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아늑한 모래실

또 고비

史野 2011. 1. 8. 00:06

그래 인생의 고비야 어디 한 두번이겠냐만

그리고 내 인생에 그 고비가 어디 쉽기만 했겠냐만

그래도 충격적이고 쉽게 넘기기 힘든 그런 고비다.

 

오랫동안 내 글을 읽으신 분들은 알거다

내게 치과란 어떤 의미인지를.

 

치아는 오복중 하나라는데

차이나 잇몸이나 정말 부실하게 타고난데다

또 가정환경상 어려서부터 잘 관리할 환경도 아니었는 나

 

그래서 지금까지 쏟아부은 것만도 수천만원이다

가끔은 정말 쏟아부은 돈을 자랑하고 싶을만큼

그래 그럴만큼 내겐 내 신경증만큼 커다란 문제인데

 

한국에 돌아온 지 삼년 반

단 한번도 치과에 가지 않았던 내게

다시 돌아온 건 천만원이 넘는 견적

 

아무리 선천적이고

또 아무리 담배를 피운다고해도

그저 삼년 반 관리를 맞기지 않은 값치곤 너무나 세다

 

물론 일반 병원도 그렇긴 하지만

치통이란 건 원래 가진 자들의 아픔이다

돈이 많다면야 꾸준히 관리도 받고 그러겠지만

가끔 오는 치통이란 그냥 넘어가주면 고마운 그런 아픔

 

미련했던 나를 변명하고 싶은 생각은 아니다만

그래도 삼년 반이란 세월동안 이리 망가져있을 준 몰랐다

 

인생에 큰 기대는 없다만

그래도 맛있게 먹고 나름 즐겁게 살고 싶었는데

이른 네 게나 뽑아야한다는 건

겨우 마흔 다섯살에 맞닥드리기엔 너무 슬픈 일이다

 

병원을 두려워한 건 혹 암에 걸린게 아닌가였는데

그 전에 내게 닥친 이 비보는 또 나를 함들게한다

 

아 정말

난 아마 전생에 나라를 팔아먹었나보다

새해엔 어떻해든 내 망가진 어깨를 복구하고 싶었는데

도대체 삼년 반 전까진 멀쩡했던 이와 잇몸이 이 모양이 된건지

 

그래

천만원이 넘은 견적이라도 투자해 나는 그 이 고비를 넘길것이다만

만약 그 돈이 내게 없었다면 나는 어떻게 되었을까

 

인생 정말 별거 없고

그저 스스로 만족하며 남들에게 피해 안 주면 그게 다라 생각했었는데

그게 다는 아닌가보다

평소엔 별것도 아니었던 이를 네개나 뽑아야 한다니

그래 사야에겐 지금이 또 엄청난 고비다...

 

 

 

 

20111.01.07. 여주에서..사야

 

 

'4. 아늑한 모래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칠듯한 나날들의 횡설수설  (0) 2011.02.07
긍정의 힘  (0) 2011.01.14
산다는 건  (0) 2010.12.31
이상해진 사야  (0) 2010.11.29
촌에사는 비애 그리고 기쁨  (0) 2010.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