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에 유튜브에서 다큐 '어른 김장하'를 봤다
진주에서 한약방을 운영해 부자가 되고 그 돈을 거의 사회에 환원했다는 분의 이야기
사야에게 인상적이었던 건 박리다매
무슨 공산품도 아니고 한약재를 그리 판매하는 게 엄청 수고스러운 일이었을 텐데 쉽게 돈 버는 방법을 거부한 그가 참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아파도 약재 한번 써보기 힘들었던 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희망이었을까
그러고도 부자가 되었다니 그 혜택을 누린 사람들이 어마어마하단 얘기였겠지
허준드라마에서도 갓 의원이 된 허준이 왜 그 약재를 처방했냐는 스승의 물음에 그게 싸고 구하기 쉽기 때문이라고 답하는 장면이 나온다
잊을 수 없는 장면이었다
그리고 인상적이었던 건 그의 눈빛이었다
날카롭다고 해야 하나 서늘하다고 해야 하나 왜소한 체구의 노인이 조용조용 이야기하는데도 그 눈빛은 사야의 화질 나쁜 노트북도 꿰뚫어 볼 것 같은 느낌이었달까
또 하나 인상적이었던 건 그의 장학금으로 공부했다는 한 중년 남자의 뒷모습이었다
빈농의 출신이 선생의 도움으로 성공했다는 어찌 보면 뻔한 이야기를 하다가 울컥하는 감정을 어쩌지 못하고 잠시 돌아섰는데 그 모습이 그 어떤 말보다 감동적이었다
그런데 그 남자가 탄핵 판결문을 읽던 그 남자였다는 걸 어제 알고 놀랬다
담담하게 판결문을 낭독하던 모습과 울컥하며 뒤돌아서던 모습이 오버랩되며 그가 궁금해졌다
나무위키를 찾아보는데 눈에 띈 야당대표와의 친분 그리고 독후감논란
사법연수원 동기였다던 데 전자는 할 말이 없고 특이한 독후감논란
460편의 독후감 중 88편을 근무시간에 썼다고 탄핵을 주장하는 여당의원도 있었다니 살다 살다 이런 것도 논란이 되는구나 참신했달까 뭔가 위로가 되었달까
그가 실제로 어떤 인간인 지는 모르겠지만 '선생의 가르침을 따라 사회평균 수준의 삶을 살겠노라 다짐했다'는 말에 왜 그때 스승 앞에서 울컥했었는지는 조금 알 것 같더라지
요즘 사야는 같잖게도 트럼프가 불쌍하다
무슨 말을 할 때마다 계속 바이든과 비교를 하며 자신의 우월을 강조하는데 보기 안타까울 지경
저 나이가 되고 저런 권력과 부를 가지고도 끊임없이 남과 비교하고 폄하하며 자신의 존재를 증명해야 하는 내적 결핍이라니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하기 어려운 게 인간 그리고 인생같다
인간은 타고나는 걸까 키워지는 걸까
후자라고 믿었었는데 이제는 잘 모르겠다
우리가 고귀함이나 혹은 천박함이라고 부르는 것들이 어쩌면 타고나는 건 아닐까
교육만이라고 하기에는 그 간극이 너무 커서 참 신비하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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