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 묻은 신발

Muenster

史野 2007. 8. 7. 06:13

16년을 드나드는 뮌스터에 도착하니 7월 31일로 넘어가는 시간. 한국시간으로는 아침 7시반. 결국 24시간가까이 깨어있었단 이야기. 시어머니에게 인사만 간신히 하고 내려와 잠이 들었다 역시 시차때문에 일찍 깨었다지.

 

 

우리가 온다고 해서 마쿠스네가 휴가를 내고 뮌스터에 와있었다. 그래 우선 그 곳에 가서 신랑의 대자인 토비아스랑 신랑은 축구 한판 하고..ㅎㅎ

 

원래 귀여운 놈이지만 정말 볼수록 마음에 드는 부모를 꼭 빼다박은 순둥이다

 

 

애들이 잠들기를 기다렸다 어른들만 다시 시내 우리가 가끔 가는 멕시칸식당으로.. 오른쪽에 희미하게 나온 마쿠스는 남아프리카를 여러번 다녀온 그 쪽 통이다..^^

 

 

우리부부만 메뉴를 심각하게 들여다보는 줄 알았더니 아니네..ㅎㅎ 여기 수도없이 등장한 안야랑 마쿠스다. 언제 만나도 편하고 좋은 친구들

 

 

뮌스터에서 많지 않은 아주 괜찮은 식당중 하나..^^

 

 

그 다음 날은 아버님께 인사를 갔다. 그 사이 묘비가 완성되었다지.

 

 

조금 춥긴 했지만 그래도 해가날때면 정원에 누워 뒹굴거렸다. 잔듸는 신랑이 막 깎아서 보기 좋음..ㅎㅎ

 

 

늘 그렇긴 하지만 시어머님이랑만 만나면 복잡하고 어려울 건 하나도 없다. 문제라면 가자마자 내가 폭탄선언(?)을 한 관계로 쉽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친구들도 안 만나고 정원에서 바베큐도 하고 이야기도 많이 하면서 좋은 시간을 보냈다. 이 날 나는 모님과 처음으로 길고도 긴 통화를 했다..ㅎㅎ

 

시차적응을 못한 신랑은 일찍 일어서고 시어머님이랑 나랑 또 길고도 긴 이야기를 하며 뭐 술은 나만 마셨지..^^;;;

 

 

하루 시어머님이랑 나가서 외식을 하곤 뮌스터 근처를 차로 한참을 돌았다. 아 이 도시. 어쩌면 내가 뼈를 묻을 수도 있는 도시...

 

어쨌든 시내를 하루 안나갈 수는 없지. 제일 먼저 들린 내(?) 책방은 세상에나 크리스마스랑 비교 배로 넓어졌다는 것. 책방이 넓어지는 것만큼 행복한 일이 또 있을까..신랑이랑 구경을 하면서 책방 자체를 다 사고 싶다 어쩌고 농담을 하다 여행도 해야하니 안타까운 마음으로 겨우 두 권 집어들었다지.

 

 

 

십년만에 한번씩 열리는 뮌스터 조각프로젝트를 보러 도시를 헤매고 다녔지만 이상하게 다 숨어있는 지 볼 수가 없었다. 예전엔 성이었으니 이젠 뮌스터대학의 대학사무소로 쓰이는 곳앞에서 한 장. 십년전엔 이 곳에 백남준씨의 자동차프로젝트가 있었는데..

 

 

오픈에어시네마를 준비중인 그 앞. 하늘도 맑고 햇살도 찬란하지만 온도가 낮아서인지 여름이라기보단 가을 분위기가 난다.

 

 

평소 돌아다니던 곳을 걸으며 먹기도 마시기도 하다가 감기도 걸린 신랑이 꼭 들려야한다고 우긴 아이스크림가게.. 자세히 안보인다만 신랑이 먹고 있는 저 스파게피 아이스크림을 92년에 처음 보고 엄청 감동했다지..ㅎㅎ

 

 

시댁근처 엄청 우아한(?) 꽃집에 들려 아버님거랑 어머님거 꽃다발 두 개를 똑같은 걸로 샀다. 왜 같은 걸 두 개 사냐는 신랑. 자기야 당신엄마가 꽃다발을 보면서 우리를 생각하시기도 하겠지만 당신아버지랑 똑같은 꽃다발을 보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배로 행복하실 거거든..^^ (아 물론 신랑은 넌 늘 멋진 아이디어로 충만하다고 캡 감동..ㅎㅎ)

 

 

따뜻한 날씨는 아니었지만 떠나기 전 날인 금요일 다시 한 번 바베큐를 했다. 이 날은 시어머님이 먼저 자리를 비켜주시고 신랑이랑 나랑 또 술을 마시고 길고도 긴 이야기를 했다지.

 

그렇게 길지 않은 시댁에서의 여정을 마무리..

 

8월 4일 눈물이 가득하신 시어머님을 뒤로하고 우리는 다시 뮌헨으로 가는 비행기에 올랐다...

 

 

 

 

 

2007.08.06. NYC에서...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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