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 묻은 신발

보라카이로의 밀월(?)여행..^^*

史野 2004. 6. 28.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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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새벽 간단한 축하인사와 커피한잔을 마시곤 서둘러 집을 나섰다.
토요일아침 비행기가 실수였다는 건 나리타공항역부터.. 여행떠나는 사람들로 미어터지는데 어찌 계단도 없고 그렇게 밀리는데도 이 웃기는 일본인들 짐이랑 해서 지나가기도 힘들구만 한줄서기를 고집하고 있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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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번을 갈아타가며 13시간만에 방갈로에 도착.. 거의 반죽임인 내게 내 남자는 세상의 모든 교통수단을 타게해주는게 자기 생일선물이었다고 넘 슬퍼하지 말란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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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내겐 세상의 모든 술종류를 마시게 해주는 선물이 더 좋다는 걸 그대는 정녕 모르는가? ㅎㅎ

 

보라카이를 가기로 결정을 하곤 신혼여행객들이 없을 곳을 심혈을 귀울여 고른 방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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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어두어서 바다를 볼 수 없는 시간 이 낭만적인 레스토랑에서 바베큐로 저녁을 먹었다.(삼일내내 먹다보니 지겨워 도저히 먹을 수 없었던..ㅎㅎ)

파란 바다 밀가루처럼 부드럽고 하얀 모래, 야자수 우리가 꿈에도 그리던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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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종일 뒹굴뒹굴 책 읽고 수영하고 마사지받고..

그러나 저 날을 끝으로 이 불쌍한 난 알 수 없는 균에 감염되고 만다..ㅜㅜ

아 얼마나 꿈에 그리던 여행이었던가?

어쨋거나 늘 성공하는 건 아니지만 이미 일어난 일에 열받지 말자가 내 인생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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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을 들락날락 거리며 아픈 마누라가 뒹구는 동안 남편은 저렇게 책을 읽고 가끔 괜찮냐고 그리고 더 가끔 대신아파줄 수도 없고 어떻하냐고 물어주기도 하고..

실컷자고 둘이 나가 바닷가를 걷다 아프면 쉬었다 그래도 마실 술은 마시고..ㅎㅎ 그렇게 병과함께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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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야 특별히 자연의 위협을 받으니 어디를 가나 종교에 의지하지만 그래도 필리핀에 그 대상이 성모마리아라는 건 내게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스노클링은 해야하는데 낫지는 않고 결국 나흘째되는 날 배를 빌렸다. 아무리 내가 양심이 없어도 잘못해서  물고기밥을 줄 순 없는 노릇...ㅎㅎ

결국 프런트에 부탁해서 약을 두 알 먹고 출발..(근데 그게 또 문제였다 한 알만 먹었어야했는데..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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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곳에서 스노클링을 하고 바베큐를 해먹는 거였는데 바닷속이 정말 너무 아름다왔다.

우기라 날씨도 안좋고 해서 다음 날 하루 더 배를 빌렸는데  배주변에서만 왔다갔다하던 나도 용기를 내어 구명조끼를 입고 남편따라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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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을 주면 모여드는 물고기들이 어찌나 귀엽던지 넋을 놓고 바라보다보니 한참을 밀려 와있다.

너무 멀리가지 말라는 남편의 충고에 배쪽으로 수영을 해가고 있는데 반쯤왔을까 갑자기 아저씨가 손짓을 하더니 끈달린 구명조끼를 던지는 거다.

내가 얼마나 수영을 웃기게 했으면 구명조끼까지 던졌겠냐마는 설마 구명조끼까지 입었는데 물에 빠진 줄 아는건가? ㅜㅜ

원래는 가까이 가서 물고기 구경을 더 할 생각이었는데 거기 열받아 파도를 헤치며 혼신을 다해 배까지 헤엄쳐갔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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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베큐에 질린 우리는 이 바에서 칵테일에 안주류 먹으며 저녁을 보냈는데 쳐다만 보던 이 바아저씨가 어느 날 날더러 신혼여행을 왔냐는 거다..우하하하.

아무리 애를 안달고 나타나도 그렇지 중늙은이 부부가 신혼여행객으로 보인다니 이 아니 기쁜가? 안그래도 배타고 오던날 어느 중국여자애 날더러 니 남자친구 어디있냐고 묻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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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신혼부부사진이다..도저히 둘이 얼굴을 비비며 사진찍을 상황이 아니어서 진짜 같이 찍은 사진이 이거밖에 없다..ㅎㅎ

 

이 부드러운 비취는 정말 내 평생 소원인 해변의 정사로 딱 안성마춤인데 참 운명이 안따라주더라..흑흑

 

끈질기게도 내 상태는 나아지지 않고 출발하는 아침엔 더 심해져서 떠난다는게 다행이긴 했지만 또 그 9개의 교통수단을 이용해서 집에 돌아가야한다는건 악몽인 그런 날이었다.

날씨는 우충중 20인용 비행기는 날씨탓이라고 한시간이나 연착을 한데다 활주로가 안비었는지 마닐라시내를 뱅뱅돌며 20분이나 안내려주니 정말 미치겠더라. 정말 거의 기적적으로 마닐라에서 동경행 비행기에 올랐다.

 

반죽음도 아니고 초죽음이 되어 도착했지만 난 초인이 분명하다고 남편이랑 얼마나 좋아했는지..흐흐

 

 

시부모님도 여행중이시라 멜만 집으로 보내놓고 그냥 떠났더니 마침 생일날 여행길 시누이집에 들리신 울 시부모님 전화 열번을 하셨다..ㅜㅜ

독일친구부부는 일본어응답기라도 노래까지 불러가며 잘만 메시지남겨놨더만 전화연결 계속 잘못되는 줄 알고 속이 타셨다나..-_-;;

 

거의 죽어간 화초에 눈물섞어 물을 주곤 아픈 배 움켜쥐고 누웠더니 시끄러워지는 옆집 과연 내가 집에 왔다는 걸 절실히 실감나게 한다.

이번엔 또 울고불고 때리고 던지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우리 옆집 사람들이 신기를 넘어 미스테리다.

저런 교양으로 뭘해서 돈을 이렇게 많이 번걸까? 아니 돈벌이랑 교양은 상관없지만 그래도 돈이 좀 생기면 어느 정도 교양도 생기는거 아닌가?

 

어쨋든 저런 사람들에게 프로트매니저까지 시켜 조용하라고 밉보였으니 내가 사시미칼에라도 찔려 신문에 나게된다면 그건 분명히 우리 옆집 아저씨 소행이다..흑흑

 

아래는 그 곳에서 만난 아이들 사진. 보라카이가 좋았던건 그 곳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놀 수 있었다는 거다.

 

옆에서 수영하고 노는 거 구경하고..^^

 

마침 하루는 그 곳 휴일이라 우리 방갈로 바를 다 점령하고 앉아 그것도 자기들이 아이스박스가득 싸가지고 까지 와서 술마시고 어찌나 즐겁게 놀던지..

 

비도 좀 오고 이래 저래 악재는 끼었었지만 그래도 참 오랫만에 남편이랑 행복한 시간이었다.

 

그래도 정말 직통비행기가 생기지 않는한 9개의 교통수단을 타가며 다시 가고 싶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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