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야가 머리를 다치고 허리를 다쳐 어찌보면 혼자 처절한 삶을 살면서도 나름 멀쩡한(?) 이유가 몇 가지있는 데 그중 가장 중요한 이유는 물론 여러번 썼듯이 사야가 이 곳에서 잘 지내기때문이다
삼개월후면 사야의 의사와 상관없이 이 곳에 오게 된 지 이년이 되는 데 당시 사야에게 이런 삶은 죽었다 깨어나도 불가능했었다
사지멀쩡하면 뭐하겠냐
새끼들이 있으니 엄밀히는 혼자가 아니다만 정신줄을 제대로 챙길 수 없다면 그건 아무 의미가 없는 거니까
사실 떠나오기전에도 사야는 피폐할 대로 피폐했었다
남친과 남녀관계가 아닌 함께 미래를 도모하는 그냥 파트너관계였음에도 사야는 그게 너무 힘이들었더랬다
오죽하면 매일 아 이래서 매맞는 여자들이 남편을 못떠나는 구나, 절망하며 죽을 것 같았다니까
한번도 그렇게 살아본 적이 없으므로 누군가가 옆에 없으면 죽을 것 같았던 건 까진 아니더라도 정신병원에서 생을 마감해야할 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시달렸더랬다
또 다른 이유하나는 살아있다는 건데 물론 이것도 사야에겐 첫번째 이유가 충족되니 드는 이유다만 일단 정신적으로 스스로를 책임질 수 있다면 그게 장애인이되건 아니건 그리 큰 문제가 아니었다
일단 살아있으면 삶이 뭔지를 생각해 볼 시간을 얻는 거니까
이렇게 살바에야 안사는 게 낫다라는 건 사야인생에 없다
그 극한도 경험해봤는 데 그래도 사는 게 더 낫더라고. 아니 엄밀하는 안 죽어봐서 모르겠지만 의지와 상관없이 일단 태어나졌으니까 삶이 뭔지를 알고 싶다는 욕망이 강하더라고..
그게 어떤 모습이던 살아있다면 아니 최소한 어느 정도 사고라는 걸 할 수 있는 지능이 유지된다면 그래도 백번 아니 백만번 살아있는 게 낫다는 생각이라고..
사설이 길었는 데 그래서 그렇게나 삶에 집착하는 인간인 사야는 지금 많이 우울하다
워낙 이기적인 지라 본인의 일에만 관심있고 그저 스스로나 책임지고 살자는 게 유일한 목표이긴 하지만 세월호건만큼 가슴아픈 구의역 스크린 도어사건
사야가 만약 애를 낳았다면 망설이다 더 낳았을 둘째 놈 정도되는 나이
동생이 있다는 거 보니까 그 엄마는 사야보다도 어린 것 같던 데 도대체 그 어린 놈이 왜 엄마도 알아볼 수 없을만큰 처참한 모습으로 죽었어야하냐고
자살하는 놈때문에 만삭인데다 여섯살 아들앞에서 죽은 사십인 놈도 있더라
그래서 마구 그 자살한 놈을 욕하더라
황당하게 죽은 그 남자나 그 가족들도 불쌍하다만 겨우 스물여섯살 나이에 몸을 날려야했던 그 놈은 그리고 그 부모는?
도대체 무슨 운명이면 자살하는 놈밑에 그것도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깔려죽는 거니??? ㅜㅜ
오늘은 또 지하철 사고로 하청업체직원들도 죽었던 데 얼마전에는 터널사고에서 모닝을 탔던 사람들만 네 사람이나 즉사하고
사야는 정말 이걸 팔자타령같은 게 아니라면 도저히 소화가 안되고 삶이 뭐가 뭔지를 잘 모르겠다
수백명의 아이들이 수장된 것만큼이나 그 나이였을 스크린도어에서 처참하게 죽은 그 아이가 넘 아프고 억울한 죽음이 너무 많은 이 사회에 사는 게 참 버겁다
그러니 머리가 좀 다친들 허리가 아픈 들 그게 뭔 대수겠냐고
그냥 그렇게 처참하게 삶을 마감하는 일이 운명인 지 알고싶다
세상이 좋아진다면 그런 일들이 많이 사라지는 걸까
기독교야 진즉에 버렸다만 그래도 이 칠십억이 넘는다는 지구상의 인간들은 다 신의 뜻인걸까
아님 불교에서 말하는 윤회의 과정 결국 뭐 업보같은 걸까
이 것도 저 것도 못 믿는 사야는 또 길을 잃었다
이해하기에 삶은 너무 벅차고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엔 너무 낯설다
그게 삶이라고 말한다면 그런 너 엿먹어라
아 정말 뭐 사는 게 이러니
젠장 이름같은 거 남겨서 뭐할건데?
아니 현명한 당신들은 이미 안거구나?
이름같은 걸 남기고 싶어서가 아니라
이 한생 격하게 즐기다 가기로 말이야
아 몰라 벅차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아
논리로도 가치관으로도 감정으로도 아무것으로 납득이 안되는 걸
딱 그게 팔자라고 말해줄 때만 이해가 가
이 부끄러움도 절망도 딱 그래야만 이해가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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