평양에 발을 담그러 갔다.
아 물론 발은 나만 담갔지..ㅎㅎ 대서양에 발담근지가 언젠데 이번엔 태평양이구나..^^;;;
내 카메라에 새떼가 서식한 지는 오래되었지만 저 곳엔 진짜 새떼가 날더라..ㅎㅎ
일단 온도를 느껴보겠다고 물쪽으로 가는 신랑.
바다는 가끔 내게 아름다움보다는 두려움을 느끼게 하는 거대한 그 무엇이다.
아직 시간이 남았길래 그 허름한 바에 들어가 술을 조금 마시다가 신랑이랑 또 싸울뻔하고..ㅎㅎ
석양본다고 먼저 나간 신랑은 덜덜 떨고 있더라지..^^;;
드디어 태양은 지고..
다시 그 먼길을 돌아오는 길. 이번엔 택시운전사가 젊은 중국계였는데 얘는 또 어찌나 말도 많고 아는 것도 많던지.
부모님이 광동출신이라는 이 애에게 또 샌프란시스코와 중국계 세계경제까지 이야기를 들으며 오늘 우리 운 드럽게 좋다며 돌아왔다지..ㅎㅎ
재밌는 건 이 애가 미국에서 태어났는데도 불구하고 완벽한 미국 악센트를 가지고 있지 않더라는 것. 어렸을때 광동어학교에 칠년을 다녔다고하고 또 집에서 어려서 들은 언어가 광동어이기때문인 이유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니까 어려서 아이때 들은 언어로 이미 혀가 굳어버린다고 할까?
뉴욕에서도 느낀건데 흑인들이 쓰는 영어의 악센트가 따로 있더라는 것(그러니까 영화에서 본 그 말들을 실제로 하더라는 거다)
그리고 우리부부에겐 뉴욕발음이 샌프란시스코보다 조금 편하다는 것도 알았다.
어쨌든 미국의 너무나 다른 두 도시를 보고나니 역시나 생각이 많아지더라는 것..
우리부부 답지 않게 정말 빡센 하루를 보내고 샌프란시스코란 도시에 반한 날이기도 했다.
다음 날 역시나 일찍 깬 나는 스타벅스에 커피를 사러갔고 그렇게 짧지만 아쉬운 일정을 마무리하고 다시 하와이주 마우이섬으로 가는 비행기에 올랐다.
2007.08.12. Maui에서..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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