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야의 낯선 마당

분주한 봄맞이 사야네 마당

史野 2024. 3. 17. 15:32

울타리 밖에서만 일하는 건 아니고 안에서도 한다
주말에 쉰다는 건 울타리 밖이고 울타리 안까지는 아니다 ㅎㅎ
사야의 저 미니텃밭을 밖으로 옮기기로 하고 조금 줄여 식용식물들을 모아 키우기로 했다
상추 루콜라 한련화 메리골드 씨를 뿌렸다
월동한 돌나물과 돌미나리도 있고 당귀랑 셀러리를 들였다
바질도 샀는데 아직 옮겨심기는 이른 거 같아 대기 중
재작년에는 엄청 잘 자랐는데 작년에는 실패했어서 조심스럽네


올해는 좀 일찍 부레옥잠도 들였다 꽃피기까지야 오래 걸리겠지만 마구 번져서 서리 내릴 때까지 엄청난 기쁨을 주겠지


저 옆의 정신없이 번진 인동초도 조금씩 정리 중
봄이 오면 꽃지고 해야지 하다 포기하기를 몇 번
엄두가 안 났는데 밖의 일이 하도 힘들다 보니 갑자기 막 용기가 생겼다가 욕하는 중 ㅜㅜ
이걸 무슨 효과라고 하는지는 모르겠는데 울타리 안 일은 넘 쉬워 보인다지


처음 사본 모기가 싫어한다는 야래향
큰 화분에 옮겨 심었으니 무럭무럭 자라길
매번 구문초만 샀었는데 효과가 어떨지 모르겠다


의도한 건 아닌데 핀 꽃이 배달되어 왔다
저 뒤의  앵초는 싹이 아직 새끼손톱만큼도 안 나왔는데 이럴 수가
봄꽃은 기다리는 게 아니라 사는 건가 보다 하는 깨달음 ㅎㅎ


아주 큰 것들은 뽑았지만 혹시나 하는 기대로 텃밭 만들기 전 저리 깔아놔 봤다


무티라고 이름 지은 요 놈 때문에 자주 웃는다
이젠 완전히 젖을 떼고 어미가 두고 다니더라
용감하단 뜻인데 진짜 쪼그만 놈이 무서운 애비에게도 개기고 진짜 웃긴다
당당이랑 비교 생긴 게 살짝 멍청해 보여 멍청이로 지었었는데 실례라 개명했다


이 놈은 작년에 태어난 놈인데 얼마 전 다리를 다쳐 나타나 사야를 미치게 만들었다
해줄 수 있는 것도 없고 그 후론 보이지도 않아 마음이 너무 안 좋았는데 거의 나은 모습으로 다시 왔더라


올해 처음으로 온도계가 웃는다
사야도 이제 슬며시 웃는다


요즘 사야의  봄맞이 노동을 도와주는 이 감동적인 물건
작년부터 무선 이어폰을 하나 사고 싶었는데 너무 비싸서 군침만 흘리다가 어찌 발견했더니 이건 또 너무 싸서 거꾸로 쉽게 못 샀는데 대박이다
물에 빠뜨렸는데도 멀쩡하고 일하다 보면 완전 신의 선물 수준이다
샤오미 만세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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