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야의 낯선 마당

에헤라디야 ㅎㅎ

史野 2022. 12. 3. 20:36

된장 왜 하필 첫추위가 이리 혹독하냐고
아니 갑자기 무슨 삼일 연짱으로 영하 11도에 낮에도 영하냐고

덕분에 이리 사야가 허리가 부러져라 옮겨 심었던 잔디가 허무하게 얼어버렸다
차라리 일을 하지 말걸
에헤라디야 ㅎㅎ
겨울 잔디를 심은 건데 어쩌다 보니 다 8월에 씨를 뿌려서 두 해 연속 고생만 하고 근사한 겨울 잔디는 언제 보는 거냐고 흑흑
이럼 이거 봄에 다시 뿌려 제대로 겨울 한번 보내야 하는 거 아닌가
다시는 못하겠다더니 이 뭔 오기가 ㅎㅎ


저리 천막까지 덮어가며 유난을 떨었던 앞쪽 잔디는 의외로 괜찮은데 어차피 다 덮었던 것도 아니다 보니 천막이 아니라 햇살이 이유인 거 같다
저 천막은 원래 여름 비 때문에 구입한 건데 치기도 어렵고 보기도 별로라 고이 모셔두었다가 나름 쓸 곳이 생겼다고 좋아했드만 삼일 만에 포기다
이젠 운명(?)에 맡기고 신경 끌란다 ㅎㅎ


겨울이 혹독할수록 빛을 발하는 사야의 겨울 친구 남천
집안에서 딱 저만큼 보이는데 단풍과는 또 느낌이 다르다
작년 인동초랑 얽힌 걸 고생 고생해서 풀었더니 올해는 훨 풍성해졌다
겨우내 저리 예쁘다가 봄이 되면 잎을 떨어뜨리고 다시 또 잎을 내며 세력을 키우는 참 신기한 식물이다

추위 덕에 맛있는 음식도 해 먹었다
옛 어른들이 밭일 못하는 겨울에 강정하고 엿하고 그러던 완전 시골 감성이다 하하
손님 왔을 때 닭구이에 매쉬드포테이토를 곁들일려고 감자를 잔뜩 삶았는데 못했다
어쩔까 고민하다 전에 유튜브에서 본 레시피가 생각나 기억을 더듬어 대충 만들었다
감자에 참치랑 파랑 달걀 밀가루 섞어서 부쳐먹는 건데 번거롭긴 해도 엄청 맛있더라
모양이 별로인 이유는 사야가 부침개 전 이런 거 진짜 못한다 ㅎㅎ




어제 축구 시간을 어찌 기다리나 고민하며 이것저것 검색하다가 장예모 감독의 영화를 정말 오랜만에 보았다

산사나무 아래
예전 공리와 함께 찍던 초기작들 느낌이 가득한 그때 추억이 마구 소환되는 영화였다

문화혁명 같은 비극적인 시대를 어찌 그리 아름답고 순수하게 그래서 그 비극이 더 적나라하게 느껴지도록 표현하는지 감탄스러웠다
어제는 중간에 선발 명단 보고 어쩌고 긴장해서 영화만 집중하지 못했는데 다시 볼 생각이다

주동우랑 두효
배우들은 또 어찌나 예쁜지 둘 다 익숙한 배우인데도 꼭 이 영화에서 처음 보는 것처럼 아니 그냥 그 영화 속의 인물들인 것처럼 신선했다

원작 소설이 있다던데 큰맘 먹고 아니 미친 척 함 구해서 읽어볼까 했더니 중국어가 아니라 영어가 원작이라네 ㅎㅎ


불빛이 예쁜데 시진에는 그 색감이 안 나온다
올 겨울에는 긴 밤을 난로 앞에서 책을 좀 읽으며 보내고 싶은데 사야맘이 하도 복잡시러워 가능할지 모르겠다
거기다 감동했던 돋보기는 꽤나 불편해서 지난번에도 그냥 낮에 마당에서만 읽었다
이러면 e-book을 선택하는 것도 한 방법일 텐데 왜 책은 꼭 종이로 읽고 싶은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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