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아늑한 모래실

사야의 싸움 1.^^

史野 2012. 11. 10. 22:44

 

 

요즘 사야에게 햇살이 나는 날처럼 감사한 날은 없다. 미친듯이 일 할 수 있으니 말이다

오늘도 햇살이 좋았던 날

여덟시반에 밖에 나가 꼬박 여덟시간 만인 네 시 반에 일을 마쳤다.

 

어제 저 데크를 청소하는 데만 두 시간.

버려야할 게 당연한 저 야외탁자를 손보는 것도 일.

 

 

 

장성부터 끌고 다니던, 그리고 몇 년간은 사야가 아닌 울 아끼가 애용하던 저 의자를 아끼를 위해 달라는 남친을 이겨 결국 남게했다.

어차피 칠은 해야했는데 색이 어찌나 안 먹던 지 엄청 고생을 했다.

 

 

 

나무를 시켜야하는데 날씨도 넘 안 좋았고 또 수도공사때문에 문제도 많았고 매일매일이 정말 전투. 결국 화요일에 배달이 되기로 했는데 그때까지도 문제지만 밑불도 중요한 관계로 오늘 산에서 이런 저런 나무를 해왔다.

모든 공구는 남친이 싹쓸이를 해간 관계로 일은 크다만 오늘은 또 어찌 따뜻한 난로를 피우게 되어 다행.

 

 

 

데크에 있던 쇼파도 치우고 위에 썼듯이 몇 시간을 닦아놓고 보니 어차피 저기도 오일스텐을 칠해야할 것 같다.

정말 미치도록 일하다 느끼는 건 남친은 도대체 그동안 뭘 했을까하는 화남.

진짜 좋은 사람이고 사야에게 정말 잘했다만 이년동안 일을 한 것도 아니고 마당에서 단 한번 잡초를 뽑은 것도 아닌데 이렇게까지 방치했을 수가 있을까하는 생각이 솔직히 들더라지.

 

 

 

고맙게도 울 씽구리는 사야가 이리가면 이리로 저리가면 저리로 어찌나 든든하게 할매를 잘 지키던 지.

 

 

 

사진상으론 큰 차이가 안 느껴진다만 결국 저렇게 칠했다. 몇 번을 칠해도 색도 안 먹지만 마음에 안들어 미치고 팔짝 뛰는 줄 알았는데 갑자기 백만년 전의 기억이 돌아오더라.

그래 두 색을 농도랑 비교하며 섞어봤더니 완벽하게 마음에 드는 건 아니다만 그래도 하루종일 고민했던 것 보단 훨 나아졌다,

 

이렇게 정신나간 X 처럼 일하는데도 아직도 칠해야할 울타리는 열칸 가까이 되고 창고도 남았고 데크도 있고 주문한 나무들을 쌓으려면 장소도 만들어놔야하고 할 일이 태산이다.

집안은 끔찍해서 엄두도 낼 수 없는 상황이라 아예 눈감고 살고 있고 말이다

사야가 정상이라면 날씨 좋을 땐 바깥 일을  어두워졌을 땐 집안 일을 하면 좋겠지만 그게 잘 안된다. 하긴 구개월 넘게 왔다리 갔다리 하며 몇 일 묵은 때를 청소하는 것도 지쳤지만 말이다.

 

날씨만 좋으면 미친듯이 일하면 되니까 하루를 버텨내는 게 어렵지는 않다

이러다 사야가 그리고 좋아하는 책도 읽고 또 풍경을 바라보며 좋아했던(?) 클래식 음악도 듣고 그것차제로도 행복하고 아니 행복까진 아니어도 평온한 날들이 찾아올까.

우습게도 그렇게 평온하게 책이나 읽고 음악듣고 여행이나 하면서 살다죽울까봐 한국에 돌아온 건데 싫다고 뿌리치고 온 그런 걸 꿈꾸다니..ㅎㅎ

 

씽이가 남긴 했다만 혼자라면 치를 떠는 사야가, 그리고 중간에 아무 일이 없었던 건 아니다만, 그리고 미친듯이 일하지 않으면 술을 또 역시나 미친듯이 마신다만, 그래도 너무나 대견하게 이 곳에서 일주일을 버텨내고 있다.

사실 이건 사야 삶에서 기적같은 일이다..

 

 

 

 

 

 

 

2012.11.10.. 여주에서...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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