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불후의 명곡에서 신해철편을 방송했다
지난 주부터 광고가 있었기에 더 기대하고 봤던 방송.
사실 사야는 음악인으로서의 신해철은 잘 모른다
동시대인이었으니 초반 그의 노래 몇개를 알았을 뿐이었는 데 한국에 돌아온 지 얼마안되어 백분토론이었나 굉장히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 그래서 다음날 무작정 그를 응원하고 싶은 마음에 넥스트의 씨디를 샀던 게 전부
그런데 오늘은 신해철에 대해 이야기하려는 게 아니다
방송을 보다보니 신해철을 정말 그대로 빼다박은 그 딸내미, 씨도둑은 못한다는 말이 뭔지를 절절히 증명하듯 어찌 그리 닮았는 지..
눈물흘리는 엄마를 위로하는 그 딸내미때문에 자꾸 화가난다.
그래 이건 사야가 아빠없이 자랐기때문에 사야의 감정이 투영되었기때문일 거다
어차피 한번 살다가는 인생 사후에도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에게 기억되고 사랑받으니 신해철은 참 행복한 사람이구나, 해야하는 데 사야는 넌 참 불행한 인간이구나 어찌 저 이쁜 것들을 두고 눈을 감았니, 자꾸 화가나더라구
정말 아무걱정없이 무한사랑을 받아야하는 그 어린 나이에 아니 더 나이가 들어가더라도 늘 느끼게될, 이젠 결코 회복될 수 없는 그 부재.
앞으로 저 아이는 얼마나 외로운 시간들을 버텨내야하는 걸까 감정이입이 되어 방송내내 그게 가슴아파 참 힘들었다.
이건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건 아니건의 문제가 아니라 그냥 이 삶에 주어진 천형같은 거다
냉정하게 부모는 자식이 여럿일 수 있고 여자건 남자건 배우자도 여럿일 수 있지만 자식에게 부모는 엄마 아빠 딱 둘일 수 밖에 없는 숙명이기 때문이겠지
사야에게 어마어마한 고통을 주고 얼굴은 커녕 목소리도 듣지 않고 보낸 지 벌써 몇 년이 흘렀어도 사야는 아직 엄마가 살아있다는 사실이 좋다.
다른 이유가 뭐가 필요있냐 그냥 엄마니까. 사야가 그 뱃속에서 태어났으니까.
그렇게 고통스러웠는 데도 아니 여전히 고통스러운데도 사야는 단 한번도 그 엄마가 내 엄마가 아니었으연, 하고 생각해본 적은 없다
그 엄마가 아니었으면 지금의 사야도 아닐테니까..
이건 유전자의 힘을 너무 믿기때문인 지도 모르겠는 데 사야가 가지고 있는 참 많은 장점은 사실 내 엄마에게서 왔다.
그래 사야는 그래서 애를 낳고 싶지 않았던 건데 혼혈아를 낳고 싶지 않았던 것보다 훨씬 컸던 건 사야의 이 기질을 대물림하게 될까봐..
나는 그래도 참지만 내 자식이 이런 고통을 견뎌야한다면 그건 정말 못 참을 것 같아서..
아 또 술이 취했나보다
사야는 얼마전 윤일병사건인 가 그 가해자이야길 읽고도 너무 가슴이 아파 잠을 못 이뤘다
그 기사에 댓글들을 읽다보니 인간이 아니라 악마라고들 난리던 데 백프로도 아니고 이백프로 확신하는 데 그 가해자란 애는 분명히 행복한 가정에서 자라지 못했을 거다
사야가 성선설을 믿어서가 아니다 아니 사야는 어찌보면 성악설을 더 신뢰하는 편이기도 하다
그게 굳이 악이라기보다는 그냥 인간은 자기보호본능 엄밀히는 생존본능을 가지고 있고 살아남기위해서는 뭔가를 하는 혹은 할 수도 있는 종이라고 믿으니까
어쨌든 무난히 사랑받고 자라는 사람들이 타인에게 날을 세울 일은 사실 별로 없다
그 자기보호본능에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보호해야하는 본능도 포함되고 그게 엄밀히 생존본능일테니까
각설하고
아프다 그냥 평범하게 자랄 수 없는 환경에 처한 많은 인간들이.
사야가 경험한 부모님의 사랑이란 당근 시부모님의 사랑이 전부였는 데 그게 얼마나 깊고 또 절절했는 지
사야는 자식이 아니었던 지라 그 모든 과정을 적나라하게 지켜볼 수가 있었는 데 시부모님은 혹 자식들에게 그것마저 틀켜 부담을 줄까 전전긍긍하고 자식들은 그 사랑이 짜증스럽다고 난리고..
결론은 버킹검이라고
아 오랫만에 이 말을 쓴다만..ㅎㅎ
인생이 쉽지 않은 사야는 결핍때문에 괴로와하는 모든 인생을 위해 건배
살아있지 않으므로 살아있으면서 주는 상처야 당근 없겠다만 그게 아비건 어미건 옆에 있어줘야할 때의 부재는 그 무엇으로도 대신할 수는 없는 것 같다
그걸 도대체 뭘로 채울 수 있겠냐고..
'7. 따뜻한 은신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랫만의 아늑함 (0) | 2015.10.27 |
---|---|
또 노동의 계절 (0) | 2015.10.25 |
시월의 어느 날 (0) | 2015.10.23 |
두번째 스무살 (0) | 2015.10.20 |
영화 '암살'과 인간의 삶 (0) | 2015.10.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