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르고 벼르다가 드디어 사주를 봤다
몇년 전 시간이 남아 길거리에서 장난삼아 본 거 말고 혹은 사주 좀 압네하며 아는 사람들이 몇 봐준 걸 빼고는 정식으로 거액을(?) 내고 그것도 진심으로 사주풀이를 의뢰한 건 처음이다
얼마전 사주공부를 해볼려느니 어쩌느니 까불었는 데 몇일 집중적으로 공부를 해보니까 사주라는 게 그리 인터넷을 보며 혼자 공부할 수 있는 게 아니더라. 한문이나 동양철학이나 그 쪽으로 조금이나마 식견이 있는 사람은 모르겠지만 어쨌든 사야같은 애가 함부로 덤빌 일은 아니었다는 거다.
그때도 썼지만 장난삼아 본 것임에도 의외로 맞는 게 많아 무지 놀랬었다. 그래서 어쩌면 더 정식으로 사주풀이를 부탁한다는 게 겁이 났었는 지도 모른다.
뭐랄까 그냥 운명을 알고 싶지 않았다고 할까.
그런데 아시다시피 사야가 몇 년간 너무 헤매는데다가 스스로 상상할 수 없었던 일들도 너무 많이 생기고 거창하게는 일년을 넘게 사람도 안만나며 하루종일 나무나 하늘이나 쳐다보고 살다보니 그냥 자연스레 운명이니 팔자니 그런 생각들을 많이 하게되더라
일부러 찾아가지야 않았겠지만 블로그를 운영하며 사주를 보시는 분이 있기에 미친척 아니 술김에 의뢰를 해보았다.
그 풀이가 드디어 오늘 도착했다
며칠 공부한 건 아무 소용이 없어서 무슨 말이 지 제대로 이해도 못했다만 일단 결론은 앞으로 잘 풀린다고 해서..ㅎㅎ 조금 위로가 된다.
양식에 삶을 간략하게 설명하라는 게 있었는데 메일을 쓸 때 술도 취한데다 넘 피곤해서 생략했는 데 그랬으면 조금 더 정확한 풀이를 해주시지 않았을까 싶어 지금은 좀 안타깝지만 어쨌든 뭐 그 상태가 아니었으면 의뢰를 안했을 지도 모르니 후회할 일도 아니다.
우짜든둥
사주가가 무슨 점쟁이도 아니고 당연히 그런 걸 기대했던 건 아니었는 데도 신기하게 사야의 상황을 너무 구체적으로 짚는 면이 있어서 놀라왔다.
올해 개들때문에 힘들다던 지 올해까지 육년간 최악의(그리 표현하진 않았다만)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데 소름이 돋을 지경.
사야의 이십년 대운이 지나갔다는 데도 깜짝 놀랬다.
무엇보다 신기했던 건 사야가 남자복이 없다는 거였다.
며칠전에도 썼지만 사야는 워낙 인기가 많았고 늘 남자가 옆에 있었고 사야가 자조적으로 화냥끼니 도화살이 꼈느니 표현했어도 그게 남자복인 줄 알았는 데 그게 남자복이 아니란 걸 사실 오늘 처음 알았다
하긴 성매매업에 종사하거나 화류계에 있거나 하는 사람들을 남자복이 있다고 할 수는 없는 거니 또 사야가 바보같았다..ㅎㅎ
남자복이란 건 결국 요즘 사야가 부러워하는 것처럼 한사람과 오래 살면서 편안함을 느끼는 건데 말이다.
남편복이 없다는 건 백프로 동의할 수 없지만 결국 많지도 않은 나이에 헤어졌으니 그것도 인정해야하는 말인 지도 모르겠다.
아 이런 자극적인 이야길 하려는 건 아니었고 태어난 그 순간으로 인생 전체의 대운 세운 등등을 보는 사주는 어찌보면 황당할 수도 있는 데 대충 오십년 쯤 살아보니까 운명이라고 까진 말 못해도 그 기운이랄까 자연과의 교합같은 거랄까 뭔가 관계가 있는 건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건 물리학적으로도 질량불변의 법칙이거나 만유인력의 법칙이거나 달에가면 몸무게가 육분의 일이고 뭐 그런 것처럼 이성적인 인간처럼 살아가지만 결국은 자연의 지배를 받고 있다는 것에서도 뭐 굳이 근거를 찾으라면 찾을 수 있는 류의 것 말이다.
