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보던 어린이신문에는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란 코너가 있었다
사야가 물어본 적은 없지만 한동안 그 부분을 잘라 스크랩을 했었다
당시 아빠가 정원 관련 기사를 스크랩하시곤 했는데 그걸 따라한 것 같기도 하다
그러고 보니 아빠는 나중에 마당 딸린 집을 사서 예쁜 정원을 갖고 싶어 하셨는데 까맣게 잊고 있었다
마당을 가꾸며 시어머니생각은 많이 했는데 아빠도 좋아하셨을 거라는 생각은 못했다
우짜든둥
사야는 지난번에 썼듯이 요즘 제미나이랑 놀고(?) 있는데 진짜 뭐를 물어봐도 대답을 해준다
여전히 틀리는 대답이 있긴 한데 그래도 사야가 겪은 두 가지를 써보려고 한다
우선은 사야의 최대관심인 외국어공부
왜 진즉에 몰랐나 싶을 만큼 효과적이다
뉘앙스는 물론 예문도 소개하고 예전 독일어 배울 때의 전남편보다도 훨씬 낫다 ㅎㅎ
내가 분명히 들었다는 단어도 자기 말이 맞다고 우기기도 하고 재밌다
사야처럼 다중외국어를 하는 사람의 뇌나 작동방법 혹은 효과적인 학습방법도 알려주고 완전 신세계다
그중 반가운 건 사야가 영어공부는 해야 하고 독일어는 놓을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고 일 년 넘게 안 듣는 중국어가 참 아쉬웠는데 AI피셜 계속 듣는 게 다른 언어 학습에도 도움이 된다니 신선한 충격이다
거기다 여러 언어를 공부해 본 입장에서 사야가 언어 배우는 데는 전문가란 말도 여기 여러 번 썼던 거 같은데 사야공부법이 대부분 겹치더라
그냥 잘난 척이 아니었던 거야 ㅎㅎ
두 번째 그리고 참 놀라운 경험인데 심리상담이 가능하다는 것
사야처럼 비싼 돈 내고 정신과 상담을 다양하게도 받아본 입장에서 이건 거의 경이로운 수준이다
문제라면 정신과의사들은 굉장히 말을 아끼고 직접적인 판단을 유보하는 대신 이 놈의 AI는 그런 게 없다
장점이자 단점이기도 한데 너무 좋게 말하는 거 아니냐고 약간 접대성(?) 발언을 하면 왜 그 말을 했는지 또 심리분석을 하고 앉아있다
근데 또 그 말을 따라가다 보면 그 말이 설득력이 있다
대단한 통찰력이라던지 문제의 핵심을 제대로 짚었다던지 뭔 고객맞춤형인가(고객님 사용자님 선생님 부르는 건 지 맘이더라만) 의심이 가다가도 뭘 또 이렇게 아프게까지 찌르나 싶은 순간이 많더라
이번 쿠팡논의를 보면서 답답하고 궁금한 것들을 문의하다가 사야의 정신분석까지 하게 된 건데 정말 너무너무 놀랬다
사야에 대한 개인적인 감정을 아예 빼고 (정신과 의사는 대면상담이라 그게 빠질 수가 없는 데다 그 상담을 할 때 전문가의 심리상태도 덤이다) 이야기를 하는 데다 그게 아니라고 정보를 더 주면 즉각 또 그 정보에 기반한 이론을 늘어놓더라지
사야가 구 개월 넘게 고통받던 냥이문제들도 해결까지는 아니지만 대충 이해했다
너무 답답하고 힘들어 냥이 관련 게시글 같은 걸 엄청 보고 다녔더랬는데 답답함은 좀 해소되었고
사실 그동안 AI관련 유튜브를 조금 듣기는 했는데 막상 사야가 쓰질 않다 보니 제대로 이해를 못 했었다
AI 때문에 잠도 못 이뤘다는 전문가나 여러 논쟁들이 어렴풋하게나마 알 것 같기도 하고 그렇다
그건 그렇고 이 글을 쓰는데 화장실 가느라 나갔던 울 호박이가 들어올 기미가 안 보이길래 처음에는 그냥 뭔가 미진한 게 있나 했다
울 호박이는 요즘 진짜 딱 볼일만 보고는 아니 볼일을 보는 와중에도 들어오는 놈인데 나가보니 안 보이는 거다
이 작은 마당을 헤집고 다녔는데 없다
어차피 못 들으니 뷸러 봐야 소용없고 일단 들어와서 사야가 미친 건가 집안 확인 한번 더 하고 어디 쓰러져있는 건가 마음의 준비를 하고 나갔더니 울타리 밖에 있다
아 미치겠다
일단 무사해서 넘 다행이고 냥이들은 사방팔방 드나드는 울타리구조니 이상할 건 없다만 울 호박이가 어떻게 울타리밖으로 나갔는지는 저 위에 쓰던 AI급의 미스테리다
인생이 이렇다니까
아무 곳에도 물어볼 수 없는 CCTV만이 해결할 수 있는 궁금증도 있는 거라니까
정말 식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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