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야가 집에서 안나가는 이유는 백만가지인데..ㅎㅎ 그 중 운전을 잘 못하는 이유보다 더 중요한건(?) 차가 너무 너무 더럽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말 간신히 꼭 필요한 일만 마치고 방치해놓는다.
시골에사니 차안에 쌓인 흙이며 오래쌓인 먼지며 새깽이들을 싣고다니니 개털이며 심지어 토사물까지(아 토사물을 안 치웠다는 건 아니지만 좌석이 천인지라 완벽하게 치울 수는 없다) 내부세차를 어디서 받아야되는 지도 당근 모르지만 미안해서 맡길 수가 없을 정도..ㅜㅜ
지난 번 소라님네 왔을 때도 정말 너무 미안했는 데 일이 생겨 공업사에 갈 때도 왕창피하고 그리고 무엇보다 이젠 서울도 다녀야하고 그럴려면 운전과 친해지려 좀 마트말고도 여기저기 왔다갔다하며 연습을 해야하는 데 차를 타기 싫으니 어쩌냐고..
그래서 큰맘먹고 무선핸드청소기를 사서 내부청소에 들어갔다. 어디맡길려도 말했듯이 기본은 되어있어야할 것 같아서..^^
싸구려를 샀더니 흡입력은 엉망이고 물걸레를 들고 아무리 난리를 쳐도 이미 진 얼룩은 빠지지도 않고 한쪽 닦아놓으면 울 호박양 흙묻은 발로 여기저기 헤집고 다니시고..ㅎㅎ 그래도 발판 빼내다 세제풀어 닦고 땀 좀 흘렸더니 불가능해보였던 차안이 나름 깔끔해졌다
의심은 들었으나 확신할 수는 없었는 데 진짜 차가 좀 깨끗해지니 차가 타고 싶어지더라는 거다..ㅎㅎ
다행스럽게도 근처에 공업사를 알아놔서 거금 이만원이나 되는 할인쿠폰을 무시하고 그 곳에서 엔진오일도 갈았다.
딱 보시더니 어쩜 이리 운전을 안하시냐고 바퀴의 바람이 다 빠졌다며 공기압체크도 해주시고 워셔액도 넣어주시고 머플러도 갈아야한다길래 또 갈고..
차에 대해서 전혀 모르고 오래된 차를 끌다보니 걱정이 많았는 데 이젠 정말 무슨 문제가 생기면 사장님~ 부르며 쫓아갈 수 있는 곳이 생겨 위안이 된다.
문제는 머플러 간 날, 난데없이 000이 알죠? 하신다. 아니 내가 000이를 어찌 안단 말이냐? 전 이장 있잖냐시는데 세상에나 처음 갔을 때 어디사냐고 물으시길래 말씀드렸더니 그걸 기억하고 계셨네.
한다리만 건너면 다 아는 곳에서 낯선 여자가 나타나니 아마 그래서 더 기억하셨나보다. 역시 시골은 시골이다..흑흑
간신히 버텨냈던 작년과 달리 사야는 지금 살고 있으므로 여기서 자동차는 아니 차로 어디로든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능력은 필수다.
시골이다보니 구직사이트에서도 자기차를 가진 사람을 대부분 선호하더라
얼마전 통화하다 고기공놈 언니 그런 것도 보냐며 엄청 놀래던데 사야야말로 더 놀람. 아니 말 안하면 모르냐 그럼 백수인 사야가 그거 말고 뭘 한단 말이냐 ㅎㅎ
지금은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 자존심 상하는 선택을 하긴했다만 일자리 찾아보고 그 일자리랑 집의 거리 검색해보고 그럼 소요되는 시간이나 기름값도 계산해보고 사야도 할 건 다한다..^^;;
각설하고 내일은 외부세차를 직접하건 가서 맡기건 해봐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아무리 오래된 차라도차 진짜 깔끔하고 예쁘게 만들어봐야겠다.
예전에 친구가 남편하고 사이도 안좋고 괴로울 때 자긴 차를 몰고 나오면 자기만의 공간이 생긴 것 같아 좋다며 맨날 혼자 빙빙 돌고 그랬었는 데 그럴려면 최소한 그 공간이 아늑해야하는 거 아니겠냐고.
우연히 오늘 또 사야의 꿈의 차인 폭스바겐 골프를 봤다. 아 진짜 이 짝사랑도 벌써 칠년이 넘어가네
몇년 전 중고로 살까 심각하게 고민한 적이 있었는 데 그때 사지 않았던 게 지금은 후회가 된다
그래 이것도 가보지 않은 길이다만 그때 샀다면 이미 운전은 숙달되었을 거고 그걸로 또 새로운 인생을 살 수도 있었을 텐데..
인생을 살 수록 정말 딱 그 순간 하고 싶었던 일을 하는 게 결국은 긴 인생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는 회한이랄까 깨달음 같은 거랄까..
사야는 정말 고민하는 모든 청춘에게 무조건 지르라고 말하고 싶다. 아 또 오버하는 건가..ㅎㅎ
우짜든둥
딱 하루를 살던 사야에게 드디어 진지한 목표가 생겼다
차를 운전해서 어디를 가는 행위에서 완벽하게 자유로와져야겠다
안그래도 골치아프고 힘든 인생에서 우선 그거 하나는 해내야하지 않겠니?
그러다보면 진짜 꿈의 차를 몰 수 있을 지 어찌 아냐고..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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