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 묻은 신발

남도여행 2

史野 2008. 1. 10. 12:35

 

너무 실망스러웠지만 강진에도 눈이 안 온건 아니었다. 그러나 광주쪽의 그 눈이 너무나 아름다왔던 관계로 미련을 버리지 못한 우리는 일단 식사를 한 후 광주로 돌아갈 생각까지 했다지..ㅎㅎ

 

 

 

육년만에 다시 찾은 강진은 참 많이도 변했더라. 물론 더 삭막하고 멋없게 말이다. 폐가이던데 저런 집들을 좀 잘 고쳐서 살면 안되는걸까. 내가 일본에 살다와서인지 자꾸 비교를 하게되는 건 나도 어쩌지 못하겠다.

 

 

주인떠난 집에 부서진 연탄과 문짝만이 쓸쓸하고 황량하다.

 

 

 

김영랑시인을 특별히 좋아하는 것도 아닌데 어찌 그의 생가를 두 번이나 찾게되는구나..^^

 

 

 

어린시절 시골에 가면 정말 저렇게 아궁이에 불을 때고 가마솥에서 뭔가가 팔팔 끓었더랬는데 겨우 마흔인 나도 아득하게만 느껴지는데 직접 저렇게 밥을 하셨던 우리 어머니세대들은 이 빠른 변화에 어떤 느낌이실까.

 

 

 

아무래도 눈이 와서인지 처음 왔을때보다 운치가 있긴 하다.

 

 

원래 이렇게 집을 빙둘러 돌담이 있었던 건지..

 

 

이 폐가를 보니 내가 태어난 고향집이 궁금해진다. 지금 어떤 모습일까. 사실 한국에 오면서 개한마리 키우며 고향집에 가서 살까도 생각했더랬다..^^;;;

 

 

 

언덕에서 내려다본 강진읍내. 참 낭만적인 곳인데 어찌 이런 모습일 수 밖에 없는 지..

 

 

 

여행을 왔으니 단체사진 한 장 찍고..ㅎㅎ 누가 누군지 구별이 안가시는 분을 위해 친절하게 설명하자면 키 큰 놈이 고기공이다..^^

 

강진에 왔으니 강진댁을 만나면 좋았겠지만 마침 강진댁은 마을잔치가 있는데 부군이 이장이신 관계로 음식준비를 하셔야 한단다.

 

읍내구경할 것도 없고 다산초당에 가기엔 좀 늦었기에 그냥 모텔로 들어가는데 세상에나 잠시 쉬었다 가실 건지 잘 건지를 묻는다. 아니 여자 둘이 모텔방에서 뭘 하며 쉰단 말이냐..-_-

 

 

 

모텔방에 주저 앉아 야식시켜놓고 맥주 마시며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드디어 창밖에는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2008.01.10. 서울에서...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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