그래 역설적이게도 그래서 사주란 것에 우리가 아직 이해못하는 여전히 불완전한 그 과학이라는 개념이 숨어있는 게 아닐까, 하며 사야가 관심갖게된 이유이기도 하다.
또 우짜든둥
사야가 지금 헤매는 게 지금 그 대운이 안 좋을 때라서는거다.
근데 그게 말이다 그 말이 엄청 위로가 되는 거다. 아 그래서 그렇구나 그럼 이 시간을 잘 견뎌야겠구나 뭐 이런 생각도 들면서 말이다
이게 또 위에서 이야기한거랑 반하는 것 같다만 우리가 이해하는 사주나 점쟁이를 찾아가는 이유이자 힘이기도 하다.
사실 요즘 인간들은 유전자라는 건 무지 신뢰한다. 일단 유전자는 생긴것도 그렇고 결과를 보여주니 말이다. 그래서 유전자의 힘 씨도둑은 못한다는 말은 모두 백프로 신뢰한다.
그런데 그 유전자가 병에도 관여하고 성질에도 관여하고 등등은 백프로 인정하진 않는다 그건 결과가 눈에 보이는 게 아니니까.
그래 뭐 지금처럼 과학이 발전하다가는 모니터앞에 같이 앉아 그 속도 들여다보고 염색체까지 비교해가는 날도 뭐 오겠다만..
어찌 아귀가 맞아떨어졌지만 사주로 이해할 수는 있는 문제인 지는 모르겠고 근래 사야가 쓰고 싶었던 글이 하나 있었더랬다
사야가 아는 두 놈인데 둘 다 사야입장에서 보면 금수저를 물고 태어났고 둘 다 재수를 했고 같은 과는 아니지만 같은 대학을 다녔다
삼십년이 지난 지금 하나는 수억대 연봉을 받으며 살고 있고 하나는 택시운전을 하고 있다.
더 신기한 건 둘다 전화해서 사야에게 말을 거는 시니컬한 스타일이 똑같다는 거다.
아 이건 사주를 보기 전이었는 데 갑자기 두 놈 사주를 비교하고 싶어진다만..ㅜㅜ
아 각설하고
위에 썼듯이 너무 힘든데 그게 뭐 지나가야할 그 시간이라고 하니 얼마나 다행이냐고
그리고 지나간다잖아.
안다 사주가 말 안해줘도 시간은 지나간다.
근데 사야는 오늘부터 그 사주란 걸 믿기로 했다 거창하게는 우주의 기운이란 걸 믿기로 했다고.
아직 전생까지는 아니고 이 삶을 다 이해할 수도 다 받아들 일 수도 없다만 정말 자연의 일부라면 어떤 나무나 꽃이 특별한 생육환경에서 자라는 것처럼 뭐 인간도 그럴 수 있을테니까
그래 또 어쩌면 이 자연속에서 스스로가 너무 고등하다고 믿는데에서 이 엇박자가 생기는 건 지도 모르겠다
그래 복잡한 이야기는 사야도 이해못하니 또 나중에 하기로 하고
드디어 오늘 발톱이 빠졌다!!! 에헤라디야
한달이다
처음엔 피나고 아프고 괴롭더니 어느 순간부터는 그 위에서 참 이쁘게도 말라가는 발톱이 더 고통스러웠다
높이가 일센치가까이 말리니 눌리지도 않아 아프진 않아도 신발을 신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이젠 운전도 할 수 있고 나무도 할 수 있고 다 할 수가 있다
물론 밖에 안나가도 할 수 있는 일들을 안 한건말이야
정말 절대로 게을러서가 아니다 그냥 핑계가 필요했을 뿐이라구!!
아 정말 발톱하나 빠졌다고 뭐 이렇게 인생이 달라지고 난리니..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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