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전망 좋은 방

너무 웃긴 우리 오빠

史野 2007. 10. 6. 11:27

예전에 어딘 가에 쓴 것 같지만 안 읽으신 분들이 더 많을테니 다시 한 번 이야기히자면 더블린시절 리즈의 마흔생일때다.(헉 그게 벌써 팔년 전 이야기다..ㅜㅜ)

 

리즈포함 미국여자 둘 아이뤼시 여자들 여덟 그리고 나까지 11명의 아줌마들이 리즈네 집에서 파티를 했다. 근데 왜 기도마누라가 안 왔었는 지 이상하네.

 

어쨌든 톰이 그러니까 리즈남편이자 울 신랑 회사 지사장이 그 날 서빙을 했다. 서빙을 위해 자기는 밥도 먼저 먹고 11명의 여자들이 둘러앉아 먹고 마시고 수다떠는 동안 내내 테이블 주위를 돌면서 잔 비었으면 채워주고 그릇 치워주고 그랬다..ㅎㅎ

 

거기에 넘 감동한 아이뤼시 여자들이 독일남자들은 다 저러냐고 자기들도 독일남자랑 결혼할 걸 그랬다고 난리였는데 그 중 독일남자랑 사는 두 여자인 리즈랑 나는 ' 독일남자랑 사는거 좋냐고?' 이러며 둘이 의미심장하게 웃었다지..^^

 

뭐 우리나라 남자들도 그렇지만 아이뤼시남자들도 마누라들이 그렇게 모여 파티를 하면 자리를 피해줄지언정 서빙은 안한다는 거다.

 

이것도 한국식으로 이야기하면 지사장 마누라 생일파티니까 역시 한국식으로 부하직원의 마누라인 내가 가서 일을 했어야할 지도 모른다..흐흐

 

각설하고 reunion.파티(그게 딱 일주일뒤다. 알아서들 다 날짜 비워놓으시길 여섯시다..^^) 야 지난 생일파티랑은 다르니까 가족들을 부를 생각은 아니지만 그래도 바로 앞인데 오빠네부부더러 올케언니친구까지 데리고 오라고 했다.

 

참 여기서 잠시 삼천포로 빠지자면 그 올케언니친구. 그러니까 내가 오라고 한 적도 없는데 우리집에 뭘 사갈까 미리 걱정하셨단 그 분. 궁금하신 분 있었을 텐데 뒷 이야기를 안했다..ㅎㅎ

 

언니랑 둘이 마음에 드는 선물에 아주 이쁜 꽃다발까지 사들고 오셔서 역시(!) 해물스파게티에 대 낮에 포도주까지 한 잔하며 셋이 재밌는 시간을 보냈는데 솔직한 내가 단도직입적으로 아니 오라고도 안했는데 왜 그러셨냐고 그래 궁금해서 초대했다고 했다. 그랬더니 이 분 너무나 자연스럽게.' 아 저는 오라고 하지 않아도 올라고 그랬죠' 하하하 세상은 넓고 강적은 많더라.

 

마침 비가 왔는데 우리집 전망이 또 오죽 죽이냐. 그래 너무 좋다면서 눈올때도 좋겠다는 거다. 헤어지면서 '눈올때 또 오세요', 반은 예의상 그랬는데 ' 눈오기 전에 또 올거예요' 이러며 가셨다..^^;;;

 

알아차리셨다시피 성격도 엄청 시원시원한데다 우연히 또 내 초딩선배시길래 대선배로 모시기로 했다..^^

 

7살에 학교를 갔다니 그렇게 따지면 울 오빠 일년선배이기도 한데 그 분이 언니보다 생일이 늦은 관계로(오빠랑 언니는 동갑인데 언니생일이 더 빠르다) 울 오빠 무슨 선배? 당연히 처제란다..ㅎㅎㅎ 

 

리즈랑 오빠랑도 동갑인데 내가 리즈에게 어머 그럼 너는 우리 큰 오빠랑 같은 나이야 했더니, 자기가 지금 나이 많이 들었다고 강조하는거냐고 뭐냐고 난리였고 울 신랑은 넌 오빠도 하나밖에 없으면서 왜 큰,자는 붙여서 리즈를 열받게 하냐고 했다지..^^

 

자 그럼 빠졌던 삼천포에서 통영으로 돌아와서 우리 오빠, 고모가 우리도 오라고 했다니까 친구들 모임인데 내가 거길 왜가냐고 하더라는 거다. 언니가 오랫만에 고모친구들도 보고 어쩌고 뭐 그러는데 갑자기. 아 그럼 내가 가서 서빙을 해야겠다..우.하.하.하

 

톰만 한 특이하는 인간인줄 알았더니 여기 톰같은 남자가 또 있었다. 당시 톰의 나이나 울 오빠 나이나 비슷하다..^^

 

이래서 고급인력의 서빙하는 남자 하나가 확보되었다.(오빠 내가 그 이야기 들었으니 이제 빼도 박도 못한다..ㅎㅎ)

 

안그래도 오빠의 팬클럽 회장인 그녀는 너무나 감동해서는 자기는 지난 번 처럼 삼천cc를 놓고 마시지 않고 매번 500cc를 마시겠다며 한껏 부풀어있다.

 

거기서 끝나면 좋으련만 자긴 아무리 생각해도 이사모(오빠가 이씨니까)일 수 밖에 없다는거다. 언제는 경사모회원이라더니 치사하다..ㅎㅎㅎ

 

우리오빠 그녀가 내게 배를 한짝 보냈다니 팬이라며 왜 자기에겐 안보내고 나한테만 보냈냐고 투정하길래 내가 그녀에게 실수한거라니 자긴 내가 그 배를 당연히 식구들이랑 나눌거라고 믿었다고 바득바득 우기고 있다지..^^

 

언니가 요즘 몸이 좀 안 좋은데 울 오빠 장인장모가 안 계시니 이거 A/S를 받을 수도 없고 어쩌고 하더라나. 언니가 이미 A/S기간도 지난데다 다음에 태어나면 젊은 여자랑 결혼하면 될거 아니냐고 응수했더니 아무리봐도 당신은 다음에도 나를 쫓아다닐것 같다고 하더란다.

 

하하하 낼 모레 오십인 남자가 저렇게 귀여워도 되는 거냐고????

 

나도 이사모회원 해야할 것 같다..ㅎㅎㅎ

 

 

 

2007.10.06. 서울에서 사야

 

 

30648

 

 

어제 일은 잊고 아름다운 가을 날 웃고 삽시다..^^

 

 

'1. 전망 좋은 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단한 사람들  (0) 2007.10.10
잠못이룰 것 같은 밤이다  (0) 2007.10.07
무식하면 용감하다  (0) 2007.10.01
서예전시회와 피아노독주회  (0) 2007.09.30
팔불출..ㅎㅎ  (0) 2007.09.26