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야의 낯선 마당

마당이나 인생이나

史野 2023. 5. 28. 08:44

맘먹은 데로 잘 안된다는 거에서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
노력한다고 뜻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생각도 못했던 예외성에 실망도 기쁨도 느끼기도 하고 말이다


그래서 일희일비하면 안 된다는 거창한(?) 깨달음을 얻었다고 할까


여름이 다가오니 점차 무성해진다
걱정했던 장미는 생각만큼 보기 흉하지는 않아 너무 다행이고 저 기둥에서도 인동초가 만발이다
인동초는 생명력도 강하고 예쁘게 가꾸기가 쉽지 않은데 꽃향이 너무 좋다


텃밭의 작물들도 쑥쑥 자라고 있다


알케밀라도 예쁘게 피었는데 작년과 비교 두 배가 커져서 당황스럽다
나름 넉넉하게 자리를 줬다고 생각했는데 옆에 식물들을 또 옮겨 심어야 하려나


이런 기적 같은 일도 일어났다
보라창포는 다섯 개 중 두 개가 살았는데 크기도 작고 꽃은 기대도 못했다
아래쪽에서 어찌 뿌리가 엉킨 건지 노랑창포잎 쪽에서 저리 피어 얼마나 놀랬던지 신기해서 보고 또 보고

요즘 사야는 잡초와 심리적 전쟁 중이다
애지중지까지는 아니어도 껴안고 사는 잡초가 스무 종 가까이나 되더라
안 그래도 뽑아야 할 잡초가 넘쳐나는데 이건 미련한 걸 넘어 자기 학대라는 생각까지 들더라지
여전히 미련을 못 버리고 주저하는 꼴을 보면서 사야의 성향이랄까 인생까지 오버랩되며 생각이 많아졌다
사는 게 쉽지 않았던 중요한 이유가 아니었을까 싶다


침실창문에서 본 억새밭은 이렇다 완전 야생(?) 느낌
금계국도 수레국화도 어우러져 피어 보기가 좋다
예쁜 마당이라고 할 수는 없는데 점차 사야가 원하던 자연스러운 마당이 되어가고 있다
마당을 가꾸며 사야도 조금씩 성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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